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문학기행문-달가람15집에 올릴 작품
남도 일 천리 "맛 따라 멋 따라" 달가람시조문학회 문학기행
자 경 전 선 구
1. 글을 쓴다는 것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좋은 글을 쓴 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 일 것이다. 글은 재미있어야 하고 개성이 있어야 하며 시공을 초월하는 역사성이 있어서 후대에 읽힐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말하나 재질과 사유가 모자라니 좋은 글 쓸 것을 마음이나 가져볼 수 있겠는가. "시를 쓰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바람이, 구름이, 나무가, 꽃이, 바다가....들려주는 말들을 나는 옮겨 적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 우주 삼라만상이며, 복잡 미묘한 인간사들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우리들은 길을 떠나고 또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오늘은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무슨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맞이하는 것이다. 연말 달가람시조문학회 회원 모임 시 고문이신 석우 김준 박사님의 강경 황복 맛에 대하여 이야기 들으면서 그러면 그곳을 중심으로 맛있는 것도 먹어보고 글감도 찾아보자고 한 것이 성사가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3월 1일 기다렸다. 오늘 우리 회원은 남도 일 천리 "맛 따라 멋 따라"서 문학기행을 하며 회원들은 대자연의 풍광과 선인의 자취를 찾아가며 그 지방의 토속음식도 맛보며 이들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음성과 이야기들을 영혼과 눈과 귀를 통해 들으며,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회원 상호간에 친목과 개개인의 체험과 내적 관조를 통해 얻은 것을 시적 세계로 승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충남 논산 강경에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이 모이기로 했다. 2. 경북 영주에서는 충남 강경까지 육백 리 이른 아침 조평진 시인 김영애 시인, 제 집사람(정향)과, 본인이 운전을 하며 네 사람이 남도를 향해 기쁨과 기대를 가지고 동행하게 된 것이다. 낙동강을 건너고 추풍령을 넘고 금강을 건너서 13시 강경역 집결, 맛있는 태평식당 황복탕, 곰소 바다회, 나긋한 풍천 장어구이, 담양댐 붕어찜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고,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 신석정 시비. 매창뜸, 미당 생가. 새만금 방조제, 내소사 이들은 무엇을 이야기 해줄까. 날씨도 화창하여 봄기운이 감도는데 오늘의 여정을 축복해 주소서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린다. 남도 일 천리 길 -나들이 길에 1. 꽃 소식은 멀리 있고 지나치는 산과 들은 새로운 경이 앞에 스산함도 더 하지만 정해진 일정표 따라봄 기운이 역역하다. -석우
2. 밝은 해 고운 햇살 가득한 대지 위에 은애는 고운 파문 잔물결이 이루는데 남도 길 일 천리 따라 그리움을 찾아간다. -자경
3. 차는 예천, 문경을 지나 상주로 접어들이 중부내륙 고속도로를 달린다. 상주만 해도 경북 북부 지방에서는 넓은 들을 가지고 있다. 경칩이 내일 모래지만 멀리 들 가운데서 계절의 순환으로 아지랑이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들판
1. 새벽 별 파란빛이 가득 쌓인 회색들판 반짝이던 서릿발이 화해처럼 녹아내려 아물히 봄을 켜드는 아지랑이 웃음소리. -자경 4. 어느 듯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어 김천, 추풍령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몇 년 전 시조를 쓴답시고 습작할 때 정완영 님의 시비 "직지사 운"을 보려 집사람과 같이 온 일이 떠오른다. 그때만 해도 집사람이 참 젊었었는데 벌써 이순에 접어들고 눈가에 주름살이 보이는 모습에 가슴이 아려온다.
길동무의 노래
1. 정향의 동공 속에 하늘은 맑고 깊어 가만히 들여보면 한 자락 호수일세 이토록 고운 모습을 창공에 새겨둔다. -자경
2. 파아란 강물 위에 사랑이 남실댄다 연두 빛 향기 퍼져 동공 속 고일 때 실핏줄 올올을 따라 피어나는 사랑아. -정향
5. 판암 분기점을 지나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서니 봄기운이 더욱 완연하고 넓은 들에 파란 새 싹들, 겨울을 난 배추들이 북부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는 시야가 생경하기만 한데 벌써 부지런히 들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논산으로 들어오니 들이 아니라 평야가 전개되더니 어느 듯 강경역에 도착하여 시간이 되자 각지에서 정겨운 우리 회원 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속속 도착하여 만남의 기쁨을 나눈다. 강경 역두의 만남
광대가 줄을 타듯 김천, 대전, 논산, 강경 내 사랑 품은 산하 천리 길을 달려 왔네 낙동강 한강을 건너서 추풍령도 넘었다네. 정갈한 인연의 끈을 오색실로 드려두고 비단에다 수놓듯이 가꾸어 온 달가람에 같은 길 동행하는 님 만나 뵈려 찾아왔네. "맛 따라 멋 따라서 글감들도 찾아보자" 긴 삼동 야윈 마음 이 봄날에 살찌우자 산 넘고 물을 건너서 우리 님 다 오셨네. 자경 6. 천리원정 이란 말이 있듯이 먼 길을 온 회원 님들 출출한 시장기를 느끼며 황복탕으로 유명한 태평식당으로 직행한다. 김 박사님의 배려로 벌써 식사준비가 다되어 있었다 .5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하는 유명한 태평식당을 찾았다. 그간에 그리워하던 정담을 나누며 얼큰한 황복탕에 매실주를 곁들이니 마음은 우화이등선 이다'
갱갱이 황산나루에 태평식당
짜릿한 청 매실주 얼큰한 황복탕으로 먼 노정 지친 피로 봄눈처럼 녹일 때 만남의 화창한 봄날 파릇 돋는 정담이여.
정겨운 말씀들에 빛 밝은 웃음소리 어쩌면 이리 좋아 시인님의 인품이 같은 길 걸어서 가는 선배후배 길동무여. 자경
7. 맛있는 점심을 먹고 무애 양주동 선생이 "난초는 가람인가"라는 비유로 작품세계를 요약 할 만큼 난초의 시인이며 학자로서, 시조부흥 운동에 앞장서서 시조를 지을 때 관념에 머무르지 말고, 고정된 내용에 벗어나, 작가의 개성이 흘러나오는 격조를 개척하고 ,연시조를 쓸 것을 주장하신 가람 선생님의 생가로 가는 길 선생님의 동상에서 술 한잔 따라놓고 참배를 했다.
가람선생 생가에서
1 이끼 낀 장독대에 주인 잃은 항아리 객 맞는 굴뚝연기 그친지 오래건만 까치집 봄 햇살 가득 님의 詩情 흐른다. -들샘
2. 백자화분 정히 씻어 하얀 모래 가득 담아 난 한 포기 가꾸시며 시조란 이런 거라고 말 없이 가르쳐 주신 나의 사랑 님이시여.
추수같이 맑은 마음 진향 같이 정한 기품 난 한 포기 시조 한 수 가꾸시던 그 정성 말 없이 타이르시며 본을 보이신 님이시여. -자경 8. 숙소로 가는 길에 석우 김준 박사님의 고향 한해 선배이며 친구이신 김명수 장로님 댁에 들렀다. 반백의 머리카락을 갈게 기르시고 두루마기 차림의 호쾌한 장로님께서는 정감 넙치는 말씀으로 진실한 친구간의 모습을 몸소 본으로 우리들에게 보이신다. 그 곁에는 만 석 군의 손녀로 태어나셨다는 현숙해 보이는 사모님을 바라보며 장로님의 내조를 짐작하고 남음이 있었다.
김명수 장로님
전라 부안 주산면, 돈계리 종산 마을 장로님이 사시는데 함자는 명字수字 인정도 넘쳐나시고 자상도 하시었어라. 백발의 맑은 눈빛 큰 기백 서리시고 달관한 삶의 이치 유수같은 그 언변 지날 손 망연히 서서 바라만 보았다네.
안겨주신 정성들 봉지봉지 무거웁고 따르신 막걸리잔에 정이 넘쳐흘렀지 오늘은 저 하늘 밖에 봄눈이 황홀하다. -자경
김명수 이름 시조
김 한 장 자반 한 손 쌀 봉지에 담은 주산 명수님의 한마디가 내 가슴에 남아서 수은주 오르는 세상 진한 땀을 들이네. -송정
남자들의 멋
걸쭉한 입담에는 은근한 후배 자랑 정 담은 선물봉지 따뜻한 후배 사랑 흰머리 서로 추키는 모습 삭힌 젓갈 그 멋이야. -여영
인연 -김명수 장로님
농익은 인연의 끈 맛깔스레 삭혀 놓고 내리사랑 이런 거라 덕으로 보이시니 주산리 쌓인 공덕으로 천 리 길이 환하다. -초향
9. 숙소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는 곰소 바다횟집에서 남도 특유의 맛깔스러운 반찬과 회 맛은 일품이었으며 거기에 선물로 받은 막걸리는 운전의 걱정만 없었다면 몇 잔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으나 꾹 참을 수밖에 없었으니 애석할 수밖에 숙소로 오는 길 노래방에 들려 노래 한 곡조씩 부른다. 모두가 시인인지 가수인지 모를 정도로 어찌나 잘 부르시는지, 잠시 여흥을 풀고 첫째 날을 마감하며 잠자리에 들면서 시인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해 본다.
시인의 가슴
석양 빗긴 하늘가에 노을이 물들면은 한 마리 따오기가 서천으로 날아간다 날개에 불이 붙어서 별빛이 되는 걸까
성그른 나무 가지 새들이 지저귄다 불붙은 가지 끝에 생명은 일렁여도 고독은 찬란한 불빛 시인의 가슴인가. 자경
10. 여행 둘째 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는 식당에 갈 때 춘색을 완연히 드러내는 산수유의 꽃망울과 천년 고찰 내소사로 가는 길에는 싱그러운 솔바람의 향기가 이른 아침의 생기를 더하고 기암 괴석과 송림으로 울창한 배산으로 아늑하게 들어선 등가산 내소사는 단청이 되지 않아 오히려 고색 찬연한데 대웅전 꽃무늬 문살은 아침 햇살에 곱게도 피어난다.
내소사
관음봉 병풍자락 전나무 남쪽성곽 백향이 새나갈까 하늘도 낮은 서운 고요한 절집 아침에 꽃살문이 열린다. -율산
꽃살무늬
사시사철 꽃이 피네 능가산 선운사엔 대웅전 창틀 속에 보상화가 피어나네 속인도 염을 올리면 마음속에 꽃 필까.
창틀에 미소짓는 보상화 저 꽃살무늬 여명에 햇살 받아 곱게곱게 피어나네 지극한 염을 드리면 영겁의 꽃이 될까. -자경
11. 가슴 답답한 새 만금 방조제를 둘러보고 신석정 시비를 찾았다. 목가적 시인이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고요한 호수가 있고 노루들이 마음놓고 뛰어 노는 그 먼 나라에서 비둘기를 키우고 샛빨간 능금을 따면서 살자" 던 시인이었으니 물론 그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후배 시인들은 신석정 시인의 시에 담긴 현실 참여와 저항 의식에 대해 더욱 힘주어 말하고 일제 치하에서는 해방을 노래했고, 군부독재 시절에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를 많이 썼으며, 독립을 갈망하는 시를 쓰고, 교사 시절 교원노조 결성을 지지하는 작품으로 곤욕을 치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시인을 아는 이들은 시인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신석정 시비 앞에서
1. 바닷바람 드새이고 파도가 사나움을 그 이치 시로 풀어 이곳에 놓여 있다 돌비에 새긴 글발이 시의 길을 밝힌다. -석우
2.
혼돈의 시대 앞에 눈감을 수 없던 님이 오늘은 바닷바람 파도소리를 들으시며 고적히 서해 원두를 지키시고 계십니다.
철 글러 찾아 와서 님을 뵙고 서있어요 어질지 못한 마음 아람 안고 서 있어요 당신을 닮고 싶어서 입 다물고 있습니다. 광활한 서해 갯벌 방조제로 막힌 상심 바다도 말을 잃고 가슴 앓고 있는 오늘 기진 한 생명들 소리 파도마저 잠듭니다. -자경
12. 이화우 흩날릴 제"는 인구에 회자되는 시구다. 정한과 애련을 노래한 매창의 시편들을 생각해보면서 일세의 풍류 걸사들을 감복시킨 매창공원에 안치된 매창묘를 찾았다. "매창은 선조6년에 아전의 서녀로 태어나 기생으로 살면서 애끓는 사랑을 노래한 시 220여 편을 남겼고 죽을 때까지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 천민출신 시인 유희경을 사랑했으며"‘이화우’라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시비가 있었다.
매창공원(梅窓公園)에서
1. 오로지 한 사람만 바라보다 이별했네 바람 같은 한 생애에 한 사람만 사랑했는데 매창뜸 사 백년 사랑이 동백으로 피어있다
울음 삼킨 술대소리 흩날리는 매창공원 함께 묻힌 거문고는 여태껏 울다 지쳐 피울음 빨갛게 토해 황토로 덮여있다
천인(賤人)끼리 사랑했네 천(賤)한만큼 뜨거웠네 뭇 남성 뿌리치던 나삼자락 정절이여 율객(律客)의 가슴 후비던 그때 사랑 이야기
배꽃보다 서늘하던 그대의 춤사위는 천 갈랜가 만 갈랜가 이화우로 흩날리어 길손들 시린 가슴에 눈발처럼 쌓인다. -유강
2. 사랑도 허망해라 거문고 비껴 두고 상사에 아픈 사연 꽃잎에 새기던 날 피맺혀 야윈 손가락옥가락지 외로워라. -자경
3. 갈증에 타는 정은 꿈길에도 목말라서 하얗게 지새운 밤 봄눈으로 녹여가며 이화우 애간장 끓여 삭여 우는 여심이여. -초향
4. 마른 풀 잠깨우는 거문고 소리 소리 바람이 불 때 마다 구슬피 들려 오고 한 오백 세월 흘러도 이화우는 서러워라. -여영
길손들 멈추게 한 그대가 잠든 이 곳 이화우 흩날리 듯 거문고 가락 일 듯 천향이 그윽한 것은,미처 못 푼 꿈일 터. -연화향 -천향(天香) 매창의 자(字)
5. 부안의 정절시인 실눈 뜨고 일어난다 거문고 가락가락 흩날리는 이화우 애끊는 그 사연들이 노을처럼 고와라
명사들과 교분하며 마음을 달래어도 가슴 깊이 품고 사는 그리운 임 한 사람 매창의 아린 슬픔은 흘러흘러 오 백년 -노을재
6. 내 오늘 옷섶 여미고무덤 앞에 서 있으니 애틋한 정과 함께 옛 날이 어젤러라 눈 감고 고개 숙인 채 이화우를 읊노라. -석우
13. 짧은 시간에 많은 일정을 주마간산 격으로 보고 지나니 무딘 정감과 얕은 사유는 자신을 곤혹케 하나, 맛 따라 여행이라 그런지 배가 출출할 무렵에 소문난 풍천장어 집으로 들어간다. 벌써 문 앞에서부터 입안에 군침이 돈다. 복분자 술에 곁들인 장어 구이 맛이 어떠랴. 또 운전 때문에 복분자 술은 맛도 못보고 장어구이 만 정신 없이 먹는다, 설동필 시인이 집에 가서 먹으라고 한 병 주는 것을, 그 인정이 아쉬워 아직도 먹지 않고 바라만 본다.
풍천 장어집
복분자 그 술 한잔 나긋해라 풍천장어 입안에 향이 가득 산수유가 망울 지고 맛 따라 멋 따라 기행 인정이여 꽃피거라.
인생은 나그네라 사람들이 말하지만 주 은총 두터우면 이런 날 있는 것을 맛 따라멋 따라 기행이름마저 정겨워라.----------자경
14. 고적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하고 미당 서정주 님의 시를 읊으면서 인고의 마음을 다스려 보았을 것이다. 아름다운 시를 쓰고도 혼돈의 시대를 살면서 그때그때 시류를 쫓은 것이 당신의 삶에 허물이 될 줄 모르셨을까. 참으로 애석하고 그 문학성이 너무나 아까울 뿐이다.
미당 생가에서
소쩍새 그리 울어 피어 낸 꽃 한 송이 누님같이 고운 꽃도 눈길 따라 다른가 꽃 피운 그 정성들이 역사 속에 회자되네.
사진 속 노부부를 바라보며 아픈 마음 혼돈의 역사 속에 해바라기 섧은 인생 어느 때 어느 곳엔들 슬픈 사연 있다네. 자경
15. 올해의 시조문학 작품상을 같이 받은 시인 정춘자 시인은 묵화를 잘 그리는 이름 있는 작가이다. 집사람이 체본을 하려고 타인에게 함부로 주지 않는 귀한 그림 두 점을 얻어서 기뻐하는 모습은 소녀같이 아름답다. 정시인과 하서 김인후 선생의 15대손인 김병효 옹과 함께 우리 일행을 서원 철폐령 때 호남에서는 필암 서원만 남았으며 선조 23년 하서 김인후 선생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고향에 세운 서원으로 안내하여 주었다.
필암서원에서 . 처마 끝 고운 맵시 하현같이 고운데 이끼 낀 기왓골에 버섯 풀 듬성듬성 댓돌에 쌓인 세월은 고인흔적 덮고 있다.
누르듯 앉아있는 용마루만 무거운데 누리던 옛 영광 썰물처럼 지난 .자리 높다란 솟을대문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자경
16. 정 시인이 준비한 맛 깊은 장성댐 붕어찜으로 달가람시조문학회 "맛 따라 멋 따라 문학기행"을 저녁 식사 후 마치는 시간이 다가온다. 아마 회원들 마음에는 서운함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김병호 옹이 한호의 고시조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박주 산채일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를 한 수를 읊음으로 남도의 손님을 기쁘게 맞는 인심과 언제라도 다시 만날 때 박주 산채라도 흔연히 대접하겠다는 속 마음의 표현으로 헤어짐의 섭섭한 마음을 달래 주는 것 같다.
귀향 . 인생은 여정이다 끝이 없는 여정이다 모롱이 돌아보면 또한 굽이 다가와도 오늘은 돌아가노라 내 고향 내 집에 간다.
서산에 해는 뉘엿 귀향 길은 멀어도 얼굴에 기쁜 가득 보람찼던 문학기행 마음은 꽃구름 되어 고향으로 먼저 간다. 자경 17. 송전 김명호 회장님의 마무리 말씀, 회원들의 글을 쓰려는 열정과 끈끈한 정이 달가람시조문학회를 발전 변모시킬 것임을 확신하고 회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하셨다. 이번 기행에 고문이신 석우 김준 박사님의 배려와 가는 곳마다 풍광과 역사와 문학과 관련된 고담준론의 말씀은 우리들의 귀를 열어 주셨고 호방한 기품은 우리들의 마음을 열어 주셨으며, 자애로운 송전 김명호 회장님의 말씀들은 우리들을 기쁘하게 하셨으며, 이번 기행의 전 과정을 도맡아 운영하신 전회장 고두석 시인님, 사무국장 고동우 시인님 수고가 너무 많으셨으며, 노을재 시인님 우송 시인님은 자상도 하시었습니다.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이 많은 우리 회원님 참으로 정겨웠습니다.
이정표 -밤, 고속도로를 달리며
빛살 같은 속도로 이생을 달려간다 가슴 두근거리는 불안의 시간 속에 낮선 땅 낮선 거리는 두렵게 달려온다. 혼미한 뇌수마저 상념에 빠질 때에 당신은 다가와 어두운 눈 밝혀주는 인자의 미소 띈 얼굴 성자모습 아닌가. 실타래 엉키듯 복잡한 길목에 서서 길손 위해 작은 푯말 될 수 있다면 폭풍우 몰아쳐 와도 내 정녕 기뻐하리.
이틀 간 2400 리를 달리며 "시조문학, 달가람시조 문학회" 맛 따라 멋 따라 문학기행"을 마치고 어두운 밤 고속도로를 다리며 돌아오는 길. 당신(이정표)에게 고마움 을 느끼며 졸작을 쓴다. 아, 나도 작은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면, 달가람시조문학회와 우리회원님들의 발전과 건강과을 빌고 좋은 문학기행에 감사하며, 기도드린다. 2008. 3. 일산고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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