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7 천일기도회향자료집(최종인쇄).pdf
자료집에 3년 동안의 기도활동 소개와 오상선신부님, 도법스님의 인사말이 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마당 가운데서 실상사작은학교 아이들이 플래시몹으로 생명평화합창제의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세월호 천일기도를 함께 해온 친구들이죠. 세월호 언니오빠들에 대한 추모행동이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미래를 가꾸는 활동임을 아는 친구들입니다.
"오늘이 4월 15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3년 전 첫 기도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마음입니다."
3년 전 첫 기도때에도 사회를 보셨던 김유철 시인의 여는 말씀.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 '생명평화합창제'는 합창제이면서 또한 그간 함께 해온 마음들과 기억행동들 한 자리에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상사앞 살래골 마을사람들이 함께 했던 <살래골 세월호 기억행동>의 3년 활동소감 발표는 '살래릴레이모임'으로 함께 했던 실상사작은학교 이한결 학생의 돌아보기가 있었고, 마을에서 낭독회를 함께 한 정상순 님, 생명평화대학의 현미선 님이 그간 해오면서 써왔던 소감일지를 낭독해주셨습니다.
이어진 가수 김산의 노래 시간. 깜짝 이벤트가 있었죠. 김산 님의 딸래미 좋은이가 4년 전 팽목항에 다녀온 후 그렸다는 그림, '언니오빠야가 나비가 되어 엄마아빠에게 날아온' 그림을 단원고 2학년 5반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남석 님께 전달해드렸어요.
가수 김산 님은 <잊지 않을께>, <하나>를 불러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행사라면 주저하지 않고 어디든 달려가는 가수죠.
하늘과 땅과 내가 하나 하나라네 나무와 새와 내가 하나 하나라네
내가 너임을 너가 나임을 오롯이 느끼네 하나로 느끼네
다음은 지리산종교연대 길동무의 합창이었습니다.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의 중심에서 항상 노래로 함께 하신 <지리산종교연대 길동무>. <지리산종교연대>는 종교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게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메시지 자체죠. 저희 지리산의 상징이고 자랑입니다! <그리운 마음>, <지리산>, <모두가 꽃이야>를 불렀습니다.
이어 지리산종교연대 공동대표 조성천 교무님께서 천일기도를 마치는 소회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천일이라는 시간은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며, 인디언들의 기우제처럼 될 때까지 하고 또 하겠다는 마음"이라면서 "미수습자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진실이 꼭 규명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상사 앞에 있는 마을주민들로 이루어진 <살래골 세월호 합창단>의 합창이 있었습니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세월호지리산천일기도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마을에서 주민들과 합창단을 만들어서 천일기도에 함께 하겠다고 원을 세우신 한치영 선생님. 아들 한태주군과 함께 살래골 세월호 합창단을 이끌어주셨어요. 매주 목요일 마을주민들이 모여 생명평화의 노래를 부르면서 기도에 마음을 모아왔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합창단을 지도하신 한치영 선생님이 작사작곡하신 세월호 추모음반을 만들기도 했지요.
다음은 416합창단. 참석자들은 힘내라는 마음을 담아 큰 박수로 맞이해주셨습니다.
역시 아이를 낳아 키워본 어머님들의 마음이 더 남다른 것 같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도 박수를 치면서 어머님들이 특히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동혁 군 아버지 김영래 님의 말씀도 있었습니다. 2학년 4반 동혁이, 경민이네 가족이 2014년 8월 30일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 첫 기도에도 함께 하셨었지요.
"3년 전 8월 30일 첫기도 때 이 지리산에 분노와 절망의 마음으로 찾아와서 호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저희들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함께 행동해주시고, 지리산에서는 종교인들과 시민사회가 이렇게 천일동안 기도를 올려주셔서 지금까지 힘을 내서 왔습니다. 그런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세월호참사의 고통, 그리고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이해하는 이들로 정권교체도 이룬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이후에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도 부탁드립니다."
416합창단의 박미리 지휘자님도 나중에 페이스북에서 이런 소감을 말씀해주셨더군요.
“천일동안의 기도. 하루를 천일처럼 그 천일을 마음 모아온 사람들. 있는그대로 요란스럽지않고 담담하다. 그 마음이 나무를 닮고 하늘, 바람을 담고 있다. 그 모습이 평화를 닮았다.”
“한 분 한 분 세월호 희생자 이름을 불러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기도문, 너무 고마웠습니다. 세월호의 죽비소리가 우리를 철들게 했다는 기도문의 말씀도 오래 남구요. 어디를 봐도 푸른 산의 능선이 보이던 곳에서 '우리 가는 길 외롭지 않소. 푸른 산이 저기 보이오'하고 노래하던 울림도 또렷이 기억될 것 같아요.”
이어진 순서는 춤꾼 문근성 님의 해원춤.
산청 심적사에서 있었던 생명평화기도회, 팽목항기도회에서도 함께 해주셨죠.
"그곳에서 울지 마오. 나 거기 없소..."라는 음악에 맞춰 하얀 옷을 입은 문근성님이 하얀 옷깃, 하얀 깃털이 허공에 펄럭일 때마다 304인 영령들의 하얀 숨결이 바람으로 일렁이는 것 같아습니다. 푸른 하늘로 퍼져가는 북소리따라 우리 아이들도 하늘을 날아다녔겠지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하늘에 흩어집니다.
그리고 세월호천일기도문 합송. 유희정 목사님과 장연환 교무님께서 인도해주셨습니다.
"못다 부른 그 이름 불러봅니다."
아이들 이름부터 한 사람 한 사람 불렀습니다. 3년 전 팽목항에서 아이들 이름을 목놓아부르던 가족들이 있었죠. 지금도 불현듯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은 사랑스러운 아이들.
세월호 천일기도 시작하고 처음 기도문을 읽을 때도 생각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는데, 끝나지 않는 이름들의 행렬에 울컥 울음을 쏟았지요. 많은 분들이 그랬습니다. 지금도 기도문을 읽으면 마찬가지 마음이지요.
제사상을 차리면서 사탕이며 초콜렛이며 케익이며...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과자들을 올려주신 실상사 신도님들의 마음도 그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상사 주지 응묵스님의 인사말씀, 그리고 탑돌이 인도로 참석자들이 모두 함께 세월호 기도단 탑돌이를 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304개의 추모등을 밝히고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깃발을 올려 우리의 마음을 모아온 천일기도단입니다.
그리고 탑돌이하면서 참석자들이 천일기도단을 에워싼 상태로 어울림춤을 추었습니다.
산청 안솔기마을, 둔철마을 주민들이 중앙무대에서 인도해주셨습니다. 먼저 소설가 한강의 시와 노래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에 몸과 마음을 맡겼습니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듯 무심하면서도 깊은 울림.
안녕이라 말해본 사람 / 모든 걸 버려본 사람 / 위로받지 못하는 사람
당신은 그런 사람 / 그러나 살아야할 시간 / 살아야할 시간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 모든 걸 버렸다 해도
위안받지 못한다 해도 / 당신은 지금 여기
이제는 살아야할 시간 / 살아야 할 시간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누가 내손을 잡아줘요) / 이제 일어나 걸을 시간 / (이제 내손을 잡고 가요)
>> 한강의 노래 들어보기 >>>
행사장 한편에서는 특별부스도 운영되었습니다. 멀리 여주에서 마음을 보태기 위해 오신 서예가 전기중 선생님은 30여분 이상의 참석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담은 글귀를 써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실상사 산사문화재 체험활동팀도 한지뜨기, 목기체험, 공포조립체험 등의 활동으로 함께 해주셨고요. 이런 마음들이 모여서 천일기도회를 원만하게 회향한 것이겠지요.
“마음에 뭉쳐있던 것들이 풀려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416합창단으로 오셨던 한 어머님이 주신 말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받는 치유의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참석했던 지리산 식구들이 주신 말씀.
그렇지요. 함께여서 가능했고, 함께여서 새로운 세상,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 지리산 천일기도에 마음과 몸을 함께 모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날 밤에도 세월호 천일기도단에서는 304개의 추모등이 지상의 별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당일 참석하지 못한 분들과도 함께 마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세하게 전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그래도 그 시간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함꼐 하셨기떄문에 세월호도 인양될 수
있지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416 합찬단을 함꼐했던 단원중 한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