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수행정진해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을
‘부처가 된다’는 의미로 ‘성불’이라고 말해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평화롭고 정의로우며 행복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을
‘정토(淨土)’라고 말합니다.
불교의 이상은 성불과 정토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괴로움이 없도록 스스로 수행을 해 나가는 것,
그리고 내가 사는 이 세상이
평화롭고 환경이 잘 보전되고 차별이 없고
인권이 존중되고 먹고사는 데 불편이 없도록 만들어가는 것,
이 두 가지가 부처님 이래로
대승불교의 이상이자 수행자의 이상이에요.
그래서 정토행자가 되면
이 두 가지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하나는 수행 정진을 통해서 내가 괴로움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롭게 만드는 거예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평화롭고 생존권과 행복권이 보장되는 곳으로 가꾸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토회의 설립 취지문에는 이를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둘째, 적어도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거나 아이들이 학교도 못 가는 고통은 없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절대 빈곤이 퇴치되고 생존권이 보장돼야 해요.
그래서 복지활동을 합니다.
셋째,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폭력과 전쟁이 없어야 해요.
다시 말해 평화로워야 합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절대빈곤을 퇴치하는 복지활동, 전쟁을 방지하는 평화활동, 환경을 보전하는 환경활동, 이렇게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재정이 좀 필요합니다.
건물을 내든 음식을 내든 물건을 내든 돈을 내든,
이러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물질적 지원을 하는 것을 보시라고 부릅니다.
또 이런 일을 하려면 기술과 노동이 좀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가 가진 기술이나 노동력을 좀 제공하자는 것이 봉사입니다.
보시와 봉사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자는 데 있어요.
봉사를 하고 나서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는 이유
우리는 노동력을 제공할 때 반드시 대가를 바랍니다.
‘이거 하면 얼마 줄래?’ 이렇게 되잖아요.
그러나 수행자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곧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봉사를 하게 됩니다.
손이 ‘야, 내가 세수해 주면 얼마 줄래?’라고 하지 않고,
다리가 ‘몸을 옮겨주면 얼마 줄래?’라고 하지 않고,
눈이 ‘찾아주면 얼마 줄래?’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것이 자기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아름답고 고통 없이 만드는 일은 곧 내 일입니다.
우리가 어떤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것은
남의 일을 해주기 때문에 대가를 받는 거예요.
그러나 이 일은 내 일이기 때문에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자원봉사입니다.
정토회는
이처럼 수행, 보시, 봉사를 하는 수행단체입니다.
우리가 보통 ‘정토행자의 수행’이라고 말할 때는
수행과 보시와 봉사, 이 세 가지를 합해서 이르는 거예요.
좁은 의미에서 ‘수행’은
절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자기 마음 관리를 하는 것을 이릅니다.
하지만 남을 위해서 봉사하거나 보시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모두 수행에 들어가요.
그래서 대승보살의 수행 역시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과
타인을 위해서 보시하고 봉사하는 것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를 모두 아울러서 전체적으로 ‘수행’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보살은 이 땅을 정토화하고
자기는 부처가 되는 수행을 하는 사람입니다.
성불과 정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자가 대승 보살입니다.
수행은
어떠한 경우에도
괴로움과 속박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을 잘 관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보시와 봉사는
세상 사람들도 괴로움이 없도록 우리가 조금이라도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토회 천일결사의 목표
첫 번째가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입니다.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이는 구체적 방법이 보시와 봉사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수행과 전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어요.
내 마음을 다스려서 괴로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 수행이라면,
다른 사람도 자기 마음을 다스려서
괴로움이 없이 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전법입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고 그다음에 전법을 하는 거예요.
그럼 아예 수행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폭력을 당해서는 안 되고,
굶어 죽어서는 안 되고, 병들었는데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서는 안 되고,
차별받아서는 안 되잖아요.
이 사람들도 고통을 받지 않는 세상을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보시와 봉사가 필요한 거예요.
이것이 정토행자의 수행법입니다.
그런 뜻에서 매일 아침마다 천일결사 기도를 하는 거예요.
108배는 계율(戒律) 수행 또는 지계(持戒) 수행이에요.
계를 어겼을 때 참회하고 다시 돌아가는 수행법입니다.
그다음에 명상을 하는 것은 선정(禪定)을 닦는 수행이에요.
마지막으로 경전을 읽는 것은 지혜(智慧)를 닦는 수행법입니다.
수행자는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닦는 자입니다.
그래서 정토행자가 되면 세 가지 수행을 하게 됩니다.
그다음에 매일 1000원 이상 보시를 합니다.
1000원이라는 금액은 30년 전에 정해진 거예요.
그 당시
전 세계 20%에 달하던 절대 빈곤층 한 사람의 하루 생활비가 1달러 미만이었습니다.
적어도 내 수입 중에서 한 사람의 최저 생존에 필요한 1달러를 먼저 보시하고
내 생활을 하자. 이렇게 해서 1달러씩 십시일반 모았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인도의 불가촉천민마을에 학교도 세우고 병원도 세우는 일을 했어요.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 감동한 사람들이
또 추가로 보시금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1000원씩 모은 돈을 꼭 구호활동에만 쓰는 게 아니라
평화활동과 전법활동에도 사용해서 정토회의 전체 목표를 향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 수행자는
밥을 얻어먹고,
옷을 주워 입고,
잠을 나무 밑에서 자고,
스스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음으로 해서 생존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입장에서는
수행자가 오면 먹다가 남은 밥을 줘야 하고,
수행자가 옷이 없으면 다 떨어진 옷이라도 줘야 하고,
비가 오는 날은 초막이라도 쳐서 수행자가 자도록 해줘야 했어요.
그래서 수행자에게 보시하는 물건이
밥, 옷, 약, 좌구, 이렇게 네 가지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좌구(坐具)는 앉거나 눕는 도구를 뜻해요.
이것이 스님들한테 보시할 수 있는 네 가지 보시물이었는데
점점 화폐 경제로 이행하면서 돈을 보시하게 된 겁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과 똑같은 공덕이 있는 공양
2600년 전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과 똑같은 공덕이 있는 공양이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가난한 사람을 돕고 외로운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청정하게 수행하는 자를 외호(外護)하는 것이다.’
이 말씀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배고픈 자는 먹어야 하고,
병든 자는 치료받아야 하고,
어린아이는 제때에 배워야 해요.
이런 취지로 만든 단체가 JTS입니다.
JTS는 ‘Join Together Society’의 약자예요.
이런 구호활동은 종교나 민족을 따지지 말고
누구나 다 함께 모여서(join together) 해나가는 모임(會, society)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해서 JTS는 지금도 세계 가난한 나라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 학교도 세우고 병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긴급 구호활동도 하고 있어요.
3년 전에는 로힝야 난민들을 위해서 가스버너 10만 개를 지원했고,
이번에 또 10만 개 지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불가촉천민 마을에 학교와 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의 무슬림 원주민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구호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토회는 지난 30년 동안 회원 여러분들이 내어 주신 보시금에 의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정토회에서는 보시금을 낸다고 해서 ‘다음 생에 좋은 데 태어난다’
이런 얘기를 일절 하지 않아요.
이 세상을 정토로 만드는 것을 내 일로 받아들이고 이를 위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조금이라도 내어 기여하기 위해 보시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뭔가 대가를 바라고 조건을 붙인다면 무주상보시가 아니에요.
월급을 받는 사람이 없는 이유
그리고 정토회에서 보시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봉사입니다.
오늘날 정토회가 이렇게 유지되는 재정 기반은
여러분이 내는 보시금이고,
정토회가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여러분의 봉사 덕분입니다.
정토회는 창립 이래
1차 만일 결사 기간 동안 월급 받고 일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어요.
모든 사람이 자발적인 봉사에 의해서만 운영하자는 원칙을 고수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정토회에는 누구든 수고했다고 돈을 주는 문화가 없습니다.
일반 절에서는
초파일 행사가 끝나면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수고했다고 돈을 주고,
심부름을 하면 수고했다고 돈을 주고,
이러저러한 일이 있을 때 수고한 사람에게 돈을 주는 관행이 있어요.
그러나 정토회에서는 돈거래가 일절 없습니다.
보시도 모두 공적으로 투명하게 관리가 되고 있고요.
농사짓는 일을 비롯해 모든 활동이 여러분의 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에 전문성이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부작용도 많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런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요.
다른 절에 가면 보시만 하면 되지만,
정토회에서는 반드시 보시와 봉사를 함께 해야 해요.
정토회의 큰 힘은
첫 번째가 수행이고,
두 번째가 보시와 봉사입니다.
이 보시와 봉사에 의해서 정토회가 운영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