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영면하소서!! 어머니
지난 세월 뒤돌아보니 어머니 나이 오십팔세에 제가 시집을 왔고 제 나이 오십팔세에 어머니는 멀고 먼 황천길을 홀연히 가셨습니다
어머니와 제가 고부간이 된 40년 세월입니다 소시절에 청산이 되셔서 7남매를 홀로히 키우시며 호랑이 같은 시부모와 일에 치여 살다가신 70년 무성한 숲과 같은 세월이었습니다
많은 자녀가 있어도 속내 털어 놓고 말 하고픈 자녀가 없었는지오
십수년간 누렁이 소 한마리 키우시며 뒷칸에서 소죽을 끓이시던 어머니
그 어머니의 벗은 누렁이 소 '우엉이'이 였습니다 우엉,우엉 우엉아
볼멘 목소리로 소리없이 우시던 어머니
그 우엉이가 효자 였으니 매년 송아지 한마리씩 생산하여 장날에 내다 파신 돈으로 아들 딸내 차례 차례로 살림 보태어 주시다가
마지막 송아지 파신 돈으로 내 죽으면 장례치를 돈을 형님에게 맡겨 두었다고 하시곤 다시는 우엉이를 키우지 않으셨지오
그리고 뒷밭에 메주 콩을 심어 해마다 며느리 딸네에 메주를 만들어 주시다가 이제는 마지막이다 하시고 손을 놓으신지
28년 세월동안 자기 누우신 안방을 지키다가
호호 할머니로 98세까지 살다가신 어머니
그 어머님이 가시는 날 무수히 비가 내렸습니다 마지막 누우실 자리를 오르는 길이 너무도 질퍽 거렸고
각기 세월은 깊었지만 어머니 세월속에서는 여전히 어린 자녀들이 그 어머니를 뒤따라 가며 슬피 울었습니다
50년만에 다시 만난 낭군님께 나란히 누워 도란 도란 속삭이는 말씀 내 영감 복은 없어서도 딸 셋 복은 무량대복이외다
동순이 현숙이 영숙이가 번갈아 가며 나를 돌보고 옷 갈아 입히고 목욕 시켜 주고 내 참 편하게 지내다 왔수다
껄껄껄
이렇게 두 분이 하나가 된 것입니다
지금 어머니가 가신
주인 잃은 집 뒤 정구지 밭에는 풀이 무성히 자랐고
어머니가 젊은 날 나무를 하려 다니시던 길엔 잡초가 무성히 길을 에워싸고 있지만
그 속엔 쩡쩡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와 젊음이 살아
성큼 성큼 다가 섭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이 없으시다고 이자식 저 자식 챙기시고 염려하시던 어머니
그러나 자식들이 그 어머니 맘을
열에 하나를 헤아리지 못하였습니다만
이 둘째 며느리의 맘도 제 자식에 대한 맘이 어머니 이상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 컷 객지에서 생활하는 제 아들이 생존 경쟁속에
살아 가느라고 주말 부부가 되어 따뜻한 밥 한그릇 편히 먹을 수 없게 되었답니다
어머니 가시는 그 순간까지 긴 시간 정신은 영롱하셨지만 내 손자 집에 가서 거하시겠다는 뜻을 전하신 바 없으셨고 전할 말씀 계신다고 단 한번도 찾으신 적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내가 일년에 한번씩 너의 집을 찾으마고 아예 노자돈 일푼 놓고 가시지 않으신 뜻은 "애닳다" 내 아들 영동이에게 짐 지우신 세월을 생각하시고 그 자식에게는 짐 지우지 않으시려는 깊고 고고한 뜻이었지오 어머니는 그렇게 맑고 고르신 분이시지오
아직 슬하에
넷 아들과 세 딸이 있사오니 제각기 길을 열어 주시고 아픈 몸들 다들 고쳐 주고 가시옵소서
한 세기를 가득 채워 살다가신 어머니 그 어머니의 성품은 한마리의 학과 같으신 분이었습니다
활짝 핀 수국과 같은 해맑은 미소를 지니신 분이었습니다
언제나 긍정적이시고
가급적 폐를 끼치지 않으시려는 분이었습니다
어머니 며느리라서 참 행복했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오십년만에 다시 만난 낭군님과 함께 편히 영면하소서!!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둘째 며느리입니다> 2017년 추석에 다녀오다
어머니 편히 영면하소서!! 사랑합니다 (2016년8월30일/음력7월28일 영면하시다) M.한 오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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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남진희 회장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이신디목사님
깊고 넉넉하신 사랑 지심이
언제나 감동됩니다
귀하신 분
참으로 감사드리오며
축복의 큰 통로가 되시길
앙망하옵고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울 엄니가 보고싶네'''북망가신 울엄니...
용두산님
감사합니다
엘레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