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서 이번에는 무식상, 무비겁에 대해서 몇자 적어볼까 한다.
1. 무식상
식신상관이 무엇인가? 나대는 것인가? 본질적으로 왜 나대게 되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예전에 몇날 며칠을 고민했었다. 식신상관이란 것은 도대체 왜 난리부루스를 떠는가... 참여하고 싶고, 해내고 싶고, 관계하고 싶다. 이것이 식신상관의 본질적인 욕망이다. 항상 무엇을 하고 싶은 것, 관심을 내부가 아닌 바깥으로 돌리는 것이 식신상관이다.
그렇다면 무식상이 어떤 사람인지도 답이 나왔겠다. 비견겁재가 많아도 식상이 없으면 기본적으로 개인주의다. 비견겁재가 많으면 (식신상관을 생하니)무식상이여도 식상이 많은 것과 비슷한 것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재성을 극하여 마이웨이 기질이 더욱 강해진다.
무식상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일에 잘 참견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도와줘 봤자 얻을 것이 많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상은 타인을 잘 도와준다. 그냥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매력발산과 가치어필을 하면서 도와준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하여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답례를 한다. 그러나 무식상은 그런 식으로 선의로 베푸는 동거동락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식신상관은 타인에게 있어서는 인성이다.(내가 생하는 것이 식신상관이니 그 위치를 바꾸어 보면 나는 그들에게 인성이 된다) 그러므로 그들의 타는 목구멍에 물 한 모금 먹여주는, 귀중한 인성으로 생부해주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식신상관을 잘 쓰면 고래도 춤추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식상은 타인에게 명령 혹은 사회적 경쟁관계(관성)를 가지거나 이해관계(재성)를 갖는 식으로 대인관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무비겁
비견겁재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오해한다. 경쟁, 경쟁, 경쟁... 그놈에 경쟁논리만 갖고 해석하려고 한다. 그게 아니라 비겁은 자아이며, 비겁다자는 거대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즉, 실제 나는 너구리에 불과한데도 호랑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큰 오산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다가 풍파를 만나면 한없이 쪼그라드는 것이 비겁이다.
무비겁자는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하여도 객관성을 잃지 않는다. 이것은 무비겁자가 지닌 장점이다. 비견겁재가 하나 있을수록 엉뚱한 왕자병, 공주병이 발동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무비겁자는 그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놓은 사람이다.
또한 무비겁자는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함에 있어서 비겁이 있는 사람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무비겁자는 학교라면 오로지 성적만 갖고 비교한다. 직장이라면 오로지 일만 갖고 비교한다. 하지만 비겁이 있는 자들은 승자와 패자 개념으로 접근한다. 학교에서 내 친구보다 내가 성적이 낮으면 마치 그에게 패배한 것처럼 여긴다. 왜 그러한가? 비겁은 동종동류를 인식하는 능력이다. 비겁이 많다는 것은 해변가의 수많은 모래알갱이 중 나도 모래알갱이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남보다 뛰어나기를 갈망한다. 그러므로 나와 동종동류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괜한 질투심이 엄청나다.
그러나 무비겁자는 동종동류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객관적 상황을 중시하기 때문에 비겁 특유의 경쟁심리가 전혀 없다. 그것은 인생을 살면서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죽을 힘을 다해 이를 악물고 남을 이기기 위해서 고군분투해야 할 시기가 있는데 무비겁자는 그런 시기에 안일하니 비겁다자들에게 추월당한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무비겁자는 내 인생을 내 손으로 송두리째 바꾸어 혁명적인 성공을 해 보려는 도전정신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