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봉과 황병산 널널 걷기
진고개-노인봉-소황병산-되돌아 나옴-안부-안개자니게곡
2006년 1월 22일 (일) 날씨 : 맑고 다시 추위가 찾아옴
황병산(1,407m)과 노인봉(1,338m)은 한반도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상의 대관령에서 오대산 진고개 사이에 솟아있는 큰 산이며 백두대간 종주 열풍과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산 사람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즉 설악산에서 점봉산을 거쳐서 남진하던 백두대간 줄기는 구룡령을 거쳐서 약수산 응복산을 거쳐서 오대산 두로봉에서 한강기맥상의 비로봉-계방산 라인을 분기 시키고 남진하다가 동대산 이 후 진고개 에서 살짝 기세를 낮추었다가 노인봉을 거쳐서 소황병산 매봉 곤신봉 선자령을 거쳐서 대관령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노인봉의 산행은 대개 진고개 노인봉 정상을 거쳐서 북동쪽 낙영폭포 만물상 식당암들의 명소가 자리한 소금강계곡을 거치는 산행을 많이 하고 실제 본인도 몇 번의 노인봉 산행 기록중에 80년대 초반 첫 산행 때 이 코스를 가본 기억이 있는데 그 때는 진고개서 전후치로 이어지는 59번 도로가 없을 때이고 월정사 직전 병내 삼거리에서부터 진고개까지 비포장길 툴 툴 거리며 진고개 상단 직전 마을 입구에 버스를 내리면 일대는 온통 고랭지 배추밭이었고 밭을 거쳐서 오르던 그런 산행 이었다
산악회 관광버스라면 다시 강릉쪽을 거쳐서 소금강 입구로 들어오는 식이었다
◁진고개의 안내판과 노인봉 정상▷
이 후 역시 80년대에 거리개자니 안개자니 속새골등 골자기 이름이 너무 정겨워서 이 골자기들을 통해서 황병산을 올랐던 기억도 있지만 노인봉의 진짜 백미코스는 백마봉(1.094.1m)을 거쳐서 노인봉-소황병산 천마봉(994.4m)능선을 연계하는 코스나 매봉(1.173.4m)직전 수청동게곡을 통하는 코스도 매력적이고 인파로 시달리지 않아 호젓한 코스로 볼 수 있다
예전부터 겨울 산행지로 유명했고 지금도 그런 대관령 선자령 코스도 그 놈의 성질머리 때문에 예전 횡계까지 이른 후 대관령행 버스로 대관령에 이른 후 혼자서 찾아본 적 있지만 제대로 걸어본 것은 역시 7~8년전 백두대간 종주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보리고개가 있던 시절이었던 60년대 교통도 불편하던 때 이곳에 대단위 초지를 조성하고 목장을 조성했던 선구자들의 안목 때문에 지금은 괜찮은 관광 코스가 되어버린 선자령 황병산 일대의 초원지대는 겨울도 겨울이지만 녹색의 초원이 끝없이 펼쳐진 여름도 멋지고 5월 무렵 야생화의 천국 때 지나도 보기 좋다
◁소황병산에서 바라보는 모습들▷
하여튼 작년 후반 1-9종주가 끝난 후 나태해진 내 산행 패턴이 2006년을 기해서 달리 해보려했지만 유야무야... 얼마 후 설날 이후로 열심히 다니자는 마음 다짐은 이 산행 이후 하게 되지만 하여튼 토요일까지 어디로 갈 것인가로 고민하게 되는건 사실 이 즈음 여러모로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여럿 겹쳤기 때문이다
일요일 새벽 산으로는 가야겠기에 꾸려진 배낭 메고 무조건 동서울 터미널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눈 구경이나 하자며 이 코스를 생각하며 진부행 첫 버스에 몸을 싣는다
전혀 꼼꼼하지 못한 이 몸도 장평-진부 경유 강릉행 버스는 중간에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는 시간이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아는터라 굳이 동서울에서 넘어가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밀어 넣는 미련함을 보이지 않는다
소사 휴게소에서 순두부백반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진부 착,
배낭 속에는 막걸리 두통에 떡 조각 등 그래도 평소보다 호화판(?) 먹거리가 들어 있는 터이지만 장사 안되는 진부-진고개간의 노선버스는 없어진지 오래라 할 수없이 비싼 택시를 이용하는데 택시비에 약간만 보태면 산악회 이용해서 편히 움직일 수 있는 액수지만 하여튼 못 돼먹은 성질머리에 그 짓은 못한다
◁소황병산에서 바라 보는 모습들▷
1월들어 게속 포근하던 기온은 일요일 아침을 기해서 다시 차가워진다는 일기예보는 들었지만 진고개휴게소에서 택시를 내리니 불어대는 바람이 상당히 차다
행장을 대강 챙기고 09시40분 매표소를 출발하는데 좌측 동대산쪽의 가파른 계단쪽은 썰렁해 보이지만 노인봉 쪽을 향하는 인파들은 둔덕위에 올라서니 저 앞 벌판으로 줄이어져 보이고, 그렇게 벌판을 지나서 출발 10분 후 노인봉 정상 3km의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본격적 오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면서 엉덩이 T썰매를 탔던지 쌓인 눈이 다져지면서 반진반잘한 가파른 등로는 귀찮아서 아이젠 착용을 하지 않으니 미끄러지기 일쑤다
문득 좌측을 바라보니 전후치로 오르는 59번 비포장길이 구불거리고 그 우측으로 육중하게 서있는 철갑령(△1.012.6m) 사뭇 위압적으로 바라 보인다
그래야 진고개서 노인봉 오름은 초반 잠깐의 급경사만 지나면 그저 먹기(?) 수준인데 미끄러워 잠시 아이젠을 착용했다가 급경사를 올라서고는 다시 풀어버린다
반질거렸던 등로는 제법 푹 푹 빠지는 적설로 바뀌었고 이미 몇 팀의 앞선 사람들을 제치고 지나노라니 10시25분 올라선 곳에는 노인봉 정상 2.1km의 이정표다
◁진고개 정상, 그리고 둔덕을 오르면 노인봉 쪽을 바라보며 걷는다▷
◁오르며 좌측을 바라보면 전후치 도로와 우측으로 철갑령이 묵직하다▷
우측(동쪽)으로 시설물이 있는 황병산 정상쪽이 그늘져 검게 올려다 보이고 북동으로 노인봉 정상 쯤이 가늠되고 북쪽으로는 여전히 전후치와 철갑령이 보기좋다
남쪽으로 속새골 너머 멀리 발왕산이 확실하게 보이는 가운데 우측 사면을 통해서 노인봉 정상 쪽으로 빠르지도 않게 적당한 발걸음으로 옮긴다
←진고개 3.7km 노인봉 0.5km의 이정표를 지나 잠시 후면 산장과의 삼거리를 지나서 잠시 오르니
10시55분 몸을 날려버릴 듯한 강풍이 불어대는 노인봉 정상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있다가 자리를 내어주는데 너무 보기 좋은 그림이 있어 추위도 마다하고 사진에 담기에 여넘이 없다
북쪽으로 바로 백마봉(△1.094.1m) 너머로 여전히 전후치와 철갑령이 가깝고,
서쪽 바로 가까이 동대산(△1.433.5m)북쪽으로 두로봉(△1.421.9m)이 육중하고 그 좌측으로 이어간 상왕봉과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1.563.4m)이 두렷하고 동대산 자락 뒤로 봉우리만 살짝 내밀고 있는 것은 호령봉 이다
두로봉 북쪽으로 만월봉 응복산을 위시해서 그 좌측으로 약수산이 살작 보이면서 살짞 들어간 곳은 분명 구룡령이리라 모두가 7~8년전 쯤 백두대간 종주시 지나본 곳이기에 그립기도하고 아련한 기억도 드는 곳이기도하다
응복산 우측으로 뻗어간 능선상의 복룡산(△1.014.5m)은 그 아래 골자기가 작년 9월 전후치를 넘어서 가마소게곡을 통해서 오대산 북부관리소쪽의 명개리로 내려섰을 때 지난온 곳이기도해서 아주 눈에 익은 곳이다
◁우측으로 황병산 정상이 올려보이고, 멀리 발왕산의 슬로프가 희미하게 보인다▷
◁노인봉 정상과, 줌으로 당겨본 오대산 두로봉▷
◁좌측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두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만월봉 응복산에서 우측 복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렇지만 북쪽 경치중에 가장 멋진 장면은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멀리 설악산 대청봉 일대의 모습이 희미하지만 보인다는 것이다
동쪽을 바라보면 황병산 정상이 뚜렷하지만 그 좌측으로 두루 뭉슬한 소항병산은 살짝 보이고 남쪽으로는 발왕산과 그 우측으로 진부쪽의 잠두 백석산 라인은 희미하게 보일뿐이다
한 10분은 지체했을까 아까 지나쳐왔던 산행객들이 올라서니 자리를 내어주고 산장 쪽으로 내려온다
햇볕 드는 산장앞 평상에 막걸리 한통 김치조각 안주삼아 마시노라니 눈 익은 산장지기 s씨가 예의 그 덥수룩한 수염을 보이며 얼굴을 내민다
대간 종주시 동동주 때문에 안 좋았던 기억이 있지만 동대문 s식당 벽에 악돌이 p형과 h점 s사장과 더불어 술취해 여기저기 낙서한 흔적들을 자주 본 터라 인사를 나누지만 조금 전까지 그 넘의 술 취해 헤롱댔다는 동문서답이 돌아온다
그 넘의 술 때문에 이곳에서 몇 사람이 불귀의 객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11시35분 막걸리 한통을 비우고 동쪽 능선을 따라서 황병산으로 향한다
◁응복산 멀리 설악산의 대청봉쪽이 희미하게 보이고, 전후치 우측 철갑령이▷
◁백마봉 너머 철갑령과 멀리 주문진쪽도 보인다, 산장과 황병산쪽 삼거리▷
크게 힘들지 않은 황병산쪽의 능선은 부드럽기 그지없지만 진고개나 소금강 쪽 보다는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눈이 푹 푹 빠지고 x1.281m봉이나 x1.157m봉을 넘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게 지나간다
뒤돌아 바라보니 노인봉 정상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이고 가끔씩 불어대는 강한 강풍에 쌓인 눈들이 날아가면서 뺨을 때린다
1.157m봉을 지난 평탄 부근에는 이상한 구조물이 보여서 궁금증을 유발하니 확인을 해보니 조난자를 위한 구조물인데 이불등이 비치되어 있는데 과연 엄청난 강풍에 이런 산에서 조난을 당할 정도면 물론 도움이야 되겠지만 .....
하기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위치한 산장도 한 겨울 술 때문에 오히려 동사자를 만드(?)니 이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_^)
백두대간을 종주중인 팀이 반대쪽에서 지나오고 소황병산을 향한 오름이 한차레 이어지면
12시50분 황량한 벌판에 나무 한 포기 보이지않는 소황병산 정상이다
나무 하나 없이 드넓은 평원의 소황병산 일대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지금 껏과 다름없지만 서쪽 저 편 에 군 시설물의 황병산 정상이 검게 올려다 보이고 저 남쪽으로 선자령 쪽으로 펼쳐진 평원 위로 줄이어 서있는 하얀색 풍차의 모습은 TV를 통해서만 보아왔지 예전에 이곳을 지날 때는 못 보던 것이다
주문진과 강릉쪽 동해바다도 희미하지만 보여지는 이곳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사진을 담고 일대의 평원을 걷느라 30분 지체한 13시20분 소황병산을 출발,
◁황병산을 향하는 능선과 우측 멀리 동대산쪽 능선이 보인다▷
◁뒤돌아본 노인봉 정상일대▷
◁소황병산을 오르기전 조난자를 위한 구조물▷
◁소황병산에서 본 황병산 정상쪽과 북쪽으로 바라본 두로봉 만월봉 응복산 능선▷
◁북서쪽으로 바라본 오대산 능선들과 계방산쪽 능선과 봉우리들▷
◁소황병산 일대와 곤신봉 매봉 일대의 모습들▷
◁천마봉쪽 능선 너머 주문진쪽 바다도, 멀리 능경봉과 고루포기산도 보인다▷
안개자니 계곡으로 내려서려면 황병산 방향으로 가다가 골자기로 내려서면 되는데 생각 없이 그냥 역으로 내려서다가 잘록이에서 아무렇게나 골자기로 치고 내려서야 겠다는 생각으로 조금 전의 조난자를 위한 시설물이 있는 곳까지 내려선다(13시45분)
세 사람의 산행객들이 라면을 끓이며 그 쪽으로 내려가면 되겠느냐 물어 오길래 그냥 치고 내려가면 될 것이라 대답해주고 그들을 살짝 비켜나서 막걸리 남은 것에 간식거리로 배를 채우느라 한 20 여분 시간을 보내고 출발이다
초반 등로는 없는 게곡 상단부로 내려서자니 많이 쌓인 적설로 스패츠를 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미끄러지듯이 푹 푹 빠지며 치고 내려서다보니 기존의 등로를 만난다 등로를 따르기보다 반질거리며 빙판이 이루어진 게곡을 직접 치고 내려서는 재미도 괜찮을 것 같아 그렇게 내려선다
이 골자기는 워낙 순해서 그렇게 내려서도 괜찮기 때문이다
내려설수록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속새골로 갈라지는 곳을 지나노라니 예전의 기억이 확실하게 떠 오른다
마지막 넓은 게곡을 한번 건너고 둔덕을 올라서면 민가가 나타나며 민가를 지나면 하얀 하우스가 보이고 올라서면 진고개로 이어지는 도로상에 올라서며 널널한 유희산행은 끝난다
(16시 쯤, 기록이 없음)
◁안개자니 거리개자니 계곡의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