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는 명절이 가까우면 돼지나 소를 잡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도 때마다 돼지를 잡습니다.
소를 키우는 이웃집 아저씨가 돼지 한 마리를 구입해서 동네 사람 몇 명이 함께 잡고나면 다들 나누어서 사가는 겁니다.
저희는 닭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이곳 사람들은 돼지든 개든 동물은 다 가축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잡는 일에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주 하는 일이니 멱을 따고 가죽을 벗기고 토막을 내는 일을 손쉽게 해냅니다.
우리는 그렇게 잡은 돼지의 갈비나 등심 등을 사오는 거지요.
그러면서 저는 옛날 구약시대의 제사장들은 어떤 마음으로 동물을 잡았을까 상상해봅니다.
처음에는 생명을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살육의 일이 끔찍하고 힘들었겠지만 결국 날마다 온종일 해야하는 직업이니 나중에는 무감각해지고 습관적으로 그 일을 하게됐을 것 같습니다.
뭐든지 처음 할때가 가장 힘든 법입니다.
죄를 지을 때도 처음이 힘들지 자꾸 저지르다보면 무감각해지고 습관이 되는거지요.
어느 집사님의 남편이 살만해지자 음란업소에 가서 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약간 찔려하는 것도 있었는데 반복이 되면서 아예 나는 중독이라고 말하면서 스스로 멈출 수 없다고 이상한 배짱으로 나오더랍니다.
더 견디기 힘든 건 그렇게 다녀와서는 아내와의 동침으로 그 죄를 씻으려는 이상한 의식을 행한다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죄의식을 씻으려는 거겠지요. 이건 아내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죄는 동침으로 씻어지는 게 아니라 회개로 씻어지는데도 말입니다.
어쨌든 그런 남편이 하던 사업이 갑자기 요즘 들어 잘 안되자 두려운지 업소 출입을 끊고 집에 일찍 들어온다고 합니다.
자기 죄는 알고 있으니 망할까봐 무서운 거지요.
언제까지 갈지 몰라도 이래서 사업이 잘 안되는 것도 축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죄는 처음 지을 때 찔리고 두렵지만 이 남편처럼 반복하게 되면 점점 무감각해지고 가족에게 못할 짓도 하게됩니다.
그럼에도 죽이지 않고 사업이 안되는 약한 처방으로 죄를 끊게하시는 주님의 사랑은 참 깊은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여도 제사장들이 하는 일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였고 사람의 마음을 죽이는 일은 살인과 다름없는 죄입니다.
늘 아내의 마음을 죽이고 자녀의 마음을 죽이는 죄를 지었을지라도 오늘 말씀듣고 회개한다면 그도 제사장으로 삼아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참 놀라울 뿐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