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움베르토 에코의⌜푸코의 진자⌟를 끝까지 읽었을까?
⌜푸코의 진자⌟는 끝까지 정독하기 어려운 책이다.
난해한 용어와 호흡이 긴 문장, 음울한 내용, 지그재그로 순간 이동하는 시간 변화와 현시점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과거와 현재의 기록 때문에 TV와 영화의 재미와 속도, 가벼운 개그와 애정행각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읽기 쉬운 책이 결코 아니다.
코로나가 준 긴 안식년 덕분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재미있게 읽었다.
어느 명성이 자자했던 수도원에 연쇄 살인이 일어나고 끝내는 수도원이 불이 나고 몰락, 황폐해지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저자는 세속과 대립되는 거룩의 상징인 수도원과 그 속에서 수도하고 있는 다양한 수도승들의 알력과 신학적인 갈등, 인종 차별 그리고 물욕과 성욕, 명예욕을 괴상하고 기이하고 신비롭고 숨 가쁘게 그려서 나로 하여금 스릴에 빠져 무겁고 긴 책을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
철저하게 부패하고 타락한 중세 천주교와 수도회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주어 거룩한 이미지를 파괴하는 저자의 저술 의도와 목적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역사는 후세 사가들과 작가들에 의하여 끊임없이 재생되어 오늘의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장미의 이름⌟을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푸코의 진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윤기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상중하로 출판한 책을 감히 읽기 시작하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어 읽기 시작한 순간 후회가 되었다. 4,000년 전에 시작된 흑역사와 이단과 이설로 알려진 비밀결사들과 연금술, 점성술, 타로와 주술의식, 신접의식과 축제 등으로 머리가 지식멀미를 하며 토할 것 같아서 접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미궁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그냥 돌아 나올 수는 없었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4,000년 역사에 나오는 모든 주술과 종교, 모든 신비서적과 배후에서 세계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한 것처럼 보이는 비밀결사단체를 총망라하는 지루한 서술을 재미없게 현학적으로 늘어놓는 지? 독자들을 무시하며 알아 듣기 어려운 말로 기호학에서나 사용함직한 기호 우주론을 펼치는 지? 왜 예수 그리스도는 물론이고 역사적 인물들의 코를 꿰어서 프리메이슨으로 만드는 지? 지구의 역사를 흑마술사들이 주도한 것처럼 서술하는 지? 등에 대한 그의 설명, 이유와 그가 내리는 결론을 알고 싶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하에 숨어있는 하늘과 땅이, 비밀이, 비의, 신의 계획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푸는 비밀의 열쇠라고 주장하는 신비학의 명제를 확신하는 광기의 무드 속에 있어서 현기증이 났다.
그러나 실제로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았다.
가라몬드 출판사와 마누치오 출판사의 사장인 가라몬드는 대히트를 칠 수 있는 전집을 출판하고자 하였다. 때 마침 ‘성전 기사단’에 대한 학위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카소봉이 가라몬드에 입사하여 출판사의 편집장인 야코보 벨보와 디오 탈레비가 삼총사로서 그 팀을 이루었다. 그들은 가라몬드 사장과 함께 동서고금의 주술, 점성술, 카발라, 연금술, 불로장생술, 호문쿨루스를 만드는 비법 등을 총 망라한 신비서적, 인도, 이집트, 칼데아, 티베트 등에서 사라진 고대 지혜와 서구 정신을 재생하는 ❮너울 벗은 이시스❯라는 총서를 기획하며 ❮헤르메스 계획❯으로 명칭하였다.
가라몬드 사장은 책은 출판하되 저자에게 인세를 주지 않고 출판비용도 고스란히 저자에게 떠넘기려는 발상을 하였다. 그리고 책 내용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돋워서 누구나 사고 싶어 하는 적당히 학문적이면서도 과거의 서적을 부정하지 않으며 흥미진진한 야심작이 되길 바랐다. 그들은 브레인스토밍 끝에 신비학 저술에 관심을 가진 자들에게 그럴듯한 미끼를 던지기로 하였다.
벨보는 잡지에 뫼비우스 박사라는 필명으로 마누치오가 ❮너울 벗은 이시스❯라는 책을 시리즈로 출간하여 신비학이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선전하였고 가라몬드는 익명으로 연금학, 점성학, 타로, UFO 문제를 다루는 잡지사에 마누치오가 출간을 예고한 시리즈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였다. 그의 편지를 받은 각 잡지사 편집자들은 앞을 다투어 마누치오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캐려고 하였으나 가라몬드 사장은 변죽만 울려서 신비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에 등록되어 있는 비밀 결사에 4천년 역사의 신비학을 집대성하여 출간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전단을 발송하였다.
그리하여 가라몬드 출판사의 음모를 알지 못하는 전 세계의 내노라고 하는 각종 분야의 신비학의 대가들이 자신들의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에 나타나 카소봉과 벨보에게 자기들의 저술을 소개하며 출판해주길 바란다.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과 음모대로 방문자들의 헛점을 찌르며 논리적인 질문으로 제압하며 자비출판을 권한다.
그 첫 번째 방문자가 아르덴티 대령이었는데 그는 출판사에 와서 그들과 면담을 마친 후에 호텔로 돌아가서 살해를 당하였으며 시신조차 사라졌다. 그 일로 인하여 카소봉이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 뒤로 그들은 계속해서 신비학이나 비밀결사의 책을 출판하기 원하는 신비학의 저술자들인 부라만티, 바그너 박사, 구베르나티스, 카메스트레스,를 만났으며 후에 의도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해온 알리에와 박제사 살론을 만난다.
신비학의 대부로 알려진 알리에는 가라몬드의 신비학 집대성에 대한 소식을 듣고 벨보와 카소봉이 발견한 새로운 비밀을 염탐하고자 그들에게 추파를 던지며 수백 년 전의 기사단들의 이야기를 목격한 것처럼 들려주며 그들에게 참고 자료를 제공하는 자가 되면서 한편으로 벨보의 애인인 로렌차가 원래 성녀이었으며 창녀이었으나 환생하여 로렌차로 태어났다고 함으로서 그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어느 날 알리에는 벨보와 카소봉을 초청하여 장미 십자단원의 어마어마한 가공원에서 그들로 하여금 신비학이 세상에 숨겨져 있는 참된 지식이자 지혜임을 믿도록 꿈과 현실의 중간계의 몽롱한 신비체험과 중세 프리메이슨의 의식을 목격하게 하였다. 이어서 해발 600미터의 산에서 드루이드 여사제들이 드리는 미킬 초혼제사의 초입부분만 구경시키고 그들을 안개로 포위하여 성단에 입단하지 않은 자에게 허용되지 않는 미지의 세계가 있음을 인식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알리에가 보여준 신비학의 광휘와 위세에도 불구하고❮헤르메스 계획❯을 줄기차게 추진하여 유사 이래 악마연구가들이 기록해 놓은 신비학과 비밀결사에 대한 연구의 집대성을 눈앞에 두었다.
벨보는 그 시점에서 신비학과 악마연구가들이 말하는 지구와 종말. 인류 구원을 위한 신의 비밀, 신지, 비의(秘意), 상징, 기호. 지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항간에 떠도는 신의 계획, 신의 지도, 신의 기호, 신의 계시는 허구이며 영적 사기이며 거짓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사실을 세상에 공포해도 세상이 믿지 않으며 오히려 신비학과 그 비즈니스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사이비로 매도하며 짓밟아 죽일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도 함께 깨달았다. 만약에 침묵하면 자기들이 출판하는 책이 사람들의 이목을 속인 역대의 비기와 비서, 신비서적 중의 하나처럼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인구에 회자되다가 잊히어질 것이므로 자기가 그런 거짓에 눈 멀어 악과 음모를 추구하는 인간과 세상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였다.
실제로 그들이 편집하여 모은 자료에는 새롭게 발견된 비밀이나 지도, 계시나 문서는 전혀 없었다. 그들은 머리를 모아서 역대 신비학자들이 써놓은 오만 잡동사니 글들을 전후좌우로 짜깁기하여 비서나 금서에 기록된 내용들을 그럴듯하게 꿰맞추었을 뿐이었다.가라몬드가 출판할 새책에 의하면 태초부터 신의 숨은 계획이 있었고 그것을 깨달은 고금동서의 신비학의 대가들, 주술사, 점성술사, 마술사, 신접자, 영지자 그리고 다양한 비밀결사들이 면면연연이 신의 뜻을 수호하기 위해 희생을 무릅써왔다는 그들의 비사, 신비학의 대역사가 완성될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엉뚱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신비학계, 악마연구자들이 가라몬드의 연구가들이 인류 구원을 위한 최대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추측하고 그 비밀을 탐지하기 위해 그들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벨보는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나머지 사무실의 컴퓨터를 집으로 옮기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하여 자기 아파트에 숨어서 그 동안 느낀 것들과 자기의 생각들 그리고 발견한 사실, 깨달은 바를 써서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하였다. 그는 자신들이 기획한 ❮헤르메스 계획❯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며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고 깨달았다는 사실,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에 눈을 초점을 맞추었다.
벨보가 자신들이 모르는 비밀지도나 문서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수백 년 동안 암투를 벌이며 이름을 바꾸며 존재해온 성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총동원 되어 그의 뒤를 쫓으며 그를 제거하거나 미혹하기 위해 파리로 유인하였다. 그리고 그에게 토요일 자정에 파리국립공예원박물관에서 모이는 기사단의 모임에 참여할 것을 제안을 하였다. 벨보는 그것이 심판에의 초대, 죽음에의 초대라는 것을 알고 쫒기는 중에 카소봉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아파트에 가서 플로피 디스크를 찾아 읽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카소봉은 벨보의 아파트에서 그가 쏟아놓은 새로운 사실, 깨달음에 대한 고백을 읽은 후, 두려움과 떨림으로 주저하지 않고 파리로 달려갔다. 그리고 국립공예원박물관에 숨어 들어서 한 밤중에 전 세계에서 집결한 트레스 (부활한 성전기사단에 의한 시나키 정부)단원들이 진자를 밀어서 그를 산제물로 바치며 환호하는 전 과정을 목격하였다.
놀랍게도 벨보를 협박한 자들은 다름 아닌❮헤르메스 계획❯으로 만났던 일군의 신비가들이며 신비학 저술가들이었다. 그들은 부라만티, 리카르도, 마담 올곳, 구베르나티스, 카메스트레스, 박제사 살론을 비롯하여 수많은 지역의 전권대사들과 여러 지역의 총대주교 그리고 생제르맹 백작이자 생 마르탱 백작이고 또한 라츠코치 공작이자 알리에 후작이었다.
신비학계의 최고 권위자요, 대부로 알려진 알리에 후작이 트레스 단원들에게 자기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벨보가 신비학계에 위기를 몰고 왔다고 하였다.
“통탄스러운 오류가 저질러진 지 무려 6백 년 만에 우리의 오류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고 있는 자를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이자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불행히도 나 역시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믿기로 우리 중에도 한 사람이 …”
알리에는 벨보를 겁박하기 위하여 서적 출판을 위해 가장 먼저 벨보를 찾아갔던 아르덴티 대령을 호출해서 심문하였다. 아르덴티는 벨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이 자기에게서 나온 것이 아님을 주장하며 그가 더 알고 있는 비밀이 없다고 천명하였다. 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낀 그는 곧 바로 무릎을 꿇고 자신의 거짓에 대한 용서를 빌며 포로로 잡혀있는 벨보가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을 더 알고 있다고 거짓 고백을 하였다.
알리에는 벨보를 설득해서 그만이 알고 있는 신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벨보는 진실을 고백하고 위대한 계획에 동참하여 승자가 되라는 알리에의 요청을 의연하게 거절하였다. 그리하여 자신들의 정체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는 악마연구가들의 광적인 “산제물!"이라는 외침 속에서 누군가가 밀어버린 거대한 진자에 찍혀서 순교자처럼 죽었다.
카소봉은 공포 속에서 침착을 유지하며 벨보의 침묵, 부동점인 하늘의 진자에 눈을 맞춘 벨보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는 자신이 트레스 단원들이 찾고 있는 제 2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터질듯한 슬픔을 안고 파리에서 밀라노로 돌아왔다.
그는 갓 태어난 자기 아들 쥴리오와 아내 리아가 못견디게 보고 싶었으나 그들에게 고통과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밀라노로 가지 않고 테레스단원들이 자기를 바로 찾아낼 수 있도록 벨보의 고향으로 갔다. 그리고 벽장에서 뒹굴고 있는 벨보의 일기장과 원고뭉치 등을 찾아서 읽으며 그와 그의 의연한 죽음과 그의 깨달음을 이해하며 전율하였다. 벨보가 쓴 트럼펫 부는 소년에 의하면 그는 어린 시절에 트럼펫을 불며 이미 진자의 부동점을 체험하였던 것이다.
그는 먼 과거에는 공룡의 서식처요 지금은 포도밭이 되어 있는 벨보가 거닐었던 브리코산의 자락을 거닐며 그처럼 유일한 지혜와 진실은 지하에 기호와 지도의 비밀로 숨겨 있는 것이 아니고 지상의 감미로운 대기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는 창조로 시작된 지상의 ❮하나님의 나라❯를 이해하고 그것과 일체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그는 생로병사의 현실, 사랑과 고통의 감각, 눈부신 태양과 바람 그리고 그 나머지는 다 언어의 장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문자 그대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이었다. 물과 산을 신의 기호로, 암호로, 상징으로 보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비밀을 풀려고 했던 인간의 노력이 허공에서 달리는 진자의 그림자처럼 부질 없는 것이었다.
주인공들이 깨달은 진정한 비의(秘意),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비밀은, 누구나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는 연구할 필요가 없는 복잡한 것이 없는 그대로 단순한 것이 비밀이라는 사실이었다. 비밀이라는 것은 숨길 것이 없어야 원수가 고백을 강요하지 못하고 경쟁하는 자가 빼앗아 갈수 없기 때문이다.
수세기 동안 자연과 인간사를 주도하려는 신지(神知)에 대한 조사와 탐욕은 수많은 파문과 내분과 이합집산의 알력 속에서도 신비학계, 악마연구자들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구심점 노릇을 해왔다. 그런데 벨보의 깨달음으로 우주와 역사를 움직이는 비밀이 만천하에 공개될 시점에 이르자 그들은 두 가지 사실을 두려워하였다. 하나는 비밀의 내용이 별 개 아니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었고 다른 두려움은 비밀이 공개되면 더 이상 비밀이 없게 된다는 두려움이었다. 비밀이 없어진다는 것은 신비학의 대가인 그들의 존재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명예와 권위를 위하여 자신들의 존립을 위하여, 세상을 구원할 뱔견, 깨달음을 진자를 이용하여 살해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신의 비밀, 신의 숨겨진 계획을 탐지하기 위하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저자는 긴 글 말미에서 과학의 진보와 온갖 이기의 발명으로 신의 자리에 앉은 이 시대의 신비학계와 악마연구가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런 ❮모든 것❯이 하느님보다 더 큰 비밀은 아니다. ❮더 큰 비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까닭은, 밝혀지는 순간, 모든 비밀은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있다면 오로지 텅빈 비밀이 있을 뿐이다.”
“안토니우스 황제 시절에 유행하던 신비에 대한 대중의 열망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그 때 누군가 나타나, 자기는 세상의 죄를 구속할 하나님의 아들, 육화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선언했다. 이게 저속한 신비였을까? 그는 만인에게 구원을 약속했다. 이웃만 사랑하면 된다고 하였다. 이게 사소한 신비였을까? 이어서 그는 누구든 옳은 말을 때맞추어 하는 사람은 한 덩어리 빵과 반잔의 포도주를 능히 하나님의 아들의 살과 피로 바꾸어 먹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보잘 것 없는 수수께끼였을까? 그리고 초대 교회의 교부들을 교화하여, 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은 ❮하나❯인 동시에❮삼위일체❯를 이루고 있으니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왔어도 ❮성자❯는 ❮성부❯와❮성령❯에게서 나올 수 없다고 선언하게 했다. 이것이 물질에만 눈이 어두워져 있던 무리를 위한 단순한 교리였을까? 그러나 이로써 구원, 셀프서비스 구원의 비밀을 손안에 넣을 수 있게 된 무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전부란 말인가? 그렇다면 신비치고는 참으로 진부하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던가?
그들에게는 다른 종류의 신비가 필요하였다.”
오늘날에도 비밀지도가 없는데 있다고 믿으며 지도를 찾으려고 인생을 소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세상에 없는 지도를 가르치며 길잡이 노릇을 하는 거짓 예언자와 현자가 얼마나 많은가?
예나 지금이나 엉터리지도협회를 만들어서 권위와 영광을 추구하는 학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엉터리 지도를 해석하며 언어의 유희로 사는 사이비 전문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하나님이 사랑으로 창조한 세상은 충만한 생명으로 아름답다!
저자와 번역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2.8.20.
장마비가 내리는 아침에
우담초라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