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KTX 개통 20주년 기념사 원문을 조금 편집한 것입니다. 본문에 호남선, 경부선 등 다양한 철도 노선 이름이 나오는데, 음차한 후 뒤에 ‘선’을 'line'으로만 바꿔서 말하시면 됩니다.
글로서리:
1. 한국철도공사: Korea Railroad Corporation (KORAIL)
2. 국가철도공단: Korea National Railway
3. KTX-청룡: KTX-Cheongryong
4. 2복선화: Double track railway
5. 호남고속철도: Honam high-speed railway
6. 동서고속화철도: east-west express railway line (비공식)
본문:
국민 여러분, 대전 시민 여러분, 철도 관계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KTX의 스무 살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뜻깊은 날을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대전역은 대한민국 철도의 역사가 깃든 중요한 장소입니다. 1904년 대전역이 건설되고,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대전은 발전의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어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어 대전은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대전역은 기차 여행의 중간 기착지로서 추억이 서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장시간 기차를 타야 했던 시절, 대전역 플랫폼에서 먹던 국수는 허기를 달래주는 별미였습니다.
2004년 KTX 개통으로 대전은 전국을 빠르게 연결하는 중추 도시로 도약했습니다. 이제 대전은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이 자리한 대한민국 철도의 중심입니다. 오늘 우리는 대전 시민 여러분과 함께 철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대한민국 철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다시 한번 KTX 개통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4년은 한국철도 개통 125주년, 지하철 개통 50주년, 그리고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899년 경인선 개통은 근대화를,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은 대중교통의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2004년 4월 1일, 우리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고속철도를 개통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국토의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수도권과 지방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됐습니다. 고속철도는 지금까지 11억 명 이상이 이용한 국민 철도가 되었습니다.
고속철도 20년의 성과를 토대로 더 새롭고 빠르며 편리한 ‘철도 혁명’을 시작하겠습니다. 조금 전 대전역 플랫폼에서 차세대 고속열차 ‘KTX-청룡’의 명명식을 가졌습니다. 청룡의 해에 출발하는 차세대 KTX가 힘차게 비상하기를 기원하며 국민께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KTX-청룡’은 설계 최고속도 352㎞, 운행 최고속도 320㎞로, 국내 고속열차 가운데 가장 빠릅니다. 또한 우수한 속도 조절력을 갖추고 있어 정차역 간 거리가 짧고 곡선이 많은 우리나라 철도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설계, 엔지니어링, 디자인을 비롯한 열차 제작 전 과정에서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고, 부품 국산화율도 87%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정부는 KTX-청룡이 더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고속철도 운영 방식을 개선하겠습니다. 올해 5월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 KTX-청룡을 투입하고, 이동시간을 최대 30분 단축하는 급행 고속열차를 확대하겠습니다. 급행 고속열차는 서울-부산을 2시간 10분, 용산-광주를 1시간 30분 만에 오가게 될 것입니다. 경부선 하루 4회, 호남선 하루 2회 시범운행을 시작하겠습니다. 2028년 평택-오송 2복선화가 완료되면 급행열차의 횟수를 늘리겠습니다. KTX-청룡이 국토를 누비며, 지역에 발전의 동력을 공급하고, 국민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은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고속철도는 지역을 빠르게 연결해 산업을 연계하고 투자를 창출합니다. 정부는 ‘속도 혁명’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고속철도망을 전국으로 확대해 전국 2시간 생활권을 실현하겠습니다. 인천과 수원에서 KTX를 타고 부산과 목포로 바로 갈 수 있는 직결 사업을 임기 내에 완공하겠습니다. 올해 말, 중앙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마지막 구간인 안동-영천을 개통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연결하겠습니다. 동해선 포항-삼척 구간과 서해선 홍성-송산 구간을 개통해 고속철도망을 완성하겠습니다. 광주-목포 간 호남고속철도,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를 차질 없이 완료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철도 가족 여러분, 정부는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고속철도의 비전을 현실로 이루어내겠습니다. 고속철도를 기반으로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국민의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도 고속철도처럼 달릴 것입니다.
다시 한번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