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感謝)하는 마음으로 살자
우성재
사람이 한평생 태어나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어떤 생각들이나 말과 행동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 때론 의문이 생기곤 한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 중에서 가장 많이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유명한 배우이자 연출가였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 폐회식의 총감독을 했던 송승환 씨가 나온 스타다큐 “마이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는 최근 들어 눈에 이상이 생겼다. 앞이 잘 안 보이고,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황반변색으로 망막색소변소증이라는 병에 걸렸다고 했다.
만약 나부터도 이런 병에 걸렸다면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심한 절망감에 빠져 무기력해질 것이 뻔하다. 하지만 그는 상당히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 아니라도 누구에나 닥쳐올 시련이면 달게 받겠다는 생각으로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하나하나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는 '궁즉통(穹卽通)'이 삶에 필요하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 닥쳐와도, 또한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봉착할 때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위중한 병에 걸렸을지라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처럼, 항상 그 상황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요구된다.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서 진료 후 의사로부터 최후의 통첩인 암 선고를 받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럴 때도 어차피 주어진 인생이니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기면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암 인자와 친해지고자 노력을 해야 좋을 것 같다. 또한 이 순간까지 살아온 것을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지금 상황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암이라는 조직도 내 몸에 일부라 생각하여 함께 하고자 할 때 우리 인체는 놀랄만한 적응으로서 백혈구와 싸워 이기는 앤티바디인 T세포가 생성되어서 암세포를 소멸 시키는 면연력을 키우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암세포는 서서히 사라지면서 다시 정상인으로서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은 암극복 수기나 흔히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TV프로그램 중에 특히나 중장년층이 가장 선호하는 시청률1위인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을 통해서도 이미 알려지고 있다. 모든 것을 달관하고 자연속에 들어가서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암과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보고 들었다.
사람의 마음은 4단 7정으로서 감정의 폭이 상황에 따라 변할 수는 있겠지만, 그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인 긍정적인 생각이 우선시 될 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기적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는 우리 몸에서 인터루킨분비촉진이라는 면역력 강화물질인 호르몬이 분비되어서 그 극한상황을 견뎌내는 초인간적인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숙명에 대처하는 자세이고 바른 마음가짐이라고 본다.
송승환이라는 배우는 어쩜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 배우는 평범한 우리와는 달리 매사 그 상황이 닥쳤을 때 그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매 순간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처함으로 말미암아 망막색소변소증도 악화가 안 되고 진행이 멈추어져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본인의 입으로 전한 말이다. 그렇게 주변 절친들에게 들려주는 말이지만 동시에 나에게도 전해지고 있는 또렷한 메세지가 하나 있다. 바로 궁즉통이다.
이 말은 학교의 관리자로 있는 안사람이 나에게 가끔 들려주는 말이기도 하다.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위기일수록 현실을 직시하여 슬기롭게 처신하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 또한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게 되지는 않는다. 그게 한계를 가진 사람이다.
필자도 나이가 들면서 생각하는 바는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하나도 틀림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살아야겠다는 빈 마음이 지배적이다.
문득 공자 선생님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 떠오른다. 나이 60세가 되면 이순(耳順)이라 하여 모든 소리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되 좋고 나쁨을 스스로 정화 시켜서 한쪽 귀로는 받아들이고 다른 귀로는 흘려보내는 순기능을 해야 한다. 또한 70세가 되면 즉 고희(古稀)를 공자께서는 七十而 從心所欲 不踰矩(칠십이 종심소욕 불유거)라 했다. 이 말을 풀이하자면 이렇다.
내 마음이 하자고 하는 데로 하여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는 말이다. 즉, 말과 행동에 규약을 받지 않는다는 나이로써 책임을 진다는 말이다.
필자도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을 모시고 새삼 느끼는 바가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돌아가시기 몇 년 전부터 모친께서 늘 말씀 중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고맙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이 말은 이제 이승에서 살아갈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러시는 건지 매사에 감사함을 담아 표현하신 것 같다. 지금에 와서 이 말을 다시 곱씹어 생각하면, 살아 있는 동안에 무수히 많은 말을 사용하고 듣고 살아왔지만 가장 인색하게 한 말이 있다. 그것은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이다. 그 말을 잘 표현도 못하고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록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통해서, 또한 생존해 계신 부친을 통해서도 종종 느끼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아버님도 모친이 살아 계실 때는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시면 언짢아하시고 혼내시고 욕도 자주 하셨다. 하지만 모친의 빈자리가 마음속에 너무 크게 자리를 잡은 탓인지 그래도 어머니 생전에 언제부터인가 하시는 말씀 중에 감사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할 때 까지 무수히 많은 말과 행동을 표현하고 살지만, 가장 인색한 말이 있다. 그것은 감사와 고맙다는 말이다. 그것을 반성해 보면서 어쩜 이 말을 현실 속에서 자주 쓰다 보면 형식적인 말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의례적인 말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사 느끼면 산다는 칠정(七情)의 감정으로 이를 풀어보면 희(喜) 노(怒) 애(哀) 락(樂) 애(愛) 오(惡) 욕(慾,欲) 그리고 덧붙이다 보면 구(懼)를 느끼면서 생활을 영위하며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때 인생이 살아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더욱 드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라고 여겨진다. 즉 살아서 움직이고 생각하고 말하고, 그리고 칠정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우리 인간만의 행복이고 감사할 일이 아닌가?
그래서 필자는 종합채널의 프로그램인 마이웨이의 주인공과 작고하신 모친과 생존에 계신 부친을 통해서 마음으로 다가온 감사함이라는 소중한 감정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 나는 지난 세월동안 감사에 대해서 진정으로 마음에 와닿아 가슴으로 느끼는 그런 감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다만 누군가 나에게 의례적으로 건네준 호의, 충고 등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그저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 정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매사 모든 일에 마음으로부터 풍겨 나오는'감사함'을 갖고 살려고 한다. 그래서 그 감사함이 가장 가까운 우리 가족부터 시작하여 친구에게로, 모임으로, 사회로, 그리고 우리나라로 아니 이제는 글로벌시대로 지구가 하나 되는 시공간을 초월한 인터넷세상으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클릭 하나로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 아닌가. 범사(凡事)에 감사한 마음이 온 세상으로 충전되기를, 작은 희망을 품고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