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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이야기'이벤트에 응모합니다. 이미 한번쯤 읽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한 번 더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즐감하세요 ~
■ 럭키와의 8시간에 걸친 30km의 긴 산책 후기에 들어가기 전에.
제가 만일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좋은 곳을 안내해주는 관광가이드라는 직업을 갖는다면, 일정에 반드시 포함시키고 싶은 곳이 바로 한강 걷기운동 코스입니다. 한강 걷기운동은 2006년 고도비만 시절 다이어트를 막 시작하면서 처음 하게 되었는데 사시사철 때에 따라 바뀌는 그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같은 세금을 내고서 한강의 풍경을 만끽하지 못한다면 정말 아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봄에는 반포지구의 서래섬의 유채꽃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유달리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는 자양동 일대의 뚝섬지구에서 돗자리깔고 잔디밭에 앉아 강아지들과 노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가을에는 성수대교에서 동호대교로 이어지는 구간을 비롯해 한강의 곳곳에 흩날리는 갈대밭이 정말 멋지고, 겨울에는 강바람이 차긴해도 눈발이 날리는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로 이어지는 한강 여의도 구간을 걷는 것도 참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어제 럭키를 데리고 동작대교를 다녀왔습니다. 럭키는 동작대교에서 4년간이나 풍찬노숙을 하던 강아지입니다. 4년 전 어느 날 어린 강아지인 럭키를 누군가가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관리사무소 앞에 버리고 갔다고 하지요. 그 황량한 곳에서 덜렁 버려진 어린 럭키는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다행히 청소하는 아주머니, 매일 그곳을 산책하는 할아버지 한 분이 먹을 것을 챙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럭키란 이름은 비록 버려졌지만 이제부터라도 행운과 축복이 있으라고 청소 용역 아주머니께서 지어주셨다고 하지요. 그 때부터 오며가며 그곳을 보던 분들에게서 그 개의 이름은 '럭키'라고 알음알음 알려졌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었지요. 럭키를 구해달라고 홍여사님과 별님이 올렸던 바로 그 사진.
청소하는 아주머니도 퇴직하고, 산책하며 챙겨주시던 할아버지도 인천에 이사갈 즈음에 50대의 한 아주머니가 그곳을 매일 산책하다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검둥개 한 마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딱 봐도 버려진 지 알 수 있었던 그 개를 보고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고구마도 챙겨주고, 빵과 우유도 챙겨주며 럭키를 보살폈습니다.
왜 사료를 안챙겨줬을까요? 그 이유는 럭키에게 맞는 사료를 챙겨주면 럭키가 미쳐 먹기도 전에 비둘기들이 단체로 날라와서 그 사료를 먹어치웠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얼른 먹을 수 있는 고구마와 빵, 어떤 때는 피자 조각을 챙겨주기도 했답니다.
럭키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는 홍여사님 (박현주 간사 작품)
그렇게 매일 챙겨주다보니 이제는 하루라도 밥을 안챙겨주면 걱정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폭우가 쏟아져서 밖에 나가기 힘든 날에조차 "그 녀석이 굶고있을텐데"라는 생각에 기어코 그 비를 맞으며 가서 챙겨주곤 하셨지요. 영하 10도 밑으로 기온이 떨어져 유난히 추운 강가의 칼바람을 맞는 럭키가 얼어죽을까봐 담요와 스티로폼을 가지고 와서 허름하게라도 집을 지어주기도 했답니다. 그분이 바로 홍여사님입니다.
집에 데리고 가고 싶지만 집에 작은 시츄가 두 마리나 있는데다가 오랜 야생생활을 한 럭키를 아파트에서 살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괴롭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요.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언젠가부터 목줄도 없이 그곳을 지나다니는 검정개를 어서 잡아서 유기견센터로 보내라는 민원 신고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그개를 잡아먹겠다고 돌을 던지고 몽둥이를 갖고 덤벼드는 노숙인들도 있었지요.
잡아먹으려고 하는 사람들로 인해 위험에 처한 럭키 (박현주 간사 작품)
반포사업소에서도 민원이 많이 들어오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 개를 잡기 위해 119에 신고를 해서 그물망도 던져보고, 마취총도 쏴봤지만 전부 포획하는데 실패를 했지요. 럭키가 우리 집에 오기 바로 하루 전날에도 119에서 출동했지만 결국 럭키를 못잡았었습니다.
문제는 럭키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하다보면 놀란 럭키가 바로 위 올림픽도로로 도주하다가 차에 치어 죽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럭키를 무사히 집에 데리고 오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가끔 TV 동물농장에 보면 오랜 유기생활을 한 개 한 마리를 잡기 위해 10명이 넘는 전문가와 그물망과 대형 덫이 동원되어 하루를 꼬박 새서 포획하는 모습을 보곤 했기에 4년간이나 동작대교 밑의 넓다란 숲을 누비고 도망다니던 럭키를 어떻게 하면 무사히 구조해낼 수 있을까 정말 고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럭키에게는 마치 친 엄마처럼 따르는 홍여사님이 있었습니다. 럭키의 홍여사님에 대한 믿음과 홍여사님의 기지로 결국 피자빵으로 유인해서 이동장에 무사히 싣고 차를 타고 뚱아저씨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 날이 바로 6월 3일입니다.
■ 럭키, 5개월만에 다시 동작대교에 가다.
럭키가 뚱아저씨 집에 온 지 5개월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요. 오랜 야생생활로 숱하게 모기에 물린 럭키가 심장사상충에 걸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요. 게다가 어렸을 때 방치하다시피 버려진 럭키에게 정상적인 예방접종이 단 한 번도 있었을리가 없었습니다.
5개월의 시간동안에는 우선 럭키를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있을만큼 친해지는 것이 중요했지요. 자기 몸을 만지는 것에 대한 경계심이 너무 강해 목줄을 거는 것에 심한 거부감이 있었던 럭키였기에 무려 1달이 되어서야 목줄을 걸 수 있었고, 심장사상충 걸린데다가 콜레라, 파보, 독감, 장염 등의 항체는 전혀 형성되지 않았던 야생개 럭키를 치료하고 예방접종하는데만 꼬박 4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집에 온 지 5개월 10일만에 럭키가 자신의 고향이나 다름없던 동작대교를 다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을 찾아가는 럭키는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갔겠지만, 그 녀석을 그곳에 데려다주는 뚱아저씨나, 그곳에서 럭키를 기다리는 홍여사님에게는 설렘의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10시 드디어 럭키를 데리고 출발했습니다. 지금도 목줄을 거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녀석이라 아주 조심조심 살살달래가며 목줄을 걸고 드디어 나오게 되었지요. 엄청 흥분한 럭키녀석이 마치 낚시꾼에 걸린 월척이 팽팽하게 낛시줄을 밀고 당기듯이 목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겼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었지요.
밖에 나가자 흥분되어 목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며 걷는 럭키
럭키에게는 지난 여름, 처음 목줄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산책을 시켜주고 나서 바로 병원의 검진결과 심장사상충이라는 것이 판정되어 그것의 치료 때문에 산책을 시켜줄 수가 없었습니다. 심장사상충의 치료에는 흥분하지 않는 것, 무리하게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필수였기 때문이지요.
2개월간의 긴 심장사상충 치유를 위한 투약을 마치고, 중성화수술에 3차례에 걸친 예방접종까지 다 마친 것이 바로 지난 주였습니다. 생각해보면 4개월 동안 약아빠진 럭키 녀석 약먹이느라고 참 애 많이 썼습니다.
그동안 밖에서 함께 생활하는 흰돌이와 흰순이가 외출을 나가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워하며 울기까지 했던 럭키였는데 어제는 흰돌이와 흰순이의 부러움 속에서 뚱아저씨와 단 둘이서 외출을 하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오늘의 코스는 간단한 정도가 아닌 서울 광진구 자양동 뚱아저씨 집에서 나와 한강의 경치를 실컷구경하며 약 15km 떨어진 동작대교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30km나 되는 긴 산책이었습니다.
잠실대교 입구에서 기념 사진 한 장. 여기서 바로 한강시민공원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기부터가 바로 한강시민공원 산책코스입니다. 잠실대교 바로 앞.
제가 럭키의 마음을 다 알리는 없지만 그 녀석이 많이 흥분하고 들떠있는 모습은 역력히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나오는 산책에 아름다운 한강의 풍경을 보면서 아마도 기분이 무척 좋았겠지요. 오늘의 산책로는 잠실대교 - 청담대교 - 영동대교 - 성수대교 - 동호대교 - 한남대교 - 반포대교 - 동작대교로 이어지는 8개 다리를 통과하는 긴 코스가 되겠습니다.
요트장의 건너편에는 잠실종합운동장과 무역센터 건물이 보입니다.
어제는 새벽 날씨가 영하 0도였다고 하고 날씨가 꽤 춤다고 해서 조금 걱정하기도 했는데 막상 럭키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보니 약간의 긴장감도 갖고, 또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나오는 온기 덕분에 춥다는 생각이 전혀 안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럭키 녀석의 표정을 보면 이 녀석도 전혀 춥다는 것을 안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어제처럼 무려 8시간이나 산책을 하다보면 중간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개를 데리고 들어가서 먹을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제 도시락을 쌌습니다. 도시락은 현미밥에 집에서 먹는 반찬 몇 가지 정도로 간단히 준비했습니다. 럭키에게는 머슬비프라는 무염 소고기 동그랑땡을 간식으로 준비해갔지요. 이 무염 소고기 동그랑땡은 럭키가 말 잘들을 때 주는 특별식입니다.
럭키가 좋아하는 무염 소고기 동그랑땡.
잠실대교에서 출발해서 1시간쯤 걸어 성수대교에 도착해서 잠시 쉬면서 럭키에게 물과 간식으로 싸온 머슬비프를 몇 개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시간쯤 더 걸어 한남대교를 조금 지나서 있는 휴식공간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지요.
성수대교 - 동호대교 코스에 있는 갈대숲길.
중간에 따뜻한 벤치에서 잠시 휴식.
이곳은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중랑천교 목조 다리입니다.
어제 이렇게 간단히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었습니다. 야외에서 먹는 도시락은 무척 맛있지요.
점심먹고 휴식 시간에 잠시 럭키 녀석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식사를 한 한남대교 휴식공간에서 목적지가 있는 동작대교까지는 중간에 한강다리를 건너야하는데 이 곳을 건너기가 가장 좋은 다리가 바로 반포대교 밑에 있는 잠수교입니다. 예전에는 잠수교 다리를 걸어서 건너면 무척 을씨년 스러운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꽤 정리를 잘해놔서 걸어가는데 전혀 부담이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강의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는 다리 중에 사람이 건너기 좋은 다리가 몇 개 있는 데 광진교, 잠실철교(옆 걷기다리), 잠수교가 대표적입니다. 다른 다리들은 걸어서 건느려고 하면 차들 틈에 끼어서 걷는 느낌이 들어서 별로지만 이 다리들은 걷기에 아주 쾌적합니다.
멀리 한강을 건널 수 있는 반포대교 밑 잠수교가 보입니다.
이곳에는 이렇게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어서 걸어서도 위험하지 않고 편하게 건널 수 있습니다.
드디어 한강을 건넜습니다. 건너면 바로 서울시민 세금을 낭비한 전시행정의 전형인 세빛둥둥섬이 보이지요. 시민의 세금을 마치 주머니 쌈짓돈처럼 제 마음대로 쓴 정치인들 때문에 교육예산, 복지예산 등에 쓸 돈이 모자라지요. 세빛둥둥섬 하나 지을 비용이면 최소 1만 마리 이상의 유기견들을 안락사 시키지 않고 주인을 찾을 때까지 위탁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 수 있지요.
잠수교를 건너가면 바로 보이는 시민의 세금을 낭비한 자기과시형
전시행정의 전형인 세빛둥둥섬.
자, 이제 드디어 럭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동작대교 다리 밑의 숲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4년 전 누군가가 박스에 넣어 버리고 간 바로 그 장소인 한강시민공원 반포센터도 있습니다. 그리고 20분쯤 후면 럭키의 엄마와도 같은 홍여사님도 만날 수가 있지요.
4년 전 이 곳에다가 어린 강아지인 럭키를 박스에 넣어서 버렸다고 합니다. 그 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미우나 고우나 정들고도 익숙했던 숲의 냄새를 맡아보는 럭키
이 곳이 바로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중간쯤에 있는 서래섬입니다. 봄에는 유채꽃이 정말 아름답게 피는 곳이지요.
■ 홍여사님과의 상봉
이제 곧 럭키는 친엄마와도 같은 홍여사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동안 홍여사님이 뚱아저씨 집을 10번 이상 방문해서 함께 병원도 가고, 럭키에게 간식도 싸오고,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이불도 가져다주셨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럭키가 홍여사님을 만나러 온 날입니다. 저 멀리서 홍여사님의 인기척을 느낀 럭키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홍여사님과 럭키가 조우를 하는 그 순간의 모습은 정말 감동 그 자체입니다. 이 때는 줄을 풀어놔도 도망갈 염려가 없지요.
저 멀리서 오는 홍여사님을 알아보고 흥분하기 시작하는 럭키
한바탕 껴안고 볼에 뽀뽀하고 난 후. 홍여사님을 쳐다보는 럭키
아이컨텍을 하는 럭키와 홍여사님. 참 아름다운 장면이지요?
지난 몇 년 동안 럭키를 돌봐왔지만 홍여사님은 럭키의 리드줄을 단 한 번도 잡아본 적이 없었답니다. 아무리 홍여사님이어도 4년간 온갖 위험을 다 감지하며 생존해온 럭키에게 목걸이를 할 수도 없었고, 그랬기에 리드줄을 걸어서 산책을 한다는 것도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드디어 홍여사님이 럭키의 리드줄을 잡고 산책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생전에 럭키의 리드줄을 잡고 산책을 할 줄이야..."라고 하시는 홍여사님의 마음이 다가오더군요.
럭키는 홍여사님에게 리드줄을 잡힌 채 자기의 안방이나 다름없던 동작대교 다리 밑의 이곳 저곳을 안내하기 시작했습니다.
럭키가 아지트나 다름없던 동작대교 다리 밑을 올라가고 있다.
이곳에서 움직이는 럭키를 포획하는 일은 정말 어렵고도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그날 그렇게 피자빵으로 럭키를 포획하지 않았다면 온전히 살아서 포획할 수나 있었을까 싶습니다.
"내가 다시 이곳을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듯 감개무량해하는 럭키
바로 옆은 올림픽도로입니다.
정든 곳을 왔으면 영역표시를 해야겠지요? ㅋㅋ
어제는 날씨도 추워서 그곳에 많은 사람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키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여러명 있더군요. 그곳에서 꾸준히 청소용역을 하는 아저씨와 바로 한강시민공원 반포센터 직원들이었습니다. 특히 그 직원들은 럭키를 유기견센터에 넘기지 않고 좋은 곳으로 입양보낼 수 있어서 정말 기뻐해주신 분들입니다.
청소 용역하는 아저씨가..
"아.. 이 녀석 죽지 않고 잘 살고 있었네"라고 하며 반가워하더군요.
럭키의 입양 사실을 알고 있는 한강시민공원 반포센터 직원들은 오랜만에 온 럭키를 보고 정말 반가워하더군요. 순찰중에 일부러 차를 돌려서 다시 와서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럭키가 좋아하는 고구마를 쩌온 홍여사님과 받아먹는 럭키.
■ 홍여사님과 럭키 - 서래섬에서
서래섬을 가기 위해 작은 다리를 건너고 있는 중
서래섬 옆의 한강길
이곳이 바로 서래섬입니다. 봄에는 유채꽃이 무척 아름답게 피는 곳이지요.
서래섬과 그 옆의 작은 호수
홍여사님에게 재롱을 피는 럭키
럭키야 행복하니?
따뜻한 햇볕을 쬐면서 안심이 되는 홍여사님의 옆에 앉아서 쉬고 있는 럭키
■ 돌아오는 길
홍여사님과의 꿈만 같은 시간을 보낸 럭키는 이제 집으로 가야할 시간입니다. 홍여사님과 럭키의 만남의 장면처럼 헤어짐의 장면도 늘 안타깝습니다. 홍여사님은 럭키와 헤어지는 것이 마치 어린 아들과 헤어지는 엄마의 마음과 같은가봅니다. 하지만 럭키에게 어제 제가 약속을 했습니다.
" 럭키, 이 녀석 너 말 잘들으면 내년 꽃피는 봄에 또 데리고 올께.. 알았지?"
럭키가 그 말을 알아들었나봅니다. 집에서는 홍여사님만 다녀가면 얼마나 우는지 딱해서 못볼 지경이었는데 어제는 마치 "엄마 나 말 잘듣고 있을께요. 다음에 또 봐요"하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헤어지더군요. 이 녀석 철들었나? ㅎㅎㅎ
출발할 때는 그렇게 팽팽하게 잡아당겨졌던 줄이 이제는 아주 느슨하게 교감이 되고 있습니다. 럭키가 한결 여유를 찾은 것이지요.
나 오늘 잘했어요? 라는 듯이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보는 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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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잘했어 럭키야.. 우리 다음에 또 오자. "
■ 럭키와 30km나 되는 긴 산책을 한 이유
어제 럭키와 한 8시간 30km의 긴 산책은 럭키에게도, 제게도, 홍여사님에게도 모두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럭키를 무리해서라도 걸어서 그곳으로 데리고 간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럭키가 8시간이나 오며 가며 많은 사람과 개들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과 다른 개들을 두려워하거나 적대를 갖게하지 않기 위해서이고 둘째는 한강시민공원의 탁트이고 멋진 풍경을 보면서 럭키도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맘껏 풀어보라는 뜻이기도 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팽팽하게 무척 긴장했던 럭키가 돌아올 때쯤에는 한결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장사상충 치료를 한 지 3개월 정도가 되어서 다소 무리한 산책이 아닐까도 싶었지만 워낙 체력이 좋았던 녀석이라 그런지 집에 와서 곤히 쿨쿨 자고는 오늘 아침에는 멀쩡하더군요.
럭키가 우리집을 방문한 조카를 물고, 또 A/S 기사를 물어서 무척 곤란을 겪게 하긴 했지만, 럭키를 미워하거나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만약 이 녀석을 돌보기가 힘들다고 포기하면 다른 그 누구도 키우기 힘들테니까요.
이제 우리 집에 온 지 5개월.. 조금더 시간이 지나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해치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또 인내와 끈기를 갖고 꾸준히 교육을 시킨다면 럭키도 알아듣겠지요. 어제의 긴 산책을 계기로 앞으로는 럭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자주 한강시민공원에 산책을 시켜줄 생각입니다.
걷기운동으로 단련된 뚱아저씨이니만큼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집 강아지들 산책 하나만큼은 실컷 시켜줄 자신있으니까요. ㅋㅋ
럭키와 함께한 동작대교 산책,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날씨가 무척 추워지네요.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줄입니다.
아침 10시에 출발을 했는데 집에 도착할 때쯤 되니까 벌써 해가 뉘엿뉘엿 기울며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귀가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첫댓글 홍여사님 옆에 앉아서 웃고 있는 럭키 모습이 너무 예뻐요~ 저도 같이 웃게 되네요^^
이미 봐서 잘 알고 있는 내용 이지만
볼때마다 감동입니다.
홍여사님. 뚱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두분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에 럭키는 없었겠지요.
럭키야! 행복하지?
아이컨텍하는 사진은..... 정말..... 잊을수 없는 사진입니다......
또 읽었는데도 감동입니다..
조마미님 말씀처럼 알고 있으면서도 또 읽어도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에요.
홍여사님, 뚱아저씨님 감사해요. 잘 버티고 살아준 럭키야 고마워. 사랑해~
언제 보아도 감동적인 럭키이야기~~
탄탄한 스토리, 감동의 사진들, 막강한등장인물(조연까지도감동),
수려한배경, and 맛난먹거리ㅠㅠ
어느것 하나 빠짐이없는 완벽한 여행스토리구만요~~~
지는 우짜요~~ 짱아델꾸 여행가는디 건질 사진이 있을랑가봉가@@@
자운영님 작품 기대할게요~~
어름다운 동행...이야기입니다...중간에 홍여사님과 함께 사진들이...너무 아름답습니다..럭키....복 많이 받고 행복하게 살그라.....^^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흑흑...♡♡♡
저는 오늘 처음보네요. 럭키의 마음속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어요. 아직 아픈기억 다 잊지는 못했겠지요? 그래도 홍여사님과 뚱아저씨, 흰돌흰순순심이가 있으니까 점점 더 행복해질 수 있을거예요.
글을읽는내내 울다웃다~다행히 홍여사님과 뚱지기님과 인연이되어 살수있었다는것에 얼마나 고마운지요 ^ ^
밝은 럭키의모습..넘 귀엽구 사랑스럽네요 ㅎ
럭키야~이젠 지난아픈과거는 다~잊고 뚱지기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지내~럭키 알라븅~~♥*^ ^*
역시 책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울 럭키도 건강하고 힘내...^^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