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장노 (여성은 원형이정)의 정기는 발바닥에서 시작하여 차츰 위로 전진, 머리에 이르러 생을 마감하는가 하면
眼.耳.鼻.舌.身.意 六感은 色.聲.香.味.觸.法의 다양함을 생성케 한다.
감각기관의 정보 흡수는, 빛 소리 기체 액체 고체의 순으로 매체의 전달 속도에 비례한다.
지난세월, 사진에 열중일때 "사진은 발로 찍는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인간은 육감에 있어서 87%의 정보량을
눈을 통해 흡수 한다고 하니, 이는 빛의 파장이 짧고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보는 것을 믿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이다.
본다는 것은 사물이 자기 앞에 보여 지거나, 아니면 자기 스스로 움직여 보아야 보는 것이고 보면
본다는 것과 다양하게 보는 것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의식하지 않고 보는 것은 보일 지라도 보지
못하며, 목적 의식에 있거나 구도심에 입각하여 사물을 바라봄으로써 비로소 의식에 사무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유식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의 삶은 유식에 많은 시간을 배려하지만 무식의 시간이 많아져 무식함이 되는 것이고 보면
단지,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무식은 면할 수 있겠다.
이렇듯 의식 수단의 절대적 위치에 있는 눈은 카메라의 구조적 형태를 갖지만 촛점이 필름에 맺히는 카메라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시공간적 집적 형태에 의한 분석으로 즉, 어떤 사물에 대한 앞 뒤 좌우의 공간감,
원근감, 색감을 통한 형태는 의식의 기본적 자료 등을 조합하여 뇌에서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烏竹(줄기가 검은대)은 비를 맞자 무게를 못이겨 휘어진다. 봄에 계분을 주면 잎이 더욱 무성하다.
文人畵에 있어서도 대나무는 晴竹, 仰竹, 露竹, 風竹, 雨竹 등으로
그려지는데 비에 맞아 축 휘어진 모습은 수양버들과는 또 다른 운치가 있다.
나는 대나무를 무척 좋아하여 아침 저녁으로 내려와 무심코 바라보는 시간이 많다.
잎이 介字모양으로 뻗침이 가히 아름답기 때문이다.
오죽은 줄기가 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반죽斑竹과에 속한다. 이 반죽중에는 소상반죽이 유명한데
평사낙안 ,원포귀범,회풍무설 등과 같이, 중국 소상팔경중의 하나로도 꼽힌다.
(순임금이 죽자 아황과 여영이라는 두 왕비가 슬피울며 소상강에 빠져 죽었는데 그곳에서 눈물로
얼룩진 대나무가 자랐다하며 이 대나무가 소상반죽이다.)
예로부터 오죽은 줄기가 검은 것이 마치 묵화를 연상케하여 뒷뜰에 심거나 문인들이 화분에
심어 감상을 즐겨 했다고 한다. 굵은 마사와 흙을 석어 물빠짐이 좋게 하고 계분을 적당히 주면
잘 자란다. 강한 추위에는 약하므로 콘크리트 바닥은 피하고 가능한 지열을 받도록 땅에 심어야
튼튼하게 잘 자란다.
해마다 조석으로 청량감을 제공하던 앞마당의 오죽이 올初 끈질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몽땅 얼어 죽었다.
간지는 흑색이라 변함이 없지만 시방도 잎은 모두 시들어 가지끝에 매달려 있다.
대개의 경우, 바람이 불어 시든 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다시 살아나게 마련인데 금년 봄엔 아무리
붙잡고 흔들어도 떨어질 줄을 몰라한다.
아쉬운 마음을 바이 표현할 길 없기로
뿌리에서 돋아날 새순을 기다리며
정판교의 묵죽 기법으로 此君을 寫한다.
스켓치북에 붓과 먹으로 / 석애
첫댓글 글자로만 공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맡고 이렇게 오감 전체로 전율되듯이 깨달음에 이르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 하더이다. 매주 일요일 우리는 그렇게 산천에 나가 온몸으로 공부를 하고 오는 단체이니 화랑의 후예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지난번엔 인사동까지 오셔선 허탕을 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꽃이 지기 전, 석애의 호탕한 웃음과 가락 한 수 듣게 되길…….
아, 그날은 해외출장에서 막 돌아와 여독이 풀리지 않아 게시판이나 메모 확인에 소홀 했습니다.
챙겨넣은 캔버스도 10호짜리더군요 이래저래 풀리지 않는 날 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미국 노인들도 그토록 먹고싶어 한다는 스위스제 초콜릿도 삼성관광버스를 타지 못하고
풀이죽어 주머니속에 축 늘어져 있더군요 ㅎㅎㅎ
보고싶은 화우 님이 눈에 선 하건만,
이 눔어 독감은 뚝 떨어지지 않고
금주도 하릴없이 발목을 잡히게 되는구야
'화무는십일홍' 이라니.... 쯪 쯪,,
언제나 생각하게 하는 좋은 글에 아름다운 글씨, 기품있는 오죽 잎이 스케치북 위에 平沙落雁으로 앉았네요.
옛날 우리 할아버지 긴 담뱃대가 오죽이었던 것 같은데 가느다란 그 줄기에 매달린 잎이 하얗게 되었겠네요.
품은 절개가 서릿발에도 변치 않듯 죽은 잎 떨어지고 새순 돋아니길 함께 기다려 보지요. ㅎㅎㅎ
네, 하얗게 쇠었습니다. 잎이 모두....
이 선생 님의 오죽에 대한 관심도는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부지런히 뇌를 움직이며, 반짝이는 '유식'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신령한 봄기운으로 오죽의 뿌리에 새순이 다시 돋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ㅎㅎ. 대나무는 본시 신내리는 영물이니 간절한 기도에 응답이
있겠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