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985
반야심경086
동봉
결분結分(01)
반야주般若呪(1)
고로알라 반야로써 바라밀다 하는말씀
아주아주 크나크게 신비로운 주문이며
크게밝은 주문이며 위가없는 주문이며
견줄수가 없으면서 평등하온 주문이라
이세상의 온갖고를 남김없이 제거하고
참스럽고 실다워서 허망하지 아니하니
그러므로 반야로써 바라밀다 하는주문
내가이제 설하리니 그주문은 이러니라
故知般若波羅蜜多是大神呪是大明呪是無上呪是无等等呪能除一切苦真實不虚故說般若波羅蜜多呪卽說呪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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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에는
1928년에 세워진 스리랑카 사원이 있다
내가 탄자니아에 체류하고 있을 때
다르에스살람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다
2005년도 가을 랑카절에 처음 들렀다
주지 판냐 세까라 스님이 반갑게 맞으며
한국말을 몇 마디 한다며 친근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가리키며 '나'라고 했고
나를 가리키면서 '너'라고 했다
초면이라 내가 큰절을 하는데
그는 고개 하나 까딱하지 않은 채
묵묵히 내 절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는 합장도 하지 않은 채 차를 우렸다
속에서 슬슬 부아가 치밀어오르고 있었다
그때 마침 예전에 타일랜드泰國에 갔을 때
타일랜드 스님들이 우리 한국인 승려를
소 닭보듯 하던 게 생각이 났다
그래서 슬며시 마음을 안으로 눙쳤다
스리랑카 티black tea에 설탕을 듬뿍 넣어
내게 건네며 그가 입을 열었다
"나 봤냐!"
말 끝을 올리지 않았다
나를 알고 있느냐고 묻는 게 틀림없었다
내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으음, 처음 보는데!"
그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너 점보 나 봤냐!"
점보Jumbo라면 '거대하다'는 뜻이니 좋다
그런데 스와힐리어로 잠보Jambo가
우리말 '안녕'처럼 인사말이다
아무렴 나를 점보로 부르진 않을 터
어쩌면 스와힐리어를 섞은 인사일 것이다
분명 내게 '잠보'라 인사를 건넸으리라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스와힐리어로 답했다
"으음! 잠보 잠보! 지나 랑구 키포!"
그가 그제서야 자기 이름을 영어로 말했다
"오, 기포! 디씨즈 세까라, 판냐 세까라!"
비로소 우리는 크게 너털웃음을 웃었다
판냐 세까라Pannya-Sekara였다
나는 그의 판냐를 '봤냐'로 알아들었고
그는 내 '처음 보다'를 '점보'로 들은 것이다
산다는 게 이처럼 재미있다
빛은 저 멀리 태양으로부터
자그마치 1억5천만km를 단숨에 달려와
우리 지구를 비추고 사물을 비추고
산과 들, 강물과 바다를 고루 비추면서
사람을 비롯하여 숱한 생명을 살리는
참으로 소중한 그 무엇이다
석가 예수는 없을지언정 빛이 없고서야!
모하메드와 공자는 없을지언정
태양으로부터 날아 온 빛과 에너지 없이
어떻게 생명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2014년 이맘 때
《아미타경을 읽는 즐거움》을 집필하면서
새로운 삼보설新三寶說을 제창하였다
새로운 삼보는 곧 해와 달과 별이다
만 서너 해가 지났지만 내 생각은 여전하다
태양빛과 태양에너지는 소중하다
물론, 그럴 일은 전혀 있을 수 없겠지만
비록 태양이 있더라도 빛과 에너지가 없다면
그래서 열원熱源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끔찍한 편이다
빛을 담고 있는 이 고귀한 에너지를
지구는 프리즘prism을 통하여
지구촌 모든 생명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 때 프리즘은 대기권atmosphere이다
대기권을 통과한 빛과 에너지는
다시 모든 낱낱 생명들에게
필요한 성분과 빛과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들 세부적인 프리즘이 복福바라밀이다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바라밀 5가지다
그럼 반야慧바라밀은 어떤 것일까
이어져 온 글에서 이미 느꼈을 터이지만
대기권大氣圈이란 프리즘이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복덕바라밀이 비록 뛰어나다 하더라도
반야지혜가 결여된 복(덕)바라밀은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낄 수는 있겠으나
무명업식無明業識을 완전히 녹이고
윤회를 벗어나는 게 그리 녹록하지 않다
반야바라밀이라는 거룩한 프리즘은
이처럼 총체적인 분광分光 스펙트럼이다
이태전 이 즈음《금강경》을 풀면서
여섯 가지 바라밀을 프리즘에 견주었는데
그 말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다
단 그 때는 프리즘에 비유하기는 했으나
대기권이 '반야 프리즘'이라 하지 않았다
반야에는 오직 반야 성분만 들어있지 않다
반야에는 보시 지계 인욕을 비롯하여
정진 선정바라밀 성분이 일정량 들어있다
이는 마치 모든 바닷물에는 35‰(퍼밀)의
'염분비일정의 법칙'이 적용됨과 같다
퍼센트per cent(%)가 '백분율'이라면
퍼밀per mill(‰)은 '천분율'이다
경전 이름에《반야바라밀다심경》과
아울러《금강반야바라밀경》따위는 있는데
<보시바라밀경>이라든가 나아가
<선정바라밀경>이란 경전 이름은 없다
바라밀에서는 '반야'가 으뜸이기 때문이다
이《반야심경》의 '반야바라밀'이
나머지 다섯 바라밀의 성질을 담은 채
대기권이라는 거대한 프리즘을 통과한다
이처렴 대기권을 통과한 빛과 에너지가
모든 사물 모든 생명체 하나하나마다
개별 프리즘을 통과시켜 빛을 선사한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은 크게 일곱 색을 띤다
이른바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이다
이 일곱 가지 빛깔은 눈으로 볼 수 있다
이들 가시광선可視光線 양쪽으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불가시광선이 있다
왼쪽이 긴 파장의 적외선赤外線이고
오른쪽이 짧은 파장의 자외선紫外線이다
적외선은 붉은赤빛 바깥外 선線이고
자외선은 보랏紫빛 바깥外 선線이란 뜻이다
인프러레드 레이즈infrared rays와
울트라바이올렛 레이즈ultraviolet rays에
인간이 지닌 시력의 한계성이 담겨있다
육안으로 적외선과 자외선은 볼 수가 없다
이처럼 가시광선과 불가시광선
모두를 다 안에 지니고 있는 게 무엇일까
바로 '반야바라밀다'라는 가르침이다
'반야바라밀다'라는 신비한 가르침이다
반야심경에서는 말씀하신다
'고로알라 반야로써 바라밀다 하는말씀
아주아주 크나크게 신비로운 주문이며~'
앞의 경전 말씀 모두를 인정하고
이처럼 인정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여
반야바라밀다에 담긴 위대성을 말씀하신다
'반야로써 바라밀다 하는 말씀'에서도
나는 '반야바라밀'을 한 단어로 풀지 않고
'반야'와 '바라밀다' 둘로 나누어 풀었다
이렇게 하는 게 반야바라밀다에 담긴 뜻을
이해하기 쉽게 드러낼 수 있는 까닭이다
이是는 크大고 신비神로운 가르침呪이다
'크다'라는 그림씨形容詞 안에는
절대성absolute character이 들어있다
절대성에는 그림씨가 적용되지 않는다
아름다움과 추함을 뛰어넘었는데
어떻게 미추美醜가 있을 것이며
길고 짧음을 이미 훌쩍 초월하였는데
거기 어떻게 장단長短이 있을 수 있겠는가
절대絶對는 글자 그대로 대對가 끊어絶져
어떤 그림씨도 성립되지 않음이다
신비로움神은 마술魔術magic이 아니다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게임이 아니다
《반야심경》의 반야사주般若四呪 가운데
대신주大神呪의 신神은 신비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그런 신비가 아니다
첫째 대신주에 대해서는
둘째 대명주大明呪
셋째 무상주無上呪
넷째 무등등주無等等呪 등에서
좀 더 설명할 것이기에 여기서는 생략한다
앞서 스리랑카 스님 이름에서 보듯
스님들 이름法名에 '반야'가 많이 들어있다
우리나라 스님들이 지혜 지智 자와
지혜 혜慧 자를 법명에 많이 쓰듯 말이다
불명에 반야를 많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수행의 대부분을 반야에 둠일 것이다
스리랑카 태국 미얀마 등은 초기불교인데
이름은 대승불교의 용어 '반야'를 즐긴다
지구촌 어디에 어떻게 살더라도
대기권 프리즘을 통과한 빛과 에너지를 수용하듯이.....etc.,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청동불상과 살아있는 개, 둘 다 신비롭지 않은가?]
09/24/2017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