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예린소극장(광주시 동구 예술길)은 치열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의의 기치를 내걸고 이름없이 스러져간 이들의 죽음을 다룬 ‘유혼’을 27~28일 무대에 올린다.
연극 ‘유혼’은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최루탄 가스가 난무하는 금남로에서 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던 아들이 신군부의 무장헬기에서 난사하는 기관총 총탄에 쓰러지자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4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수모와 멸시 속에 그 세월을 살아 온 어머니는 굿을 하며 아들의 혼백을 부르고, 차갑고 어두운 구천을 맴돌던 아들은 넋이 되어 그 부름에 응답한다.
넋이 되어 돌아온 아들은 1천400년 전 황산벌에서도, 80년의 5월에도 자신은 유혼이었다고 절규하며 저열하고 광폭한 무리들이 아직까지도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간다며 바뀌지 않는 천년의 세월을 한탄한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고통을 감싸 안아 위로하고, 아들의 넋은 더 이상 이 땅 위에 자신과 같은 유혼이 없기를 기원하며 어머니의 굿을 따라 평안한 안식의 길로 들어서며 연극은 막을 내린다.
극은 윤여송 예린소극장 대표가 쓰고 연출했으며, 김홍정과 윤 대표가 출연한다.
윤여송 대표는 “치열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정의의 가치를 내걸고 이름 없이 스러져간 무수한 영혼들의 숭고한 죽음을 통해 이 시대 진정한 정의의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며 “굴곡진 과거사를 통해 우리 시대가 겪어야 했던 아픔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치유의 길 또한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