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나라의 투명인간, 스텔스기

[Peter Kwak]

전투기 나라의 투명인간, 스텔스기

지난 3월 29일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 스텔스 전투기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온 F-35A 두 대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22일 미국 루크 기지에서 출발한 두 대의 스텔스기는 약 13,800km을 비행해 충북 청주 기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올해 말까지 한국에 스텔스기 10대가 들어오고, 내후년까지 총 40대가 들어오게 됩니다.

F-35A (출처: U.S. Air Force photo by Alex R. Lloyd)

이 전투기의 가격이 얼마인지 예상이 되시나요? F-35A의 한 대 가격은 1200억으로 정말 '억 소리' 나는 가격대입니다. F-35A는 2000km(서울-부산 직선거리 325km)를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고 최대 속력은 마하 1.8(음속의 1.8배)로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비싸다고요? F-35A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스텔스 기능이고 이것이 어마무시한 가격의 주요 원인입니다.

스텔스기란 무엇인가?

스텔스기란 스텔스 기능이 있는 전투기를 말하며, 스텔스 기능이란 상대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도록 숨는 기능을 뜻합니다. 스텔스기를 사용하면 적의 진영에 포착되지 않고 숨어 들어가 공격이나 정탐을 할 수 있는데요. 이 스텔스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레이더 반사 면적(Radio Cross Section, RCS)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레이더 반사 면적은 특정 물체가 얼마나 레이더에 쉽게 발각되는지를 나타냅니다. 이를 계산하기 위한 공식이 존재하지만 보통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아래의 사진처럼 표현하지요.

레이더 반사 면적(RCS) (출처: 위키미디어)

위의 사진은 일반적인 전투기의 레이더 반사 면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이보다 훨씬 작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보여줍니다. F-35의 RCS는 –30dBsm으로 레이더 반사 면적이 골프공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스텔스기 모델 종류와 보유국 소개

세계에는 다양한 스텔스기가 존재하는데요, 현재 총 여덟 개의 국가가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국가는 그 수가 더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스텔스기를 제작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스텔스기들은 미국의 Lockheed Martin이라는 회사에서 개발된 전투기입니다. SR-71 블랙버드, F-117 나이트호크, F-22 랩터, F-35 라이트닝이 그 예시입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친구도 F-35로 Lockheed Martin에서 제작한 전투기입니다. 이외에도 일본의 미쓰비시 시리즈와, 중국의 청두 J-20, 러시아의 수호이 PAK FA가 잘 알려진 스텔스 전투기입니다. 아래 사진은 Su-27, J-20, PAK FA, F-22A의 크기를 나타낸 것입니다.

스텔스 전투기 비교 (출처: fightersweep)

RAM & RAS 원리 비교

스텔스 전투기는 크게 스텔스 기능을 하는 재료를 사용한 전투기(Radar absorbing material, RAM)와 스텔스 기능을 하도록 하는 구조를 적용한 전투기(Radar absorbing structure, RAS)로 나뉩니다.

RAM은 벽에 하는 페인트칠과 같다 (출처: pexels)

RAM의 원리는 마치 벽에 하는 페인트칠과 비슷합니다. 대부분의 레이더를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고분자 기반의 재료로 제작된 전투기의 표면을 코팅하여 스텔스 기능을 더하는 것인데요. 이 방법은 적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면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전투기의 성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전투기의 스텔스 코팅이 벗겨질 위험이 있어 주기적인 검사와 보수를 필요로 합니다.

이와 다르게 RAS에서는 구조 자체에 스텔스 기능을 적용합니다. 최근에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많이 상용화된 것 같은데요. 이 이어폰을 사용하면 파동의 상쇄 간섭 원리로 외부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RAS에도 이 원리를 적용하여 전투기에서 반사되어 다시 측정되어야 할 전자기파가 상쇄 간섭으로 사라져서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습니다. RAS의 단면은 아래 사진과 같고, 어떻게 상쇄 간섭이 이루어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RAS 원리 (출처: Fabrication of radar absorbing structure (RAS) using GFR-nano composite and spring-back compensation에서 발췌)

스텔스기의 한계와 미래

적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작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게임의 '보스몹(몬스터)'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스텔스 전투기에도 엄연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금전적인 부분입니다. 제작 비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스텔스기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많은 군사 예산을 투자해야 하지요. 또한 스텔스기가 전투 불가 상태가 되었을 때 입는 손실도 막대합니다.

양자 레이더 원리 (출처: Ioannou- REVIEW ON QUANTUM RADAR에서 발췌)

스텔스기의 원리가 잘 알려져 있다 보니 스텔스기를 탐지하기 위한 레이더의 개발 또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양자 레이더(quantum radar)로 캐나다, 중국 등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실험실에서는 테스트가 끝났다고 합니다. 양자 레이더는 양자 얽힘을 이용해 스텔스기를 감지합니다. 하지만 스텔스 기술 역시 쉬지 않고 발전하고 있으니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스텔스 전투기가 앞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지하려는 자와 숨으려는 자, 세기의 결전을 벌이고 있는 레이더와 전투기의 미래를 기대해봅니다.

[출처] 전투기 나라의 투명인간, 스텔스기|작성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