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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메트 오페라의 향기 '
푸치니의 <투란도트 - Turandot>
지난 3월, 메트오페라 HD Live(in cinema)
2019~ 20 시즌 첫 작품으로,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의 스펙타클한
프로덕션 < 투란도트 -Turandot > 가
상영됐지요.
'류' 역을 맡아 열창한 이태리 출신 소프라노
엘레오노라 부라토...
진행을 맡은 소프라노 엔젤 블루가 그녀에게
묻습니다.
" '류' 는 < 투란도트 > 속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아리아를 부르는 역할인데, 엘레오노라
당신에게 어떤 정서적 영향을 끼쳤는지요? "
"물론 큰 영향을 미치죠.
전 류의 '상냥함'에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만,
그녀의 죽음 이후가 너무 힘들어요. 아무리
울지 않으려고 해도...
아리아가 정말 감동적이고 강렬해요.
'류' 라는 캐릭터의 특징은 사랑의 힘과 용기,
희생정신에 있는 것 같습니다.
칼라프 왕자를 사랑하는 류는 그가 진정으로
행복해지길 바라죠.
하지만 칼라프(의 행복)는 공주 투란도트를
향합니다.
유일한 해결책은 류가 자살하는 거 뿐..그래야
칼라프가 투란도트와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으니까요."
"엘레오노라는 이탈리안으로서 푸치니를
부를 때 큰 차이를 느끼나요?
아울러 같은 소프라노로서 이처럼 유명한
프랑코 제피렐리 연출의 < 투란도트 > 에
출연한 소감이 어떠세요? "
" 큰 차이라...먼저 이태리 사람이니 언어는
물론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훌륭한 성악가는 자신만의 차이를
만들어내죠.
아름다운 목소리에 테크닉, 역동감과 프레이즈를
더해 푸치니, 베르디 모든 곡을 부를 수 있는...
맘 속으로 느껴야 합니다. 그래야 확실한
차이를 아우를 수 있죠.
작년에 베로나의 아레나에서 좀 다르긴
하지만 같은 제피렐리 프로덕션으로
노래했습니다.
세트와 의상 디자인이 매우 환상적였어요.
2막 중 장면(Scene)을 전환할 때 관객들이
열화와 같은 박수를 치는 게 전혀 놀랍지
않았습니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시퀀스는 정말로..."
- 안드레아 바티스토니 지휘
: 베로나의 아레나 야외극장, 2016
https://youtu.be/36QmlwLc5pM
메트오페라에서 10년 동안 지휘했음에도
푸치니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야닉 네제 세겡.
그는 푸치니 작품 중에서도 < 투란도트 > 를
택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아마 '합창 오페라' 여서 일겁니다.
제가 합창을 좋아하거든요.
제 배경이기도 합니다만...
또한 메트로 오기 전에 두 차례 지휘한
오페라이기도 해 편하게 제 음악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요.
훌륭한 아리아와 앙상블은 물론 특히
비중이 큰 합창과 함께 하거든요."
- 2막 2장 궁성 앞의 광장 '합창'
: 메트오페라 Live
https://youtu.be/YZzrhPY9ZjQ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에서 특별히 이끌어내고
싶은 점으로,
< 투란도트 > 와 자주 결부시키는 개념인,
'수직성(Verticality)'을 언급하는
야닉 네제 세겡.
"큰 화음과 요란스런 시퀀스들...
특히 이번 연출은 정말 환상적이죠.
완벽한 세트때문에 사운드가 잘 울려옵니다만,
저는 '부드러움' 을 더 보여주고 싶습니다.
1막의 '울지마라 류(Non piangere, Liu)'
장면이나,
핑, 팡, 퐁의 세 대신들이 자신들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씬처럼요.
- '난 호난에 집이 있었네'(Ho una casa
nell'honan) : 2002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https://youtu.be/DMrwflUTYd0
부드럽고 진실되며, 친밀한 푸치니인 것으로
전 바로 그런 '대조(Contrast)' 가 흥미롭습니다."
" < 투란도트 > 는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인데
그의 다른 작품에는 없는 특징이나 감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공통점은 이국적(exotic)인 취향을 들 수
있습니다.
푸치니가 살고 싶어했거나 꿈에 그렸던,
이탈리아에는 없던 세상을 향한...
그는 그런 세계의 소리를 그릴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특이한 점은 류의 죽음과 관계된
시퀀스에서 여겨지듯이 다른 오페라에 비해
미묘한 작품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투란도트' 역의 소프라노 크리스틴 고어크는
말하지요.
"투란도트를 묘사할 때 '얼음(icy)',
'맹렬(fierce)', '무자비(ruthless)' 같은 표현을
자주 씁니다만...
어느 면에서는 그렇고 다른 면에선 아니에요.
우리 모두 그런 식의 가면을 쓰고 있으니까요.
그녀의 모든 행동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얼간이처럼 나옵니다만, 칼라프가
투란도트에게서 아름다움을 보는 이유가 있죠.
그녀는 저어하면서도 간절히 행복을 원합니다."
"지난 시즌엔 바그너의 <발퀴레> 속 타이틀 롤
브륀힐데 역으로 HD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으셨어요.
크리스틴은 메트로폴리탄처럼 큰 무대에서
그런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는 극소수의
드라마틱 소프라노 중 한 분이시죠.
푸치니의 '투란도트' 와 바그너나 슈트라우스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뭔가요?"
" 오, 세상에! 꽤 많이 달라요.
가장 비슷한 점으론 사실 저는 독일 레퍼토리를
부를 때도 항상 이태리 레퍼토리인 것처럼
노래해요.
벨칸토로 부르지 않으면 힘드니까요.
끝까지 유지하기 어렵습니다만, 그래서
노래하는 방식에선 비슷하다고 생각하죠."
이어 엔젤은 "칼라프와 투란도트가 함께
행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세요?" 라
질문합니다만...
그녀는 자못 위트있게 화답하지요.
"그럴 거 같아요. 결혼상담사가 도와줄 수도
있고 많은 치료법이 나와있어서 아마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망국의 왕자 '칼라프' 로 메트오페라 라이브
HD 작품에 처음 출연한 테너 유시프 에바초프가
인터뷰의 바톤을 이어받습니다.
" 지금은 제가 불러야 할 오페라를 기억하기
바쁩니다만...오늘을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거장 프랑코 제피렐리의 프로덕션에 출연케 돼
엄청 영광스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 또한
느낍니다.
과거 쟁쟁한 불세출의 테너들이 이 연출로
'칼라프' 를 노래했고 현재도 그러하기 때문이죠.
모든 공연이 시험같습니다. 스스로를 입증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죠.
"전세계 관객들을 HD Live 를 통해 만나는 건데
고국 아제르바이잔 무대에서 어떻게
메트오페라로 오게됐는지 말씀해주세요."
"매우 긴 얘기가 될겁니다. 그냥 20여 년이
걸렸다고만 말씀드릴게요.
그래서 오늘은 행복한, 제게 정말 특별한
날입니다.
차후 메트 무대에선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 스페이드의 여왕 > 에 출연할 겁니다.
제가 매우 좋아하는 역할 중 하나이죠.
베르디의 < 일 트로바토레 > 도 아름답습니다.
최근 빈에서 불렀죠."
"가장 유명한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를 위해 페이스 조절을 하는 지요?
또 이 아리아를 부를 때 무슨 생각을 하세요?"
"특별히 오늘은 존경하는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생일입니다.
'네순 도르마' 를 가장 훌륭하게 불렀던 분이죠.
오늘 저녁엔 파바로티만 생각하고, 이 공연을
그 분에게 헌정하겠습니다.
저의 모든 예술 인생에 걸쳐 영향을
주신 분이니까요.
혼란스럽거나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 때
그의 노래를 들으면 금방 모든 게 명확해집니다..."
1. 메트오페라 HD Live <투란도트> 예고 영상
- The Met: Live in HD Trailer
https://youtu.be/Wa6i9ApHhFU
얼어붙은 마음을 깨우는, '사랑'(Love) 과 '희생'
(Loss), '헌신'(Loyalty) 의 드라마적 오페라
< 투란도트 >.
"나는 극장을 위해 작곡하도록 신의 명령을
받은 사람이다" 라고 자칭했던 푸치니...
그는 뛰어난 관현악법과 근대적인 화성의
절묘한 사용, 또한 당시 유행하던 베리스모
스타일의 접목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하고도 고혹적인 오페라 세계를
창조해냈습니다.
개성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소재와 구성에
관심이 많았던 푸치니는,
< 나비부인 > 에서는 개항기의 일본 나가사키 ,
< 서부의 아가씨 > 에선 서부개척 시대의
미국 캘리포니아 금광촌 마을,
< 투란도트 > 에선 고대 전설시대의 중국 수도
(뻬이징)를 각각 무대로 하여 이국적인 정취의
오페라로 직조해냈지요.
이 중에서도 < 투란도트 >는 푸치니가 남긴
최후의 유작으로 예술적, 서사적 특징뿐 아니라,
음악적 측면에서도 그의 음악 생애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걸작 오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편성의 관현악이 가져다 주는 풍요로운
음향과 이탈리아 오페라에선 보기 힘들었던
다중적인 성부의 구성을 특징으로 들 수 있죠.
관현악 오케스트레이션 뿐만 아니라
각 등장인물에 맞는 온갖 타악기들의 편성과
활용은,
< 투란도트 > 를 푸치니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입체적인 음향효과를 살리도록
하였으며,
복잡하면서도 심오한 심리묘사를 가능케
하였습니다.
과거, 열 편이 넘는 푸치니의 오페라 중
가장 많이 상연됐던 작품은 < 라보엠 > ,
< 토스카 > ,< 나비부인 > 순이었는데,
21세기에 들어와 < 투란도트 >가
< 나비부인 >을 제치고 큰 인기리에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네요.
여기엔 '일본의 퇴조와 중국의 부상' 이라는
메가 트랜드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푸치니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전의 오페라들에서
보여줬던 남녀간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의 이야기를
넘어서,
희생과 헌신을 통한 사랑의 승리 등 사랑에
대한 새롭고도 다채로운 시각과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주인공 '칼라프'와 '투란도트'가 맡는 극적인
영웅 캐릭터에,
비극의 또 다른 주인공 '류'가 맡는 서정성
짙은 감성적 역할,
그리고 이름조차 우스꽝스러운 세 대신
'핑', '팡' , '퐁'의 희화적이면서 그로테스크
하기까지 한 희극적 요소 등,
각기 다른 색깔의 성격과 음악적 스타일의
세계가 절묘하게 결합된...
바로 푸치니 예술세계의 최정점에 위치한
작품으로 자리합니다.
푸치니는 류의 자결 장면까지 작곡하고 결국
후두암으로 미완성의 < 투란도트 > 를 뒤로
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요.
< 투란도트 > 는 1926년 4월 25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푸치니의 절친한 벗이자 예술적 동지였던
아르투르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역사적인
초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공연에서 토스카니니는 푸치니에게 경의를
표현하기 위해 3막 류의 죽음까지 지휘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관객에게 돌아서서 "마에스트로가 작곡하신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라고 말하고 퇴장한
것은 너무도 유명한 일화로,
오페라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회자되고 있지요.
푸치니의 제자인 프랑코 알파노는
토스카니니의 크나큰 영향력(?) 하에
푸치니가 남겨 놓은 23페이지 분량의
단편적인 스케치를 바탕으로,
앞 장면에서 제시된 몇가지 동기들을
활용해가며 오페라를 마무리지었습니다.
하지만 숭고한 류의 헌신적 희생을 뒤로 한 채,
칼라프와 투란도트의 사랑과 영광을 찬양하는
밝은 합창으로 끝을 맺는다는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평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이탈리아의 현대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가 3막의 마지막 '사랑의
2중창'과 '피날레 부분' 을 좀 더 신비롭게
개작하였는데,
최근에는 이 베리오 엔딩 버전으로도 많이
상영되고 있다네요.
2002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발레리 게르기에프의 지휘, 데이비드 파운트니의
연출로,
< 오델로 >와 < 파르시팔 > 등의 주역으로
유명한 드라마틱 테너 요한 보타(칼라프)와
소프라노 가브리엘라 슈나우트(투란도트)가
공연했던 실황 DVD가 바로 이 베리오
버전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 장미의 기사 >
마지막 부분처럼 처연하면서도 애틋한
분위기로 막을 내리는데요.
두 주인공을 비롯한 수많은 연인들이 마침내
서로의 짝을 찾아 뜨거운 사랑의 포옹으로
끝나는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옛날 페르시아 제국였던 '이란'을 제외한
주변나라들(중국을 포함)의 이름은 '투란'으로
통칭됐지요.
바로 이 투란의 딸이 투란도트 (Turandot :
Turan's daughter) 랍니다.
중국 장쑤셩의 도시 난징 민요로 귀에 익숙한
'모리화(쟈스민 꽃)'의 5음계 선율이,
바그너적 '유도동기(Leit motive)' 처럼
투란도트의 등장 신 등 주요 장면마다
어린 아이들의 합창 또는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흐르지요.
"높은 산정에서 황새가 날아가네.
눈은 녹지 않고 꽃도 피지 않네.
사막에서 바다로 전해오는 저 한숨소리
들리나요.
공주님! 우리에게 오세요.
꽃은 피고 사랑은 눈부시답니다."
1막 후반에서 공주의 차가운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수수께끼에 무모하게 도전한
칼라프를,
흐느낌 속에 극구 만류하는 류의 노래, '
주인님,들어보세요(Signore, ascolta)'는,
그 옛날 궁전에서 단 한번 웃어주었던 왕자의
미소 하나만으로 그야말로 대가없는 사랑을
섬기는 여인의 가슴저린 아리아인데요.
"수수께끼를 풀지 못할 경우 아버지는 아들을
잃고, 저는 왕자님의 미소를 영원히 잃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겠어요,
불쌍히 여겨주세요..."
음성을 줄여 끊어 질듯 말듯 흐느끼며,
여리고도 길게 뽑아내는 메차보체의 기교가
빛을 발하는 아리아입니다.
칼라프는 서정적이면서도 극적인 아리아
'울지마라, 류여!'('Non piangere, Liu!')를
부르지요.
"류여! 울지마라.
내일 아침이 되면 혼자가 될지도 모르는
아버님을 잘 지켜다오.
이것이 너를 향해 두번 다시 미소 짓지
못할지도 모르는 나의 마지막 부탁이다".
급기야 칼라프는 류의 간절한 애원을
뒤로 한 채 "승리는 나의 것, 투란도트는 내 사랑"
이라며,
징을 세번 울리고 공주의 수수께끼에 도전을
선언하고 맙니다.
칼라프 역을 맡은 테너는 대부분 2막에서
'희망' (La Speranza), '피' (Il Sangue),
'투란도트'(Turandot)라는 세개의 수수께께
대결에 너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런지,
3막 초반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의 마지막 하이 C인 'Vincero - 승리'
외침이 갈라지고 제대로 뻗어주질 못해
관객들을 안타깝게 하지요.
참고로 세개의 수수께끼는 오페라 대본의
원작인 카를로 고치(Carlo Gozzi )의
1762년작 희곡 < 투란도트 > 에선 '태양',
'바다', '산마르코의 사자'(베네치아 공국의
문장)로,
쉴러의 1801년작 희곡 < 중국 공주,
투란도트 > 에선 '태양', '눈', '달' 로,
부조니의 1917년작 동명 오페라에선
'마음', '습관', '예술'로 각각 달랐다네요.
결국 류는 혼자만의 마음에 고이 간직한 사랑,
어떠한 고문도 견뎌낼 수 있는, 나아가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가슴 벅찬 사랑을,
'얼음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로 노래하며, 장렬히 자결하고 맙니다.
투란도트는 결국 류의 눈물겨운 희생 위에,
'첫번째 키스' 와 '(넘치는) 첫번째 눈물(Del
primo pianto)' 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하여 ,
투란도트는 장중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영원한 사랑'과
'영원한 영광' 의 대합창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그의 이름은 사랑(Amor)!'이라고 외치는,
'투란의 딸 - 투란도트' 가 됩니다.
'옛날 이 궁전에서는(In questa reggia)'를
부르며 "수수께끼는 셋 , 죽음은 하나" 라고
부르짓던 공주가,
이젠 높은 옥좌에서 내려와 '사랑은 하나' 라
되뇌이며 지상의 여성으로 탈바꿈한 것이죠.
이 오페라를 볼 때마다 극의 진정한 주인공은
역시 '사랑의 죽음'(Liebestod - Love death)
을 택한 '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 푸치니의 여인 > 속 또 다른 비련의
주인공으로 '류'의 모델이 됐던 '도리아 만프레디'
처럼 말이죠...
2. 메트로폴리탄오페라 Live in HD 2019~20
야닉 네제 세겡 지휘,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소프라노 '엔젤 블루, 그녀' 는 메트오페라
HD Live 엔 거쉰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 속
'베스' 역으로 데뷔했지요.
이번 < 투란도트 > 에서 진행자로 나선 그녀는
얘기합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위대한 감독이자
디자이너인 프랑코 제피렐리...
그는 작년 6월,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지요.
전성기 때 그의 연출은 오페라를 화려한
볼거리와 아름다움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이번 < 투란도트 > 는 그가 메트오페라에서
35년 동안 만든 11개 작품 중 하나이죠.
저도 두 시즌 전 그의 연출작
< 라보엠 > 의 '미미' 역으로 데뷔했습니다.
메트 역사상 가장 많이 올려진 작품으로
486회나 공연되고 또 계속되고 있죠.
저희는 이번 시즌 < 투란도트 > 와
< 라보엠 > 두 공연을,
고(故) 프랑코 제피렐리에게 헌정코자
합니다..."
- 2.1 2막 1장 막간극
(인테르메조)은 이 오페라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비극 중의 희극성' 을 보여주는 뛰어난
대목으로서,
이탈리아 전통 희극인 '코메디아
델라르테' 풍의 블랙 코미디가
세 사람의 대신 핑, 팡, 퐁에 의해
펼쳐지죠.
세 대신들이 모여 공주에게 도전장을 낸
왕자 칼라프의 이야기를 나누며,
중국 민요풍의 3중창 '나는 호난에 집이 있었네'
를 부릅니다.
지금까지 수수께기를 풀지 못해 사형당한
젊은이는 셀 수 없이 많은데,
칼라프는 호랑이 해인 올해만 13번째 도전자에
해당한다고 걱정하죠.
지나간 세월의 무상함과 고향 호난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투란도트 공주가 사랑에 눈을 떠 중국에 다시
한번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합니다.
이 노래에서 그들은 우스꽝스럽고
광대같은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청년들을 계속 죽여야 하는
자신들의 기묘한 처지를 자조하지요.
그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정승이라는 높은
자리에 있지만,
고향 시골집에서 아름다운 자연에 묻혀 한시나
짓고 낚시나 하던 유유자적한 생활을
그리워하합니다.
- '핑, 팡, 퐁', 세 대신의 3중창
'나는 호난에 집이 있었네'
(Ho una casa nell'honan)
: 발레리 게르기에프 지휘 빈 필
(데이비드 파운트니 연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2002
https://youtu.be/DMrwflUTYd08
2-2. 2막 1장 투란도트의 아리아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
- 소프라노 크리스틴 고어크
황제 알툼의 딸 투란도트 공주는 옛날 옛적,
이방국 타타르족에게 침략을 받아 능욕당한 채
살해당한 공주 로우링을 추모하며,
그 공주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외국에서 온
젊은이에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기를 내어
복수해 왔고,
아무도 자신을 차지할 수 없다고
말하죠.
투란도트가 도도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이방인이여, 수수께기는 세 개, 그러나 죽음은
하나 (Gli enigmi sono tre, la morte una!)"
라고 말하자,
이를 되받아 칼라프가 "수수께기는 세 개,
생명이 하나(Gli enigmi sono tre, una e la
vita!)" 라고 외칩니다.
https://youtu.be/PHQJrRmeAbE
2-3. 3막 칼라프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 :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 테너 유시프 에바초프
https://youtu.be/mhAA9pHIytM
에바초프의 '네순 도르마' 는 사뭇 실망스럽죠.
그가 존경한다는 명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시원하고도 유장하게 쭉 뻗어나가는 고음, 피치,
또한 그 유지력의 탁월함에 비하면...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 영화 < Si, Giorgio > 중 피날레 시퀀스
http://www.youtube.com/watch?v=F5XEacwWz-8&list=RDF5XEacwWz-8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노래, 주빈 메타 지휘
:1990년 이태리 월드컵 쓰리 테너 콘서트
https://youtu.be/xs-p1oEvuGg
- 테너 프랑코 코렐리
https://youtu.be/WeeRS8knfck
하지만 개인적으론 1950~ 60년대를 빛냈던
테너 프랑코 코렐리의 중후한 '네순 도르마' 를
제일 좋아하지요...
3. 1막 류의 아리아 '주인님, 들어보세요'
(Signore, ascolta)
- 소프라노 레오나 미첼
: 제임스 레바인 지휘 메트오페라, 1988
https://youtu.be/lDMEmYuDmFE
-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https://youtu.be/U1rA4AWxsv0
4. '주인님, 들어보세요'('Signore, ascolta') 와
'울지마라, 류야'('Non pianjere, Liu')
-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와 테너 프랑코 콜레리
https://youtu.be/0pn3Kjy17Og
5. 3막 1장 류의 아리아 '사랑은 강합니다'
(가슴 속에 숨겨진 사랑 : Tanto amore,
segreto)
- 소프라노 알리다 베르티 : 토레 델 라고,
2013
혹독한 고문에도 결코 입을 열지 않는 류의
저항은 이를 지켜보는 투란도트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류는 말하죠.
"그 분에 대한 저의 사랑은 고문의 고통보다
큽니다.
저는 침묵으로 사랑을 보여드리렵니다."
https://youtu.be/KAuPg_hrabc
https://youtu.be/OKsJv7ri3Bo
- 팔레르모, 2006
6. 3막 1장 류의 마지막 아리아 '얼음장 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
- 소프라노 레오나 미첼
http://naver.me/FvYeRRNG
-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https://youtu.be/Bv2CvONn67M
7. 3막 1장 사랑의 2중창 '죽음같은 공주여,
얼음같은 공주여!'('Principessa di morte, Principessa di gelo!')
- 소프라노 에바 마르톤, 테너 호세 카레라스
: 로린 마젤 지휘 빈 슈타츠오퍼, 1983
https://youtu.be/NeTvKbjTgkA
7. 3막 2장 왕궁 앞 광장 '피날레 합창'
-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테너 마르첼로 지오다니
: 안드리아 넬손스 지휘 메트오페라, 2009
https://youtu.be/vWwJA1b2l7g
7-1. 3막 2장 피날레 투란도트의 아리아
'그의 이름은... 사랑!'(So, il tuo nome...Amor!)
- 마리아 칼라스와 유제니오 페르난디
: 툴리오 세라핀 지휘 라 스칼라 극장
https://youtu.be/Vu6PEXIJF5g
에바 마르톤, 니나 스템메와 함께 강철의
목소리로 유명한 드라마틱 소프라노 비르기트
닐손은,
" '이졸데' 가 나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면,
'투란도트' 는 나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는
명언을 남겼죠.
- 李 忠 植 -
첫댓글 메트오페라 < 투란도트 > 예고편
The Met: Live in HD - Turandot
(2019-20 Cinema Season)
https://youtu.be/Wa6i9ApHh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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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칼라프의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못한다' :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 테너 유시프 에바초프(Yusif Eyvazov)
: 야닉 네제 세갱 지휘 메트오페라, 2019
https://youtu.be/mhAA9pHIytM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테너 유시프 에바초프
(디바 안나 네트렙코의 남편)의 '네순 도르마'
는 사뭇 실망스럽습니다.
하물며, 그가 존경한다는 명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시원하고도 유장하게
쭉 뻗어나가는 고음, 또한 그 유지력의
탁월함에 비하면!
https://youtu.be/mhAA9pHIy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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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1장 투란도트의 아리아
'옛날 이 궁전에서'(In questa reggia)
- 소프라노 크리스틴 고어크
야닉 네제 세겡 지휘 메트오페라, 2019
https://youtu.be/PHQJrRme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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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칼라프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 프랭클린 J.샤프너의 영화 < 조르지오 내사랑
- Yes, Giorgio > 중 피날레 시퀀스
http://www.youtube.com/watch?v=F5XEacwWz-8&list=RDF5XEacwW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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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피날레 합창
-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테너 마르첼로 지오다니
: 안드리스 넬슨스 지휘 메트오페라 2009
https://youtu.be/vWwJA1b2l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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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류의 아리아 '주인님, 들어보세요'
('Signore, ascolta')
- 소프라노 레오나 미첼
: 제임스 레바인 지휘 메트오페라,1988
https://youtu.be/lDMEmYuDm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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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1장 류의 마지막 아리아 '얼음장같은
공주님의 마음도'('Tu che di gel sei cinta')
-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 유진 콘 지휘 체코 심포니 오케스트라 ,
프라하, 1994
https://youtu.be/Bv2CvONn6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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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1장 류의 아리아 '사랑은 강합니다'
('가슴 속에 숨겨진 이 사랑' : 'Tanto Amore
Segreto')
- 소프라노 알리다 베르티
: 토레 델 라고, 2013
https://youtu.be/KAuPg_hr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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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류의 아리아 '주인님, 들어보세요'
(Signore, ascolta),
칼라프의 아리아 '울지마라 류야'
(Non, piangere Liu)
-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와
테너 프랑코 콜레리
https://youtu.be/0pn3Kjy17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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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소프라노 엔젤 블루는
작년 세상을 떠난 메트오페라
성악가들을 오롯이 추모하지요.
"명 테너 마르첼로 지오르다니의 너무도
갑작스럽고 이른 죽음(향년 56세)은,
그를 사랑하고 아꼈던 동료와
전세계 팬들을 한없이 슬프게 했습니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지난
20여 년간,
< 라 트라비아타 >, < 진주 조개잡이 >,
< 로베르토 드뵈르 > 등 27가지 역할을
맡아 240회 이상 공연했지요.
이번 < 투란도트 > 의 칼라프 역도
포함됩니다만...
그가 몹시 그리울 겁니다."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목소리는 진정한
'자연의 힘' 이었죠.
제시 노먼은 찬란한 노래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푸치니 오페라 < 투란도트 > 3막 피날레
- 안드레아 바티소티니 지휘 베로나 아레나
오케스트라 / 프랑코 제피렐리 연출, 2016
https://youtu.be/36QmlwLc5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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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스타프 >(1964),
<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1966),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 와 <팔리아치>
(1970)
< 오텔로 >(1972), < 라 보엠>(1981),
< 토스카 >(1985), < 투란도트 >(1987),
< 돈 조반니 >(1990), < 라 트라비아타 >
(1998), < 라 보엠 >(2018)...
프랑코 제피렐리(1923 ~2019) 의
메트오페라 연출작입니다.
프랑코 제피렐리가 연출한 사무엘 바버의
<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 는,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이 주연한,
1966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개막 공연작으로 올려졌지요.
무대 뒤 이야기입니다.
레온타인 프라이스는 회고하죠.
" 우린 천재들에게 둘러쌓여 있었습니다.
특히 제피렐리는 천재였지요.
정말 뛰어난 분으로 손대는 것마다 걸작으로
변했습니다.
그에게 아이디어가 생기면 순식간에 그대로
됐죠."
리차드 콜룸스(1964~1967년 메트합창단)는
얘기합니다.
" 그는 메트에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본
어느 누구보다도 에너지가 넘쳤지요.
그가 <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 를
디자인하고 연출했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작품의 대본도 구체화했죠.
그가 무대 위를 이리저리 돌다 갑자기
누군가에 가서 말하죠.
'아주 거만해야 해요. 거만하게!'
그러곤 또 다른 출연자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당신은 아주 우아해야 해요.
그래요, 아주 우아하게!'
그는 이처럼 모든 역할을 역동적으로
지도할 수 있었죠."
1막 칼라프의 아리아 '울지마라 류야'
('Non piangere Liù')
-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https://youtu.be/L4TFqVSao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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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1장 막간극(인테르메조)
'난 호난에 집이 있었네'(Ho una casa
nell'honan) : 2002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https://youtu.be/DMrwflUTY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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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 2장 궁성 앞의 광장 '합창'
- 메트오페라 Live
https://youtu.be/YZzrhPY9Z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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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 1장 사랑의 2중창 '죽음같은 공주여,
얼음같은 공주여!'('Principessa di
morte, Principessa di gelo!')
- 소프라노 에바 마르톤, 테너 호세 카레라스
: 로린 마젤 지휘 빈 슈타츠오퍼, 1983
https://youtu.be/NeTvKbjTg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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