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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日本)
일본전도 / 욱일기(旭日旗) / 일장기(日章旗)
<일본기(日本旗)>
♠욱일기(旭日旗): 일본 제국시대의 일본군 깃발
♠일장기(日章旗):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공식 깃발
♠변천: 일본 제국주의가 붕괴(2차 대전)되자 육군과 해군의 깃발이었던 욱일기는 없어지고 간소화한 일장기가 대신하게 되었다.
<일본 개관>
♠면적: 약 38만 ㎢(남한 면적의 약 4배) ♠인구: 약 1억 2,600만 명 ♠인종: 일본인 98.5%, 기타 소수민족
♠수도: 도쿄(東京) ♠언어: 일본어 ♠1인당 국민소득: 약 4만 USD
♠환율: 일화 100엔(円)=한국돈 약 1.128원 ♠종교: 토착신앙(神道) 47.4%, 불교(佛敎) 47%, 기타 5.6%
♣ 일본 배낭여행<2009. 8월>
평소 가깝게 지내는 동료 세 명과 배낭 하나만 달랑 메고 일본열도 배낭여행을 해보자고 의논이 되었는데 막상 떠나려 하니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모두 나이가 60대라 8박 9일간의 빡빡한 여행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일본어는 내가 조금 가능하긴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여행 계획은 인터넷으로 꼼꼼히 세웠는데 부산에서 배로 후쿠오카로 가서 곧장 도쿄까지 간 다음 후지(富士)산 등산을 하고 후쿠오카로 내려오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지를 중심으로 관광하는 것으로 짰다. 카페리는 경로 할인가격으로 왕복 18만 원, 일주일 짜리 JR패스는 하필이면 엔화가 가장 비쌀 때(100엔=1.440원)여서 41만원...
1. 큐슈(九州) 후쿠오카(福岡)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의 모텔에서 자고 9시 배로 떠났는데 쾌속선이라 2시간 50분 만에 규슈(九州)의 하카다항에 도착하였다. 버스로 하카다 역까지 이동하여 도쿄행 신칸센의 좌석을 예약하여 출발시간이 가까웠는데 방송으로 야마구치현(山口縣)에 폭우가 내려 철도가 불통되어 복구 중이라 기다리라고 한다.
할 일 없이 두어 시간을 대합실에서 서성거리다가 결국 운행중지라 다음날 표를 예약하고 호텔을 잡으러 역 앞을 서성거리다 저렴하기로 소문난 토요코인(東橫Inn)에 짐을 풀었다. 다음 날에도 아침부터 대합실에서 서성거리다가 떠나지 못하고 결국 이틀을 허비하고 말았다. 그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 날로 잡혀있는 아소(阿蘇)산, 구마모토성(熊本城) 관광과 벳부(別府) 온천이나 다녀올 것을.... 계속 기다리라는 방송 때문에 하릴없이 대합실(待合室)에서 서성거리다 오후에 후쿠오카 시내 관광을 하였다. 짧은 일본어로 JR 패스를 끊었는데 폭우로 이틀간 꼼짝을 못했으니 사용기간 연장을 해 달라....
가까스로 일본 철도청의 승인이 떨어졌다며 이틀 연장을 하여 준다. 그런데 나중 다니다보니 JR 패스는 신간센(新刊線) 등 중앙 노선만 되고 지방노선(Local Line)은 통용되지 않아서 따로 열차표를 사야 했다.
하카다 묘락사(妙樂寺) / 동장사(東長寺) 토리이(鳥居)
일본은 도심에 웬 절(寺刹)이 그리 많은지... 여기만 그런가, 전국이 모두 그런가??
묘락사(妙樂寺), 성복사(聖福寺), 승천사(承天寺), 동장사(東長寺), 와가하찌방궁(若八幡宮/神社)을 둘러보았는데 모두 역 근처에 있어 걸어서 다닐 수 있다.
일본의 절들은 생각보다 건물이 컸고, 정원과 수목들이 잘 가꾸어져 있었는데 지나치다 할 정도로 깨끗하다. 다른 절들도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묘락사의 경내는 크고 작은 묘비들로 온통 가득 차 있어 묘지라고 하는 것이 더 가깝겠다. 바로 담장 옆에 아파트가 있는데도 많은 묘비 앞에 향이 타오르고 있고 꽃이 놓여 있는 것을 보니 일본사람들의 조상숭배와 또 도시 가운데 묘지가 있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국민의식도 놀라웠다.
2. 일본의 심장 도쿄(東京)
아침 7시 04분, 후쿠오카 역을 출발한 신칸센(新幹線)은 9시 45분에 오사카(大阪)에 도착, 10시 13분 기차로 갈아타고 도쿄에 도착하니 오후 1시 10분이다.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신칸센으로 5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모양이다.
신주쿠(新宿)에 짐을 풀고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황거어원(皇居御園)과 요요기(代代木)공원 등을 둘러보았다. 치요다(千代田)에서 시부야(淽谷)까지는 이른바 도쿄의 심장부로 니주바시(二重橋), 니혼바시(日本橋)를 비롯한 숱한 다리와 어원(御苑:황실정원), 히비야(日比谷)공원, 요요기(代代木)공원 등 시민들의 휴식처로 조성되어 있다. 엄청나게 넓은 면적에 울창한 수림이 우거져 있고 티끌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요요기공원 안에는 메이지천왕(明治天王)을 모신 메이지진구(明治神宮)가 있다.
히비야(日比谷) 공원 / 어원공원(御苑公園) 천수각 터 / 명치신궁(明治神宮)
다음날은 후지산(富士山) 등산이 계획되어 있어 호텔에서 교통편도 확인하고 등산루트도 다시 확인하고 있는데 TV에서 후지산 등산객의 조난을 방송한다. 화면에 보니 뿌옇게 안개가 끼었는데 20대 중반의 두 젊은이가 7부 능선 부근에서 강풍에 휘말려 추락하였는데 수색하느라 헬기가 뜨고 난리다.
해발 3.776m... 갑자기 모두 자신이 없어졌다. 등산객 6~70%가 고산병에 시달린다 하고, 비도 올뿐더러 정상부근은 몹시 춥고 위험하여 7~8월만 일반에 개방하고 나머지 달은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등산허가가 난다고 한다.
결국 후쿠오카에서 이틀을 까먹은 것을 핑계로 등산을 포기하기로 결정하였다. 다음날 오전에 명치신궁과 근처를 더 돌아보고 오후에 나고야로 향하였다.
3. 항구도시 나고야(名古屋)와 기후(岐阜)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나고야는 일본 3대 무역항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아침을 먹은 후 기후(岐阜)에 있는 전통마을 구조하치만(郡上八幡)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구조하치만은 물의 마을(水の里)이라고도 불리는데 옛 에도(江戶)시대의 전통이 살아있는 곳으로 일본의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하여 내가 적극 관광을 주장하였던 곳이다.
젊은이들은 잘 몰라서 노인들한테 물어물어 기차를 탔는데 예상보다 훨씬 멀었고,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곳이었다. 기후(岐阜)는 산악지대로 기차가 꼬불꼬불 산속으로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갈아타는 역에 내려 물어보았더니 이곳부터는 JR패스로 안되고 Local 표를 사야하며, 또 2시간 이상이나 더 가서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단다. 결국 일본 전통초가집인 갓쇼우조(合掌造)와 전통 생활모습 관광을 포기하고 그냥 돌아오기도 그래서 역 부근의 관광지를 알아보았더니 일본 소화촌(日本昭和村)이 있다.
택시를 탔는데 제법 멀어서 2.000엔(47.000원)이나 나왔다. 기본료가 620엔(8.500원)이니....
일본 소화촌은 우리나라 민속촌 비슷하게 꾸며놓았는데 성인대상이 아니라 학생들 교육실습용 비슷하여 실망하였지만, 손님도 별로 없어 전통 차도 마시며 그런대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다. 구경을 하다보니 시라가와고(白川鄕)라는 간판의 찻집이 보이는데 근처에 시라가와(白川)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었던가 보다.
일제 때 우리나라에 일본인들이 창씨개명을 강요했는데 사촌 형님의 이름이 白川吉野(시라가와 요시노), 즉 우리 백가는 시라가와(白川)로 창씨개명을 했었다. 내가 찻집의 50대 여인에게 ‘내 성씨가 백(白)씨인데 일제때 창씨개명으로 시라가와(白川)로....’ 서툰 내 일본어를 알아들었는지 일본 아줌마는 나한테 허리를 구부리고 수도 없이 연달아 절을 해댄다.
그런데 문제는 나오는 교통편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길거리 사람에 물었더니 안내소의 직원을 통하여 콜택시를 부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부탁하여 콜택시를 부르고 왕복요금까지 택시비 걱정을 하였는데 10분쯤 후 나타난 택시는 기차역까지 미터요금만 받는 것이 아닌가? 일본은 거의 여행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일은 없는 것 같고 특히 길이라도 물어보면 너무도 친절하여 미안할 정도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동상 / 나고야(名古屋)성 천수각(天守閣)
이튿날 나고야(名古屋)성을 보러 갔다. 길 하나를 두고 성 건너편에는 이 성을 축조하였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동상이 있고, 일본의 전통극인 노(能) 공연장이 있다. 성(城)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으나 해자(垓字)로 둘러싸인 오래된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용마루에 얹혔었다는 엄청나게 큰 황금 물고기가 있었는데 잉어인 듯... 절마다 있다.
4. 고도(古都) 교토(京都)와 나라(奈良)
일본열도(縣과 도시) / 교토(京都)와 나라(奈良) / 전통복장 하오리(羽織)
<1> 교토(京都)의 이모저모
교토는 8세기 나라(奈良)에서 천도하여 온 후 당시에 지어진 무수한 건축물들을 잘 보존하여 성(城)과 사찰(寺刹) 등을 일괄하여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도(古都)이다. 교토역에 도착하여 바로 옆에 있는 교토타워에 올라갔는데 131m라 하고 타워 정상은 그다지 넓지 않았지만 도시 전체가 조망된다. 우리가 관광할 사찰과 신궁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배낭을 둘러멘 채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로 향하였는데 한창 보수 중이었다.
17세기 초,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에 의해 건축되었다는 혼간지(本願寺)는 엄청난 건물 규모에 압도되는데 기둥의 굵기가 정말 엄청나다. 신발을 벗고 회랑을 거닐다가 유물 전시실도 둘러보았다.
이 혼간지(本願寺)는 길 하나 건너 니시혼간지(西本願寺)도 있다.
교토(京都)거리 산책 / 교토 히가시 혼간지(東本願寺)
이번에는 호텔보다 기왕이면 전통 일본 료칸(旅館)에서 일박(一泊)해 보자고 전통 여관촌을 기웃거렸는데 평균 1인당 8천 엔(10만 5천원) 정도로 비싸서 놀랐다. 가다가 1인당 4천 200엔(5만 5천원)이라 써 붙인 허름한 여관이 보여 주인을 불렀더니 꾀죄죄한 차림의 중늙은이가 나와서 다다미방 1개를 주고 아침은 없으며 밤 10시 이후에는 문을 걸어 잠그고... 결국 여관을 포기하고 가장 저렴한 도요코인(東橫Inn) 호텔에 짐을 맡기고 간단히 점심을 때운 후 서둘러 키요미즈데라(淸水寺)로 향하였다.
<2> 키요미즈데라(淸水寺)와 니조조(二條城)
태평양전쟁을 결정하였다는 키요미즈데라(淸水寺)는 수림이 울창한 산자락 끝에 있었는데 붉은 산문, 우뚝 솟은 3층 천수각(天守閣)이 인상적이다. 투신자살 장소로도 이름난 계곡 절벽에 우뚝 세워진 목조 5층 베란다, 청수사란 이름이 연유한 무병장수한다는 맑은 세 줄기 물줄기 등도 볼만하다.
키요미즈데라(淸水寺) / 청수사 샘물
이 세 줄기의 물은 각각 지혜, 연애, 장수를 의미한다는데 두 줄기 물만 기도하고 마셔야 효과가 있고, 세 줄기를 모두 마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줄을 서서 기다려 처마 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표주박으로 받아 마셨는데 물맛이 좋다. 키요미즈데라(淸水寺)는 서기 778년에 창건되었는데 소실되었다가 1633년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청수사 입구를 나서면 바로 오른쪽에 엄청나게 큰 대불(大佛)이 보이는데 보성원(寶性院) 대불이라는 간판이 붙었고, 안내판에 태평양전쟁 전사자들의 위패를 모셨다고 적혀 있다. 무심코 거닐어 본 청수사 아랫녘 마을은 관광객들을 위한 일본 전통거리로 좁은 골목엔 일본 전통복장의 사람들이 거닐고 있고 인력거와 인력거꾼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건물이 일본 국보로 지정된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는 기둥과 기둥사이의 칸이 33개로 무척 긴 집이다. 실내에는 사람 크기의 금동불상 1001개가 모셔져 있는데 모두 자세와 표정이 다르다.
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東京)에서 교토를 방문했을 때 저택으로 사용했다는 니조조(二條城)는 그다지 크지는 않았으나 특유의 우뚝 솟은 천수각(天守閣)과 특히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이 인상적인 성이었다.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 / 니조조(二條城)
기타노덴만구(北野天滿宮)은 교토 북쪽에 있는 사당으로 주신(主神)은 신라인이라던가?
이른 봄 매화꽃이 유명하고, 사당 내에는 사람들이 봉헌한 수백 개의 석등(石燈)이 있다.
이곳은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어 입시철이면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욕심을 내어 가고 싶은 대학을 두 개 쓰면 효험이 없어 모두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사당 둘레의 담벼락 밑에는 벼룩시장이 벌어져 가지가지 물건들을 땅바닥에 펼쳐놓고 있었고, 사당 입구에는 꼬치와 덴뿌라, 붕어빵 종류 등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죽 늘어서 있어 재미있었다.
기타노덴만구(北野天滿宮) / 쿄토(京都) 옛날 거리
긴가쿠로쿠온지(金閣鹿苑寺)를 비를 맞으며 들어가 경내를 한 바퀴 돌았는데 연못 한가운데 있는 본당은 3층으로, 지붕부터 전체가 금박을 입혔는지 황금빛으로 빛난다. 용마루 위의 봉황새는 순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입장권을 자르지 않고 주는데 세로로 기다란 부적(符籍) 모양이다.
집에 보관하거나 지니고 다니면 좋다고 하는데 글쎄... 14세기에 건축된 긴가쿠지(金閣寺)는 정원이 유명한데 불교의 극락정토를 현세에 재현하였다고 하며 아기자기한 숲속 길을 돌아 나오는 산책로가 정말 예뻤고, 이 정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일본인들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이런 절이나 신사(神社) 또는 신궁(神宮)들이 수도 없이 많다. 택시를 타고 가며 기사에게 절과 신사가 무척 많다고 했더니
‘도쿄(東京)에는 도로(町:마치)가 팔백 개, 교토(京都)에는 절(寺:데라)이 팔백 개’라는 속담이 있단다.
또 신사(神社)와 신궁(神宮)의 차이점을 물었더니 신사는 고승이나 학자들, 또는 조상들을 모시고, 신궁은 일본 개국신이나 황실의 가족을 모시는 것이 아니겠냐며 확실히는 모르겠다는 답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