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수능 연습 ❹ 현대시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는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염주처럼 윤나게 굴리던
독백도 끝이 나고
바람도 불지 않아
이 겨울 누워서 편히 지냈다.
저 들에선 벌거벗은 나무들이
추워 울어도
서로서로 기대어 숲이 되어도
나는 무관해서
ⓐ문 한 번 열지 않고
㉡반추 동물처럼 죽음만 꺼내 씹었다.
나는 누워서 편히 지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이 겨울.
- 문정희, ‘겨울 일기’
01 윗글의 시적 특성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시상의 초점을 내부 → 외부 → 내부로 이동시키고 있다.
② 반어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여 드러내고 있다.
③ 첫 연과 마지막 연에 유사한 구절을 배치하여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④ 화자의 상태와 대비되는 자연 현상으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제시하고 있다.
⑤ 과거형 시제와 지시어 ‘이’를 통해 시적 정황이 가까운 과거의 일임을 드러내고 있다.
02 <보기>를 바탕으로 ㉠과 ㉡을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비유는 표현하려는 한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빗대어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표현 방법이다. 비유는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 낯선 느낌을 주거나 구체적인 감각적 이미지를 환기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지적 긴장을 누리도록 한다. 이때 빗댄 대상과 일반적으로는 잘 어울리지 않는 상태나 동작을 묘사하여 그 긴장의 정도를 높이기도 한다. 이런 효과를 위해서는 두 대상 사이에 이질성과 유사성이 함께 있어야 하며, 그 유사성이나 유사성의 단서는 명시적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 숨을 수도 있다.
① ㉠에서는 ‘독백’을 ‘염주’에 빗댐으로써 대상에 구체적인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있군.
② ㉠에서는 표현하려는 대상과 이를 빗댄 대상의 유사성의 단서를 ‘윤나게 굴리던’으로 명시하고 있군.
③ ㉡에서는 인간인 화자 자신을 ‘반추 동물’에 빗댐으로써 낯선 느낌을 자아내고 있군.
④ ㉡에서는 표현하려는 대상과 이를 빗댄 대상의 유사성이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군.
⑤ ㉡에서는 ‘죽음’을 ‘반추 동물’의 행동인 ‘꺼내 씹었다’와 연결하여 지적 긴장을 강화하고 있군.
03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광명과 암흑의 공간을 분리하면서 화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② 화자를 고립된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도록 감금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③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적 상황의 도래를 암시함으로써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④ 화자가 느끼는 기대감과 불안감의 복합적 정서 중 불안감의 정서를 표상한다.
⑤ 고립을 자초한 화자의 밀폐된 공간을 외부로부터 격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도움자료
[2015 EBS 수능특강 A]
수능 연습 ❹ 현대시
01 ④ 02 ④ 03 ⑤
문정희, ‘겨울 일기’
해제 이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사람의 내면세계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시이다. ‘겨울’이라는 차가운 계절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게 된 화자의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처지를 부각하여 표현하고 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에 ‘누워서 편히 지냈다’는 것은 반어적 진술로, 이별에서 오는 고통을 더욱 강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는 죽음과도 같은 절망 속에서 고통스럽게 겨울을 보냈음을 부각하여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주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그 고통
구성
•1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고통스럽게 지냄.
•2연: 홀로 고립됨.
•3연: 죽음만 되씹는 절망
01 시상 전개 방식에 대한 이해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실마리 화자의 상태와 대비되는 자연 현상, 깨달음
이 시에서 자연 현상은 나무들이 추워서 운다는 것, 서로서로 기대어 숲이 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화자의 처지는 이 중에서 나무가 서로서로 기대어 숲이 되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 현상에서 얻은 깨달음은 시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나는 무관해서’라고 하였듯이 오직 자신의 처지에 대한 담담한 고백만이 있을 뿐이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실마리 내부 → 외부 → 내부로 이동
1연은 방 안에 누워 있는 자기 자신, 2연은 집 바깥의 들판, 3연은 다시 방 안의 자기 자신으로 초점이 이동되고 있다.
② 실마리 반어적 표현
1연과 3연의 ‘누워서 편히 지냈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표현으로 반어에 해당된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방에 누워 지낸 화자의 상태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③ 실마리 유사한 구절을 배치
1연과 3연에서 ‘이 겨울을 누워 지냈다’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려’ 등의 구절이 약간의 변형을 동반한 채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⑤ 실마리 가까운 과거
과거형을 쓰면서도 배경을 ‘이 겨울’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을 쓰는 시점으로부터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일을 형상화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
02 표현상의 특징 파악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실마리 유사성이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군
㉡에서는 화자 자신을 ‘반추 동물’에 빗대고 있다. 반추 동물은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되내어 씹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비유적 표현에서 고리가 되는 것은 ‘꺼내 씹었다’는 점이다. 즉 화자 자신과 반추 동물의 유사성이 명시적으로 제시되 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실마리 구체적인 시각적 이미지
‘독백’은 청각적 이미지를 갖지만, ‘염주’에 비유됨으로써 시각적 이미지를 갖게 된다.
② 실마리 대상의 유사성
‘독백’과 ‘염주’의 유사성은 일상적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시인의 개성적인 안목에 의해 ‘윤나게 굴리던’이라는 점이 유사성으로 포착된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 유사성은 ‘지속적인 반복’이라 할 수 있다.
③ 실마리 낯선 느낌
인간을 다른 동물에 빗대는 순간 대개는 그 이질성으로 인해 낯선 느낌을 자아내게 된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⑤ 실마리 지적 긴장
화자 자신과 ‘반추 동물’의 이질성으로 인해 낯선 느낌이 생성되는 데 더해, ‘죽음’이라는 관념을 ‘꺼내 씹었다’의 목적어로 연결함으로써 이질성이 더해지면서 지적 긴장이 강화된다.
03 소재의 기능 파악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실마리 화자의 밀폐된 공간을 외부로부터 격리
‘문’은 일반적으로 소통과 차단의 두 가지 양면적 기능을 갖는다. 이 시에서는 ‘문 한 번 열지 않고’를 통해 방 안에 누워 있는 화자가 외부로 나가거나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방 안에 스스로를 고립시킨 화자 의 처지를 고려하면, ‘문’은 당연히 외부로부터 격리하는 기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실마리 화자를 보호
화자가 있는 방을 암흑의 이미지로, 외부 세계를 광명의 이미지로 볼 여지가 없지는 않지만, 화자가 외부와 차단된 채 스스로 고립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문’이 화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② 실마리 감금
3연의 ‘문 한 번 열지 않고’를 볼 때, 화자가 외부와 차단된 채 스스로 고립되어 있는 상황이므로 ‘문’이 화자를 감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③ 실마리 이상적 상황의 도래
화자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지 않고 있으므로 이상적 상황을 추측하기도 어렵다.
④ 실마리 기대감과 불안감의 복합적 정서
이 시에서 지배적인 정서는 슬픔이나 절망감이다. 화자가 어떤 상태를 기대하는 모습은 볼 수 없고, 불안감을 감지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 자체가 불안감을 표상하지는 않는다.
첫댓글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