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전화번호부가 매년 발행되었고
그와 함께 연관 직업인 전화교환 안내업이 성업을 이루었습니다.
((1977년 부산체신청에서 발행한 경남지역 전화번호부))
먼저, 매년 전화국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꼭 받아야 했습니다.
전화번호부에 가정이나 가게,회사에 사용중인 전화번호를 등록할거냐, 말거냐 그런 종류로 말입니다.
한 줄만 기입되는 것은 무료로 올려졌구요,
조금 면적을 차지하는 것은 따로 돈을 내고 올리기도 하였었지요.
전화번호부를 둘러보는 재미는 몇가지가 있습니다만,
누구의 이름이 제일 먼저 올려져 있는가 하는 것이었고 그 이름을 직접 확인하는거였습니다.
아마도 첫 자에 성씨가 "가"氏가 있었지요. 그것도 몇 사람이 되었지요.
그 다음엔 본인들과 관계된 전화번호로 주로 부모님 명의로 이루어졌으므로
아버지의 함자를 확인하는 것도 빼먹으면 안되는 일이었습니다.
그 때 다들 느끼셨겠죠.
동명이인이 아니라 동명 다인이 부산지역만 따져도 그렇게 많다는 것을요.
보통 수십 명에서 심하면 수 백 단위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느 이름이 제일 많이 나오는가 이 것 저 것 찾아보고 그랬죠. 땡전 안되는 일을 말입니다.ㅎㅎ
그래서, 필히 이름 뒤에 주소지를 확인하고 전화번호도 확인하고 그랬죠.
번호나 주소가 오타로 기록되었나 안되었나 겸해서 말입니다.
간혹 색깔있는 볼펜으로 관련 당사자의 이름, 상호가 있는 곳에 동그라미 표시를 그려두기도 했습니다.
아뭏든 전화가 있는 지인 친척들의 모든 번호를 찾아보고 나면 전화번호부는 어딘가에 내동댕이 쳐졌고
저게 어디로 갔는지, 폐품으로 처리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천대받았죠.
그러다가, 이 것도 매년 행사로 한번 정도 이 책 때문에 난리가 날 때가 있었을겁니다.
114로 물어보면 안되는 일인지 몰라도 꼭, 전화번호부를 봐야되는 경우가 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이 넘의(?) 책은 어디를 갔는지...^^;;; (생략)
책을 이야기 하면서 전화교환 안내양의 이야기를 드렸지요.
참, 많은 인원이 채용되어 이 업무에 투입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같으면 컴퓨터로 쳐서 간단히 찾을 일도 그 때는 오직 이 전화번호부 책에
ㄱ,ㄴ,ㄷ,ㄹ 순으로 나온 이 책에 의지하여 등록된 모든 번호를 안내하였죠.
물론, 자주 묻는 번호는 따로 적어놓고나 암기하여 바로 바로 알려주었겠지만.
대부분은 책을 뒤져야하는 그런 경우였습니다.
114 안내양과 통화 후, 조금 기다리다보면 들려오는 소리.
""" 뽀시락~ 뿌시럭~..."""
안내양이 책을 뒤적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으십니까?...^^
그래서, 대접받는 안내양이 나오기도 하였죠.
전화번호를 많이 잘 외워, 많은 교환 건수를 자랑하였던 암기 실력이 뛰어났었던 베터랑급 안내양.
이 당시엔 얼마나 그런 사람들을 대우해 줬는지를 알만한 일화 하나 소개해드리죠.
요즘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지요. "세상에 이런 일이~..."
그 때에도 이름은 기억나진 않지만 그런 비슷한 종류에 프로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진기명기'를 소개하는 프로였던 것 같습니다.(변웅전氏가 사회를 맡은 것 같네요.)
한번은, 서울에서 근무하는 전화교환 안내양이 나왔죠.
안내양 한 명과 전화번호부를 손에 든 10명의 대결 참가자가 시합을 벌였죠.
물론, 결과는 예상되시겠죠.
그래서 따로 더 테스트를 합니다.
그렇게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서울의 한 장소의 전화번호를 몇 차례 묻는...
그런데, 한 차례도 틀림이 없이 다 맞추는 과정을 지켜본 방송국의 관람 인파에서 탄성의 소리가...
그건 시청하던 전 국민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그참~ 대단하다, 대단해~..."
" 저걸 우떻게 다 외워서 알고 있을꼬?..."
오늘은, 화기치상과 함께하는 전화번호부와 관련된 추억에 이야기였습니다...^_^
첫댓글 114 안내가 우리 어려서부터 조금 컸을 때까지는 무료였던 것 같네요.
비싼 전화요금을 무는 소비자에게 서비스 하는 측면과
하나라도 퍼뜩 소개하여 통화를 유도하는 측면에서 운영했었던...^^
그래서 정체가 심했던 전화번호 안내를 빨리 빨리 했어야 했고
당연히 번호 안내가 빠른 안내양은 한국통신이란 회사에서는 잘~ 대접 받았겠죠...^^
제 이름이 흔하지않은 이름이라 혹시 동일 이름이 있나 찿아봤던 기억이 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