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물
기온이 많이 올라 계절이 바뀌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출조길에 다소 어려움이 있으나, 꾼들의 발걸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진주 이반성권, 사봉권 저수지에서는 20~25㎝의 붕어로 마릿수 조과를 올린 꾼이 더러 있었다. 이따금 월척급 붕어도 낚여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함안천 상류 수로 낚시터에서도 25~32㎝의 붕어 4~5마리씩은 무난히 낚을 수 있었다. 칠원면 일대 수로 낚시터들에서도 25~40㎝의 붕어를 10여 마리씩 낚았다.
고성 교사지에서도 20~30㎝의 붕어 10여 마리씩은 무난했다. 고성수로를 찾은 꾼들도 25㎝ 전후의 붕어를 어렵지 않게 몇 마리씩 낚았다. 영천 가암새못을 찾은 꾼들도 25㎝ 이상 되는 붕어를 몇 마리씩 낚을 수 있었다. 부산 꾼들이 많이 찾는 조만강 샛강에서도 붕어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곳에서 월척 붕어를 낚은 꾼이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마사수로에서도 월척 붕어 소식이 들렸으나 낱마리에 그쳤다.
■ 바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시샘하듯 바다의 기상 상태가 좋은 날이 드물었다. 먼바다로 출조하는 배들은 될 수 있으면 출조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강원도 임원 앞바다에서는 황열기가 절정기를 맞았다. 맛이 좋고 조과가 풍성해 전국에서 많은 꾼이 몰렸다. 경주 전촌 앞바다에서는 연일 고등어가 파시를 이룰 정도로 잘 잡혔다. 가족 단위로 찾는 이가 많았다. 울산 정자 방파제에서는 루어낚시에 볼락이 마릿수로 걸려들었다. 방어진 동방파제에서는 50~60㎝ 되는 덩치 큰 농어를 몇 마리씩 낚은 꾼이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송정 앞바다 선상낚시에서는 굵은 씨알의 전갱이가 잘 잡혀 꾼들에게 입맛과 손맛을 제공했다. 태종대 앞바다 도다리 선상낚시에서는 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봄 도다리를 마릿수로 잡을 수 있었다. 다대포 앞바다 남형제섬 선상낚시에서는 덩치 큰 참돔이 잘 잡혔으며, 이따금 대전갱이가 손님 고기로 잡혀 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거제권 선상 볼락 루어낚시에서는 씨알과 마릿수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게 할 만큼 조과가 좋았다. 진해 내만권 도다리 선상낚시는 연일 많은 사람이 몰렸다. 푸짐한 점심 메뉴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 많은 꾼이 찾았다. 통영 욕지도에서는 선상낚시, 갯바위낚시 할 것 없이 볼락 입질이 활발했다. 매물도 먼바다의 침선(폐선을 침몰시켜 만든 물고기 집)을 노리는 선상낚시에서는 덩치 큰 우럭이 잘 잡혀 묵직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삼천포 앞바다 밤 볼락 낚시에서는 마릿수 조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 출항지가 연일 출조객들로 북적거렸다. 남해 미조권 섬 낚시터들을 찾은 꾼들도 씨알 좋은 볼락을 마릿수로 잡았다. 여수 개도를 찾은 꾼 중에는 40㎝가 넘는 대물급 감성돔으로 화끈한 손맛을 본 꾼이 제법 있었다. 금오도에서도 40㎝가 넘는 감성돔을 잡은 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삼부도와 거문도로 출조한 꾼들도 감성돔과 참돔의 진한 손맛을 즐겼다. 고전적인 감성돔 명소인 완도 청산도에서도 연일 덩치 큰 대물 감성돔 소식이 들어왔다. 여서도와 사수도로 출조한 배들은 왕열기와 왕우럭으로 쿨러를 가득 채웠다.
박춘식·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