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큰 의미가 있는 내용입니다.
이런 분이 보살이고,
보살이 어느 정도 경지인지를 잘 볼 수 있습니다.
중생을 위해 자신의 살을 베어 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부처님이 될 수 있습니다.
말로만 쉽게 부처를 이룰 수 있는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대단히 감동적이고, 가슴 찡한 내용입니다.
아주 극히 오래전에는 새들과 인간이 이야기를 하는게 가능했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동물과 인간이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종종 나옵니다.
보살의 경지가 어떤지,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보살도를 걸으시려는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의미로 와 닿는 내용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본생(전생)은 시비(尸毘)라는 왕이었는데,
그 왕은 귀명구호다라니(歸命救護陀羅尼)를 얻어 크게 정진하되 자비한 마음이 있어
모든 중생을 보기를 마치 어미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같이 하였다.
그때 세상에는 부처님이 없으셨는데,
석제환인이 수명이 다해 임종하게 되자 이런 생각을 했다.
“어디에 부처님의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계실까?”
곳곳에 물었으나 의문을 풀지 못한 채 모두가 부처가 아님을 알았다.
그러자 곧 하늘로 돌아가 근심에 잠겨 앉아 있었다.
이때에 요술에 능한 비수갈마천(毘首?磨天)이 물었다.
“천주(天主)43)께서는 어찌하여 근심하고 계십니까?”
석제환인이 대답했다.
“나는 일체지를 갖춘 분을 찾고 있는데 만나지 못했다. 그러므로 근심하고 있다.”
비수갈마가 말했다.
“보시, 지계, 선정, 지혜를 갖추신 대보살이 계시는데,
그는 오래지 않아 부처님이 되실 것입니다.”
그리고 제석은 게송으로 말했다.
보살이 큰 마음을 일으키고 물고기 새끼와 암수(菴樹)의 꽃,
이 세 가지 일의 때는 많으나 결과를 맺는 때는 심히 적다네.
이에 비수갈마가 말했다.
“이 우시나(優尸那) 종족인 시비왕은
지계ㆍ정진ㆍ대자대비ㆍ선정/지혜로써 오래지 않아 부처를 이루실 것입니다.”
석제환인이 비수갈마에게 말했다.
“가서 시험해보면 보살의 모습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대는 비둘기가 되라. 나는 매가 되리라.
그대는 거짓으로 겁을 내면서 왕의 겨드랑 밑으로 들어가거라.
내가 그대의 뒤를 쫓으리라.”
비수갈마가 말했다.
“그는 대보살인데 어찌 그런 일로써 그를 괴롭히겠습니까.”
석제환인이 게송으로 대답했다.
나도 나쁜 마음은 아니다. 순금은 시험해야 되듯
나도 보살을 시험하여 그 마음, 정해져 있는가를 알련다.
이 게송을 읊자마자 비수갈마는 스스로의 몸을 바꾸어
곧 한 마리의 눈과 발이 붉은 비둘기로 변했다.
석제환인은 몸을 바꿔 한 마리의 매로 변하더니 급히 날아 비둘기를 쫓았다.
비둘기는 곧장 날아 왕의 겨드랑 밑으로 들어가서
온몸을 떨면서 눈알을 굴리며 다급한 소리를 질렀다.
이때 여러 사람이서로 말하기를
이 왕은 매우 인자하시어일체를 잘 보호하시리라.
이 작은 새, 비둘기가제집에 들듯이 돌아오니
보살의 모습이 이러한 것이매 오래지 않아 부처를 이루리라.
이때에 매가 가까운 나무 가지 위에 앉았다가 시비왕에게 말했다.
“내 비둘기를 돌려주시오. 그것은 내가 받은 것입니다.”
왕이 매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이것을 받았다. 네가 받은 것이 아니다.
내가 처음에 뜻을 세울 때 ‘이 일체 중생을 받아들여 모두를 제도하리라’ 하였느니라.”
매가 따졌다.
“왕께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셨다면 나 역시 그 일체 중생이 아니겠습니까.
어째서 나만은 가엾이 여기지 않으시고 게다가 내가 오늘 먹을 먹이를 빼앗으십니까.”
왕이 물었다.
“그대는 어떤 먹잇감을 찾는가? 내가 일찍이 서원하되
‘어떤 중생이 아서 나에게 귀의하면 반드시 그를 구호해 주리라’ 했다.
그대는 어떤 음식을 바라는가? 그것 역시 주겠노라.”
매가 말했다.
“나는 바로 잡은 따뜻한 고기를 원합니다.”
이에 왕이 생각했다.
“이와 같은 것은 얻기 어렵다. 스스로 산 것을 죽이지 않고서는 얻을 길이 없다.
어찌하면 좋은가. 하나를 죽여서 다른 하나에게 주어야 하겠는가.”
그리고 생각이 정해지자 이렇게 게송으로 말했다.
나의 이 육신은 항상 노/병/사에 속하고
머지않아 썩어 없어지리니그가 요구하니 마땅히 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사람을 불러 칼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는 스스로 다리의 살을 베어 매에게 주니, 매가 말했다.
“왕께서 비록 더운 고기를 나에게 주셨으나
고기의 무게는 의당 비둘기와 같도록 주셔야 도리에 마땅할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를 속이지 마십시오.”
왕이 말했다.
“저울을 가져오너라.”
그리하여 살과 비둘기를 비교하니,
비둘기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는데 왕의 살은 더욱 가벼워졌다.
왕은 다시 사람을 시켜 두 다리의 살을 다 베게 하였으나 역시 가벼워서 모자랐다.
다음에는 두 장딴지ㆍ두 팔ㆍ두 가슴ㆍ목ㆍ등을 베어 온몸의 살을 다해도
비둘기는 역시 무겁고 왕의 살은 여전히 가벼웠다.
이때 왕의 가까운 신하들과 친척들은
장막을 쳐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게 물리쳤다.
“왕의 지금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시비왕이 말했다.
“사람들을 막지 말라.”
왕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보도록 허용했다.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했다.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 모두 와서 나를 보거라.
큰 마음, 위없는 뜻으로 불도를 이루기 소원하노라.
누구나 불도를 구하려면 이 큰 고통을 참아야 된다.
그 마음 견고하지 못하면 곧 그 뜻을 쉬어야 하리.
이때 보살이 피 묻은 손으로 저울을 잡고 올라서려 했다.
마음을 집중해 온몸으로 비둘기를 대신하려 했다.
매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이 일은 어렵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십니까?
비둘기를 저에게 돌려주십시오.”
왕이 말했다.
“비둘기가 와서 내게 귀의했으니, 절대로 그대에게 줄 수는 없다.
나는 한량없이 몸을 잃었지만, 중생에게 이익을 주지는 못했다.
이제 몸으로써 불도를 구해 바꾸고자 한다.”
그리고는 손으로 저울을 잡고 매달렸다.
이때 보살은 살이 다하고 힘줄이 끊어져서 자기 몸을 가누지 못했다.
아무리 올라가려 해도 떨어지니, 스스로를 꾸짖어 말했다.
“그대 스스로 견고히 하여 미혹하거나 괴로워 말라. 모든 중생이 근심과 고통의 큰 바다에 빠져있다.
그대 혼자 큰 서원을 세워 모두를 제도하고자 했거늘 어찌하여 게을리 하고 괴로워하고 있느냐?
이 고통은 심히 적고 지옥의 고통은 심히 많으니, 이 모습으로 견주어 보건대 16분의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는 이제 지혜, 정진, 지계, 선정이 있건만 그래도 이 고통을 걱정하거늘 하물며 지옥의 지혜 없는 무리들이겠는가.”
이때 보살은 일심으로 저울에 오르고자 하여 매달리면서
곁의 사람에게 자신을 부축해 달라고 말했다.
이때 보살은 마음이 결정되어 후회가 없었으니,
모든 하늘, 용왕, 아수라, 귀신, 사람들이 모두 크게 칭찬해 말했다.
“한 마리의 작은 새를 위해서 이와 같으니, 이 일은 희유한 일이로다.”
그러자 곧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대해에서는 파도가 일고 마른 나무에 꽃이 폈다.
하늘에서는 향기로운 비와 아름다운 꽃이 흩날렸으며,
천녀(天女)들은 노래로써 찬탄하였다.
“반드시 성불하시리라.”
이때 사방의 신선들이 모두 모여와서 이렇게 찬탄했다.
“이는 참으로 보살이다. 반드시 일찍 성불하실 것이다.”
그러자 매가 비둘기에게 말했다.
“이렇게 시험해 보았으나 끝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니, 이는 참으로 보살이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자비의 땅에 돋으신 온갖 지혜의 나무를
우리들은 공양할지언정 근심/걱정 드려서는 안 되리라.
비수갈마가 석제환인에게 말했다.
“천주시여, 그대는 신통력이 있으니,
이 왕의 몸을 본래와 같이 회복시켜 드리십시요.”
석제환인이 말했다.
“내 힘을 빌릴 필요가 없다. 이 왕께서는 스스로 서원을 세워
그 마음 몹시 기뻐하며, 일체 중생 모두가 불도를 구할 생각을 일으키게 하신다.”
제석이 다시 왕에게 물었다.
“그대는 고통스럽게 살을 베어도 마음이 괴롭고 다하지 않는가?”
왕이 말했다.
“내 마음은 기쁘니, 괴롭지도 않고 다하지도 않는다.”
제석이 말했다.
“누가 그대의 마음이 다하지 않는 줄을 믿겠는가?”
이때 보살이 진실한 서원을 세웠다.
“나는 살을 베이고 피가 흘러도 성을 내지 않고 근심하지 않는다.
일심으로 번민함도 없이 불도를 구하는 자이기에 내 몸은 곧 본래와 같이 회복되어지이다.”
말을 마치자마자 몸은 다시 본래와 같이 회복되니,
사람과 하늘이 이것을 보고는 모두 크게 감격해 기뻐하면서 말했다.
“처음 보는 일이로다. 이 대보살은 반드시 부처를 이루실 것이다.
우리들은 정성을 다하여 공양드려야 하리라.
원하옵건대 빨리 불도를 이루시어 저희들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이때 석제환인과 비수갈마는 제각기 하늘 세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