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차분하다.어느 좌석에서는 조용히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겨있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나란히 앉은 친구들끼리 열 띤 토론장이 된 곳도 있다.

의외로 생각돼는 일은 누구하나 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새벽에 나왔으면
아침 잠을 설쳣으련만, 어쩌다 마주치는 동기들의 눈동자는 생기가 있고 활력이
넘친다. 호기심과 기대가 한 눈에 보인다. 문득 이번 행사를 잘 꾸몄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열차가 서행을 한다. 창 밖을 보니 " 대전 "이란 팻말이 보인다. "천안"을 지난지
불과 20 여분만에 벌써 대전이다. 수서역에서 대전역까지는 200 KM 거리다.
보통 열차로는 2시간,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달려도 2시간 20분은 족이 걸리는
거리다. SRT고속 철도의 위력을 실감한다.

열차는 계속 달린다 청명한 하늘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따스한 햇살이 차창 안으로
스며든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름답다.깊은 상념에 빠져있는 동안
현대 자동차 총무팀에서 메세지가 왔다. 울산역에 벼스가 대기하고 있다는 내용과
담당 기사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도착 바로전에 기사에게 전화 연락 해
달라는 부탁이다.

울산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17분, 수서역을 떠난지 2시간 12분 만이다.역 광장에
나서니 마중 나온 현대 자동차 안내 담당 직원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화장실
다녀 올 시간 10분을 준다.노인들의 생리를 잘 아는것 같다. 우선 여유있는 영접에
호감이 간다.

자리를 이동하여 광장을 빠져나오니 길가에 "현대 자동차 주식회사" 란 문양이
새겨진 대형 버스 2대가 나란히 대기하고 있다. 1호차에는 32 명, 2호 차에는
33 명이 탑승, 허리가 긴 대형 버스 2대는 예정대로 11시 40분, 울산역을 출발,
울주군의 논과 밭을 지나고 강줄기를 건너서 울산시를 통과 45분만에 현대 자동차
울산 공장에 도착.

직원들이 본관 건물 입구에 일열로 서서 정중하게 시찰단을 영접한다. 정장에
어울리는 영접이다. 직원과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공손히 머리숙여 경의를 표한다.
사전에 교육이 있었던 것 같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넓은 홀에 새로 출시 할 최신형 자동차 모델들이 진열되어 있다.
시찰단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현대 자동차를 다녀갔다는 증명이라도 하는듯,
서둘러 혼자 또는 그릅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곧이어 일행은 홍보용 상황실로 안내되었다. 좌석이 100 석까지 증설이 가능한 소강당
규모다. 방문객이 많다보니 실내장식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다. 방음벽에 푹신한
소파와 낮은 천정, 무대쪽 넓은 공간이 전체적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홍보실장의 환영사와 현대 자동차의 8분짜리 홍보용 영화가 상영되고 현대 자동차의
부사장이 연단에 나와 환영 인사를 한다. 시찰단에 대한 최고의 예우다. 우리측에서는
준비 해 간 황금색 감사패를 증정했다. 이에 대한 답례로 현대 자동차 측에서는 고급
우산, 현대차 모형 미니어처, 그리고 휴대용 손톱깍기,손톱마무리 줄, 가위, 귀후비게,
등이 들어 있는 예쁜 가죽 케이스를 큰 봉투에 넣어 65 명 전원에게 돌아가도록 준비
해 주었다.

드디어 자동차 생산 과정을 참관하기 위하여 일행은 타고 온 버스에 올랐다.
같이 탑승한 안내 직원이 안내를 시작한다.
" 현장 안내 코스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보통은 버스를 탄 채 공장 외각을
도는 정도인데, 제가 오늘 모시는 용산고등학교 10회 동기분들은 VIP 분들이기 때문에
자동차의 생산과정을 가까이서 직접 볼수 있도록 도보로 안내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울산 공장의 총 면적은 약 150만평에 이릅니다. 이 공장 안에는 모두 6개의 생산
라인이 있습니다. 그 중 단일 차종으로는 국내외 가장 인기있고 많이 팔리는 아반떼
( 수출 명 엘란트라 ) 생산 과정을 안내 하겠습니다.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
입니다.) 그리고 청취 가능 거리가 50m 인 이어폰을 각자에게 나누어 준다.
앞서가는 안내원이 자동차의 제조 과정을 열심히 설명한다. 프레스 과정부터 막판
도장까지 대부분의 공정이 로봇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자동차 한대 생산 하려면
부품 2만개 이상이 필요하단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은 기계산업의 꽃이라고.
10초 당 차 1대, 하루 6천여대의 차를 생산 해 내는 이 공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라고 반복한다.거대한 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공정과 공정을 이어주는
롤러구르는 소리가 한데 어울려 안내인의 설명이 자주 끊긴다.
롤러에 실려 온 거대한 차의 부품이 작업대에 옮겨지면 키 큰 로봇이 사쁜이 들어
올려 정확한 장소에 껴 맞추는 장면이 가관이다. 이 모든 작업이 정밀 컴퓨터에
의하여 조정되고 있다.

수출 전용부두에 이르러서는 한층 더 경이로운 장관에 시선을 떼지 못한다.
드 넓은 광장에는 승선을 기다리는 수천대의 수출용 승용차가 보기 좋게
정열되어 있다. 부두 끝 바닷가에는 햇빛을 등지고 커다란 물체가 하늘을 가리고
우뚝 솟아있다. 자동차 운반선이다. 1회 운반 용량이 최대 6천대 이나, 보통 4천5백대
정도를 싣는다고 한다.

공장 시찰을 마치고 울산 "한마음" 식당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오후 2시, 현대 중공업
정문이 5분 거리에 있다. 주상 복합 건물 2층에 넓은 공간이 식당이고 한쪽으로 넓은
방이 시찰단을 위해서 준비되어 있었다. 도착하기전, 식당이 과연 65 명을 수용 할수
있는 공간이 있을가? 은근히 걱정을 했으나, 나의 공연한 기우였다는 것을 인정 할수
밖에 없었다. 이미 예약 한대로 식단은 불고기 정골, 주류는 일체 주문하지 않았다.
( 다음 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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