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활동 중심 수업을 위한 도전과 변화
글_ 강신천 공주대 사범대학 교수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예나 지금이나 교사는 좋은 수업을 위해 학생활동을 고민한다. ‘활동’은 능동적이고 즐거운 참여가 전제되며 학생 개인의 차원은 물론이고 그룹의 구성원이 함께 힘을 모아 활동하고 그 과정에서 상호작용성이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학생활동의 출발점은 대체로 활동에 대한 ‘안내’에서 시작된다. 안내를 통해 학생은 수업에 ‘참여’하며 능동성, 적극성, 열정, 자기주도성 등의 정도에 따라서 수업에 개입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이때 교사는 학생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개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즉, 교사는 이를 통해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을 돕는다.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은 그저 활동이 즐거울 수도 있지만 내용과 결합된 활동의 경우 학생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인지적인 불균형이 학생의 내적 동기가 되며 때로는 활동을 멈추거나 다른 친구들을 보며 활동에 적응해 나가기도 한다.
학생활동은 메타인지적 사고활동
이런 관점에서 학생활동은 수업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학생의 입장에서 학습활동은 메타인지적 사고활동이며 다른 하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흥미유발을 넘어 즐겁고 재미있는 수행을 통한 성취의 전략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학생활동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듣거나 쓰기 보다는 몸을 움직이면서 동시에 머리를 쓰고 말하는 등 오감을 움직여 성취에 이르도록 하는 매력적인 학습전략이자 수업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생활동은 항상 구체적인 활동지나 매체가 주어지고 학생의 몸을 움직이는 노작의 과정이 있는 것만을 의미하는가? 비록 아무런 매체와 학습지가 제공되지 않는 언어적 상호작용에 의한 토의·토론식 수업이라 하더라도 학생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개입한다면 학생활동이 강조된 수업이라 할 수 있다. 즉, 학생활동 중심 수업은 수업을 계획하고 전개하는데 학생들이 적극적 ‘개입’하는 수업을 말한다. 요컨대, 교사의 ‘안내(guide)’에서 시작되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은 학생들이 단순히 수업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을 갖도록 ‘참여(participation)’하는 것을 넘어 보다 높은 ‘수행(performance)’의 과정을 그쳐 궁극적으로 ‘성취(achievement)’의 경험을 맛보고 성장하도록 돕는 수업을 말한다.
학생활동 중심 수업에서 학생은 자신을 활동에 노출시키면서 비로소 자신이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주장하고 싶은 것, 변화하려고 하는 의지, 열정 등을 보다 선명하게 알게 된다. 따라서 단순한 학생활동은 학생을 움직이게 하고 학생에게 즐거움을 줄 수는 있지만 학생들이 활동에 참여하면서 보다 높은 수행 과정을 통해 성취하고 심화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려면 단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이 고려되어야 한다.
학교교육 생태계 바꿔
수업에서 학생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에 파커(Parker)가 시도한 ‘활동 중심 교육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파커는 학교교육의 기초는 아동의 경험이고 활동이며 교육과정이란 학교활동에 포함되는 학습자의 모든 활동경험이라고 보았다. 이후 1990년대 전후에는 구성주의적 교수-학습전략으로 학습자 중심 수업이 소개되었고 학습자들을 지식구성의 주체로 고려하기 시작했으며 학습자는 학습목표를 정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내용을 찾으며 학습을 주도하는 주체로 설정되었다.
학습자 중심 수업에서 교사는 정보의 지원이나 사고 촉진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학습 활동 평가도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 중요하게 인식된다. 즉, 학습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사고하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관심 있는 영역의 문제를 제기하고 주도하면서 해결까지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구성주의 패러다임의 영향으로 제7차 교육과정은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을 주요 특징으로 표방하게 되었으며 이는 2007년 개정교육과정, 2009년 개정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학생을 수업의 중요한 주체로 고려하게 되었다. 최근 고시된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아예 ‘학생참여 중심 수업’이라는 용어를 총론에 밝히고 학생활동 중심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이론과 정책의 맞물림 속에서 ‘학생활동 중심 수업’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 교사가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해야할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또한 2013년 전후로 강조되기 시작해서 최근에 많은 교사와 학교가 자발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문제기반학습, 토의·토론, 프로젝트기반학습, 거꾸로 학습, 하브루타 등은 학생활동이 중심이 되고 단순한 교실수업 개선을 넘어 학교교육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즉, 학생활동 중심 수업으로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와 시식을 소비하는 주체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학생활동 중심의 수업이 가져온 변화
학생활동 중심 수업으로 학교 현장에는 두 가지의 기분 좋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학생활동 중심 수업 실천을 통한 교실수업 개선에 대한 자발적인 교사의 참여와 노력은 우리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Top-down 방식의 지난 교육개혁들에 비하면 학생활동 중심 수업은 교사가 당연히 지향해야할 중요한 가치이다. 더욱이 교사들이 이 기분 좋은 바람을 거부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학교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학생활동 중심 수업으로 교실에도 기분 좋은 변화가 생겼다. 조용한 교실에서 밝고 활기찬 교실로 바뀌었다. 학생활동 중심 수업의 교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만히 듣고 있는 학생이 아니라 말하는 학생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교실은 다소 시끌벅적하지만 참 배움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활동 중심 수업의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학생이다. 대부분의 학생은 질문하기를 즐겨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친구에게 교사에게도 질문한다.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고스란히 학생의 활동으로 드러난다. 학생활동 중심 수업에서 학생은 쓰기 보다는 몸을 움직이거나 소통하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거나 주장을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손이나 몸을 이동시키기도 한다. 혼자서 활동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을 더욱 즐겨한다.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공동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을 통해 지적 성취는 물론이고 활동에 더욱 몰입한다. 모든 학생은 자신의 도전목표를 정하고 일률적인 지식을 받아먹기 보다는 자신의 도전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줄을 지어서 스스로 찾아먹는 활동을 수행한다. 이렇듯 학생활동 중심 수업은 새로운 학교교육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기분 좋은 학생활동 중심 수업의 ‘바람’에 학생 ‘연’을 날리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출처: 행복한 교육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