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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인 배경 : 신바벨론 제국(주전 626-539)의 등장과 애굽
626년 갈대아인 족장 나보폴라살이 바벨론 도시민들의 지지로 바벨론의 왕이 되지만, 그가 실질적인 바벨론의 왕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전투를 치러야 했습니다. 그는 616년부터는 앗수르 지역으로 전선을 확대합니다. 유브라데 중류 지역의 콰블리누(Qablinu)에서 앗수르 군대에 패배를 안기지만, 앗수르를 도와주러 온 애굽 군대에 의해 다시 쫓겨납니다. 메대가 나보폴라살에 한발 앞서 614년에 앗수르를 점령합니다. 나보폴라살에게 성과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메대와 불가침 상호협조 조약을 맺습니다. 612년에 그는 메대와 연합하여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를 점령합니다. 니느웨가 점령당하자 앗수르의 왕자 앗수르-우발리트(Aššur-uballit)는 시리아 북부 지방에 있는 하란으로 옮겨 생존을 도모합니다. 메대와 바벨론의 세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애굽이 싸움에 개입해 612년부터 605년까지 바벨론 군대에 맞서 곳곳에서 전투를 벌입니다. 그 사이 주전 610년 하란이 바벨론과 메대 연합군에 의해 파괴됩니다. 나보폴라살은 유브라데 상류에 근거지를 마련하기 위해 609-607년 사이에 갈그미스 바깥에서 애굽과 싸움을 벌이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연로해진 나보폴라살은 지휘권을 아들 느부갓네살에게 넘겨줍니다. 느부갓네살은 주전 605년 갈그미스의 애굽 군대를 기습하여 궤멸합니다(참조, 렘 46:2). 갈그미스에서의 패배로 애굽의 시리아와 팔레스티나 지배는 사실상 막을 내립니다.
이방 나라들에 대해 말씀(1)
이스라엘뿐 아니라 열국도 하나님의 통치 영역입니다. 그들에게도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것을 요구하시고, 그 반응에 따라 판단하십니다.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하나님을 인정하는 우리의 삶을 통해 세상이 하나님을 알기 원하십니다.
1이방 나라들에 대하여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이라(1)
예레미야 46장 1절은 예레미야 46-51장에 나오는 이방 나라들, 곧 이집트, 블레셋, 모압, 암몬, 에돔, 다마스커스, 게달과 하솔, 엘람, 바빌로니아를 향한 심판과 구원에 대한 예언의 말씀을 이끄는 표제입니다. 하나님께서 열방의 예언자로 부르신 예레미야에게 여러 나라들에 대해 친히 말씀하셨음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46-51장에 수집된 민족들의 신탁 표제입니다. 예언자들은 이스라엘에 관해서뿐만 아니라 자기 시대 이스라엘과 관련 있는 민족들에 관해서도 여호와의 의지를 선포했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주로 당신 백성의 운명에 관심을 두시지만, 그분의 통치권은 가나안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온 땅이 그분의 지배 아래 있습니다. 그분께서 민족들의 운명을 결정하시고 땅 위의 역사를 이끌어가십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민족들의 운명을 결정하신다는 주장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이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애굽과 바벨론 같은 강대국도 여호와의 결정에 종속된 제한적 권력입니다. 오직 여호와만 절대 권력을 행사하십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심판의 말씀을 수집한 단락 다음에 민족들의 심판이 수집된 단락이 뒤따르는 것은 일반적 순서에 속합니다. 민족들 역시 동일하게 여호와의 진노에 떨어집니다. 민족들의 신탁은 가까운 문맥에서는 45:4에, 넓은 문맥에서는 1:10에 연결됩니다.
갈그미스에서 애굽의 참패(2-12)
교만은 파멸을 초래하며, 거만한 마음은 결국 넘어짐을 가져옵니다(잠 16:18). 아무리 강력한 제국이라도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겸손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고, 자신을 낮추며 타인을 배려하는 삶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로써 교만을 피하고 겸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애굽에 관한 것이라 곧 유다의 요시야 왕의 아들 여호야김 넷째 해에 유브라데 강 가 갈그미스에서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에게 패한 애굽의 왕 바로느고의 군대에 대한 말씀이라 3너희는 작은 방패와 큰 방패를 예비하고 나가서 싸우라 4너희 기병이여 말에 안장을 지워 타며 투구를 쓰고 나서며 창을 갈며 갑옷을 입으라 5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본즉 그들이 놀라 물러가며 그들의 용사는 패하여 황급히 도망하며 뒤를 돌아보지 아니함은 어찜이냐 두려움이 그들의 사방에 있음이로다 6발이 빠른 자도 도망하지 못하며 용사도 피하지 못하고 그들이 다 북쪽에서 유브라데 강 가에 넘어지며 엎드러지는도다 7강의 물이 출렁임 같고 나일 강이 불어남 같은 자가 누구냐 8애굽은 나일 강이 불어남 같고 강물이 출렁임 같도다 그가 이르되 내가 일어나 땅을 덮어 성읍들과 그 주민을 멸할 것이라 9말들아 달려라 병거들아 정신 없이 달려라 용사여 나오라 방패 잡은 구스 사람과 붓 사람과 활을 당기는 루딤 사람이여 나올지니라 하거니와 10그 날은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그의 대적에게 원수 갚는 보복일이라 칼이 배부르게 삼키며 그들의 피를 넘치도록 마시리니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북쪽 유브라데 강 가에서 희생제물을 받으실 것임이로다 11처녀 딸 애굽이여 길르앗으로 올라가서 유향을 취하라 네가 치료를 많이 받아도 효력이 없어 낫지 못하리라 12네 수치가 나라들에 들렸고 네 부르짖음은 땅에 가득하였나니 용사가 용사에게 걸려 넘어져 둘이 함께 엎드러졌음이라(2-12)
예레미야는 이제까지 이웃 나라들에게 무척이나 위협적이었던 애굽 군대가 갈그미스 전투에서 바빌론 군대에게 크게 패배할 것을 예언합니다. 먼저 단락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는 것이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6절은 애굽 군대가 갈그미스 전투에서 대패하는 모습을 신탁으로 선포하고, 7-9절은 갈그미스로 올라가는 애굽 군대의 위용을 11-12절은 회복이 불가능하게 치명적 피해를 입은 애굽의 처참한 형편을 노래합니다. 10절은 갈그미스 전쟁을 신학적으로 기술한 유일한 구절로 전후로부터 구별됩니다. 요약하면, 7-9절은 원정을, 3-6절은 전투 장면을, 11-12절은 전투의 결과를 묘사합니다.
(1) 도입부(2)
애굽에 관한 신탁은 그 시대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2). 25:1; 36:1; 45:1에도 나오는 ‘여호야김 넷째 해’(605년)는 바벨론에 의한 칠십 년 통치가 확정된 해입니다(25:11). 바로 느고에 의해 유다의 왕이 된 여호야김 넷째 해는 예루살렘과 유다의 멸망뿐만 아니라(36장) 유다가 의존하는 애굽의 운명도 결정된 해입니다.
근동의 패권이 앗수르에서 바벨론으로 넘어가는 정치적 혼란기에 애굽은 시리아와 팔레스티나에 대한 전통적인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앗수르를 멸망시킨 바벨론과 메대는 협정에 따라 지역을 분할했습니다. 원래 앗수르가 차지했던 지역(티그리스강 북쪽)과 하란을 포함한 시리아 북부 지방과 소아시아 지방과 이란과 아르메니아의 산지는 메대 족속의 차지가 되고, 앗수르 제국의 서쪽과 남서쪽 지역(메소포타미아와 길리기아와 남부 시리아와 페니키아와 팔레스티나)은 바벨론의 몫이 됐습니다. 바벨론이 팽창할 수 있었던 실질적 출구는 서쪽이었기에 그 지역의 주도권을 선점한 애굽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2) 애굽 군대의 공격(3-4)
여호와께서 애굽 왕 느고의 패배를 결정하셨다. 여호와께서 애굽 군대를 부추겨 전쟁터로 내보내십니다(3-4). 애굽의 메소포타미아 원정이 겉보기에는 바로 느고의 결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호와의 계획에 따른 원정입니다. 물론 그에게 승리를 주시려고 원정을 떠나게 하신 것은 아닙니다. 여호와께서 당신의 종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의 손에 넘겨주시려고 애굽 군대를 갈그미스로 부르신 것입니다.
(3) 애굽 군대의 패배(5-6)
애굽 군대가 바벨론 군대의 공격으로 궤멸을 당합니다(5-6). 전선이 무너지고 용사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황급히 도망합니다. 적이 더 빨리 추격하기에 날랜 자도 용사도 도망하지 못하고 모두 유브라데 강가에 쓰러져 죽습니다. 바벨론에 의한 애굽의 패배는 애굽 의존적인 유다의 대외 정책에 대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유다가 여호와께서 이미 패배를 결정하신 애굽에 의존해서 그분께서 세상의 통치권을 (일시적으로) 위임한 바벨론에 거역하려 한다면, 유다의 멸망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유다는 여호와께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게 ‘땅과 지상에 있는 사람과 짐승’을 주어 통치하게 하셨음(참조. 27:5-6)을 너무 늦지 않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4) 애굽 군대의 공격(7-9)
7-8절은 나일강의 범람에 비유하여 애굽 군대의 위용을 기술합니다. 연례적으로 나일강의 범람은 나일 삼각주를 물에 잠기게 만들고, 물에 잠긴 땅은 태양빛에 마르면서 새로운 생명이 자라납니다. 나일강이 범람하여 주변 땅을 물로 뒤덮는 것처럼 애굽 군대는 땅을 덮으며 원정을 떠납니다. 9절은 이를 사실적으로 기술합니다. 말들이 달리고 병거들이 돌격하고 용사들이 진격합니다. 동맹군 또는 용병으로 방패를 든 구스(에티오피아) 사람들과 붓(북아프리카의 리비아) 사람들과 활을 든 루딤(리디아) 사람들도 함께 진격합니다. 기병과 병거로 중무장하고 뛰어난 용사들로 원정군이 조직됩니다. 전쟁의 승리를 보장해주는 압도적인 위용입니다. 많은 말과 병거와 용사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다면 애굽 군대의 승리는 거의 확정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민족들의 운명을 결정하시는 여호와께서 애굽 군대의 패배를 결정하셨기에 모든 준비가 무용지물이 됩니다.
(5) 애굽의 파국적 패배(10-12)
본문은 애굽의 파멸적인 패배를 기술합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패배입니다. 길르앗의 유향으로도 치료할 수 없습니다(참조. 8:22). 치명적인 병이기에 어떤 약을 사용할지라도 고칠 수 없습니다. 민족들이 애굽 군대가 갈그미스에서 바벨론 군대에 궤멸당했다는 수치스런 소문을 듣고, 참패를 당한 애굽의 부르짖음이 온 땅에 가득 합니다.
10절은 애굽의 패배를 신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애굽이 패배하는 날은 여호와께서 당신의 원수 애굽에 복수하시는 날입니다. (여호와의) 칼이 배부르기까지 휘둘리고 적들의 피로 흠뻑 적셔집니다. 여호와께서 애굽 군대를 희생제물로 잡아 유브라데 강가에서 희생제사를 지내십니다. 애굽 군대가 여호와께 드릴 희생제물로 정해졌기에 살아남을 길이 없어집니다. 여호와께서 애굽을 심판하시는 이유는 직접 언급되지 않고, 여호와의 ‘보복’ 가운데 간접적으로 암시됩니다. 애굽 심판은 여호와께서 애굽에 의해 뒤틀린 정의를 세우시는 일입니다.
본문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강력한 애굽에도 임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교만이 가져오는 파멸의 결과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애굽이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지만,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우리도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서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겸손하게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평안과 번영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늘 겸손한 마음을 간직하며, 그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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