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팬들의 열정, 그리고 흘린 눈물

[김우]

롯데팬들의 열정, 그리고 흘린 눈물

오랜만에 야구장을 다녀왔다. 삼성전 싹쓸이의 기세가 이어진다는 긍정적인 낙관을 하며 연승의 기운을 가득 기대하였으나 손승락 투수가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였다. 초반 이대호에게 맞은 1점짜리 홈런은 그렇다 치더라도 김동수선수의 도루견제 2루 악송구는 게임의 흐름상 치명적이었다고 보았다. 손승락 선수의 공이 너무 깨끗하여 답답한 나머지 제발 공 좀 지저분하게 던지라고 고함도 지르고 하는 사이, 흐름은 역전이 힘든 분위기로 이어졌다. 결국 지고 말았는데 몇 가지 소득이 있었다고 본다.

첫째는 송신영선수의 분기다. 빈볼 후 오히려 선수가 성질부린다고 어느 글에서 비판적으로 쓴 글을 보았는데 나는 오히려 보기 좋았다. 모처럼 머리를 짧게 깎고 자신을 다잡는 마당에 그 정도의 결기는 필요하지 않을까? 순둥이 같은 우리 현대선수들 중에 그래도 한 성깔보이는 것 같아 므흣했다. 그래서 철망에 바짝 붙어 퇴장을 선언한 주심에게 온갖 험한 소리를 해가며 송신영 선수에게는 잘했다고 큰소리로 격려하였다.

둘째는, 모처럼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의 활약이다. 정수성선수가 끈질기게 손민한 선수의 공을 파울볼로 걷어내더니 결국은 안타를 만들고나간 것, 그리고 강정호 선수와 조평호 선수의 등장자체가 곧 실현가능한 큰 가능성으로 생각되어 기분이 좋았다.

게임 후에 일부러 롯데선수단이 나오는 출구를 향하니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다. 팀순위가 하위를 오르내리는데 불구하고 그들의 팀 사랑과 야구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잘은 모르지만 롯데 팬들의 이 같은 열정은 아마 세계 제일이지 않은가 본다. 나오는 선수들을 향해 일당백의 팬들이 힘차게 연호하고 일체감이 되어 응원가를 부른다. 특히 한 운전기사는 자신의 택시를 세워놓고 카스테레오를 통해 부산갈매기를 크게 틀어놓고 본 네트 위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고 정열적으로 응원한다. 대단하고 불꽃같은 열정들이다.

혹, 우리 현대가 부산으로 가게 되면 저러한 과분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순한(?)생각도 살짝 해보았다. 갑자기 옛날 인천 도원구장의 이 못지 않은 현대사랑과 인천시민들의 열정이 생각나니 연고지가 확정 안된 현대의 처지를 생각하고 비참한 기분에 깊은 가을밤을 걸어 나오며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좋은 성적에 비해 너무나 조용히, 그리고 젊잖게 응원하는 우리 팬들을 보고 롯데가 한없이 부러운 하루였다. 그래도 이제 현대유니콘스는 가을 잔치에 나간다. 모처럼 마무리를 잘하여 현대유니콘스 특유의 조직적이면서도 직관과 확률이 잘 조화된 이기는 야구를 모든 야구팬들에게 보여주기를 바란다. 끝으로 손민한 선수의 호투에도 찬사를 보낸다(200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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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홈피에서 조금 뭉클하기라도 할까..암튼 그런 글이 있어 퍼옵니다. 이 글을 보면서...부산에 살고 롯데팬이지만.. 그래도 야구열정이라는 단어가 역시 부산사람 체질인가 봅니다. 그래도 부산사람이라 행복한게 이건가요?

작성자 - 김병모(k1120315)

작성일 - 2006-09-01 오후 11:57:31

조회수 - 1404회

* 김희영 (Buddy) (2006-09-02 오전 12:00:38)

야구가 뭔지를 아는 분의 글이네요...

* 이준우 (actto88) (2006-09-02 오전 12:16:52)

이런 분이 진정한 야구팬이죠..자기 팀을 아낄 줄 알고 더군다나 상대팀의 좋은 점은 칭찬해주고..

* 유광환 (skyhwan1) (2006-09-02 오전 12:21:10)

참 이렇게 어긋나는 두 팀이 있을 수가.. 한 팀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항상 상위권 유지.. 그래도 야구장은 늘 썰렁하고.. 한 팀은 목이 메어라 터져라 찢어져라 응원하는 수백만의 팬들을 거느리고도.. 언제까지 그래도 응원은 우리가 제일이라는 생각하나로 버티라는 거냐..

* 궁지운 (jwkung) (2006-09-02 오전 12:22:48)

좋은 글인데.. "순둥이 같은 우리 현대 선수들"은 좀 아닌거 같네요.. 제가 볼 때는 성질 더러운 놈들 밖에 없던데...

* 하의성 (ultraha) (2006-09-02 오전 1:00:27)

개념탑재!

* 홍미경 (dmsgkd7777) (2006-09-02 오전 9:58:01)

택시..잠실 호루라기님을 말씀 하신듯.. ^^*

* 김동민 (nanta31) (2006-09-02 오전 11:57:19)

현대~~ 울산인구의 40%가 현대밥을 먹고 있죠 롯데야...니가 부산에 피빨아 먹는것말고 하는기 뭐고

[김성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흐뭇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