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하고 사진 찍는 마크입니다.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나 했는데 이게 웬걸, 갑자기 또 오미크론이라는 변형 바이러스가 나와 우리를 힘들게 하네요. 잡힐 것처럼 보였는데 잡히지 않다 보니 심적으로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코로나19가 마치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처럼 전체 인구의 수 %를 줄일 때까지 잡히지 않을 것 같다고 하기도 하더군요.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만약, 코로나보다 훨씬 강력한 전염병이 지구에 퍼져 순식간에 전 인류를, 우리가 일구어놓은 문명을 거꾸로 발전시켜놓는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폐허가 된 곳에서 다시 문명을 이루며 번영할 수 있을까요?
저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또 있었나 봅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문명:최후의 섬 포스터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10명의 사람을 무인도에 던져놓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는 다큐멘터리형 예능, 문명 최후의 섬. 10일간의 생존 실험을 마친 뒤엔 최후의 문명인이 될 1인을 선발한다고도 합니다. 과연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이 무인도 생존에 가장 적합할지 궁금하네요.
촬영은 전남 완도군에 속한 무인도인 질마도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조금 찾아보니 2011년 즈음 완도군의 무인도 개발 제한이 풀리면서 질마도를 비롯한 인근 섬에 활발한 개발 계획이 세워졌던 것 같더군요.
출처 : parkjoocheon님 블로그
특히 질마도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님께서 직접 개발에 참여하셨었다는 소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여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질마도의 개발 계획은 있었고, 개발 도중, 어떤 이유에선지 개발이 엎어졌었나 봅니다. 프로그램에 나온 우물과 폐자재는 당시 개발의 흔적이었다고 하네요.
질마도의 위치 (네이버 지도)
질마도는 땅끝마을 해남 옆에 붙어있는 섬이기에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서 여수공항으로 이동한 뒤 차량을 렌트해서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만, 혹시 나중에 방문을 계획하신다면 보성 녹차밭이나, 순천만 같은 곳과 엮어서 다녀오시기를 추천합니다!
다행히 굉장히 화창한 날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질마도는 전남 장흥군에 있는 회진항에서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실 정규 편이 있는 항로는 아니라서, 선주님과 사전에 일정 조율하고 다녀왔어요.
질마도로 들어갈 작은 통통배.
시크하게 배를 모시는 베테랑 선주님. 드리프트까지 하면서 들어가서 마치 후룹라이드를 타는 거 같았습니다 ㅎㅎ
완도는 김과 미역이 유명하죠! 바다에서 크게 양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질마도!
문명 최후의 섬을 보다 보면 질마도 옆 다른 섬에서도 수렵/채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바로 저 섬들이죠!
선주님의 배려로 섬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날이 좋으니까 어디서 찍어도 다 그림이네요!
이제 섬의 초입으로 들어갑니다.
외부인 출입 금지 안내. 개인 소유의 섬이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무인도엔 야자수가 빠질 수 없죠. 앙증맞은 사이즈의 야자수가 저를 반겨줍니다.
정말 말도 안 되게 이런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가끔 무인도나 사막에 갈 때 꼭 가져가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퀴즈들이 있었는데요, 막상 상황이 닥치면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 개발의 흔적으로 우물이 있었습니다.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물을 확보해서 빠른 문명 발전이 이루어진 것 같네요.
해변을 걷다 우연히 마주한 버려진 라이터. 물론, 이미 깨져버려서 라이터로 불을 켤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에서 은하 님이 알려주신 대로 부싯돌을 잘 갈아서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던 흔적. 훌륭한 건축 자재로 문명인들에게 훌륭한 보금자리를 선사했습니다.
문명인들의 10일간의 생존이 담겨있는 한 컷입니다. 간이 보금자리부터 의자, 테이블, 해먹, 집까지 한 화면에 담아보았습니다. 무인도에서 태동한 새로운 문명이 느껴지시나요?
여자 숙소로 사용된 간이 움막에 누워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뷰가 좋더군요!
문명의 발달은 불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할 수 있는 가장 큰 사건이 불의 발견과 정복이라는 말도 있더군요. 지금은 허물어졌지만, 이 두 화구에서 소봉쉐프님의 다양한 요리가 탄생했습니다.
생존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문명인들은 더욱 안락한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기초적인 생존에서 문명의 발달을 이루어 가는 과정이었죠.
사다리가 있길래 조심스레 올라와 봤는데 촬영이 끝난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아주 견고했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꼭 이런 단단한 매듭 짓는 법은 배워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류의 발전 과정에서도 수렵/채집 생활은 가축을 기르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끝이 나죠. 무인도에 남겨진 최후의 문명인들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야생 닭을 잡아 기르기 위해 닭장을 지었습니다. 지속해서 달걀이 공급된다면 생존에 굉장히 유리하죠!
생리적 욕구가 채워지고 안정이 보장되면 이제 여가를 즐거움으로 채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겠죠. 문명인들은 우연히 발견한 어망으로 해먹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네를 만들어서 풍경을 보는 여유를 즐기기도 하고,
드림캐처 등을 만들어 집을 꾸미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펼쳐지는 10인의 10일간의 생존 실험, 문명 최후의 섬. 나라면 뭘 할 수 있을까 돌아보게 되는 신기한 다큐멘터리형 예능이었습니다. 아, 그래서 결국 최후의 문명인은 누가 되었을까요? 스포일러는 할 수 없으니 끝까지 비밀에 부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웨이브 오리지널의 문명 최후의 섬 촬영지였던 질마도 여행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사실 무인도 표류기라고 하면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외딴섬에 남겨지는 상상을 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분야별 능력자들이 10명 모이면 생존은 물론, 진짜 새로운 문명까지도 꽃피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도 질마도 같은 무인도에서 며칠 생존 캠핑을 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