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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학생이 본 학교폭력의 원인. 게임중독이 아닌 사회구조입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입니다.
최근 여러 가지 학교폭력 사건이 많이 일어나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와 그 기구들은 이의 주된 원인이 게임중독이라고 지명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명박대통령은 학교폭력의 원인이 게임중독이라면서 게임산업에 관련해 엄청 비난을 했다는뉴스도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현 고등학생으로써, 게임중독이 학교폭력의 주 원인이라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게임중독이 학교폭력의 주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 기관들이 사실 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학교폭력을 사람들에게 "우리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라는 인식을 주기위해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학교폭력의 원인을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인 게임중독으로 잡고, 실제게임산업을 많이 규제해 사람들에게 "나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열심히 했어!" 라는 인식만 준다는 얘기입니다.
학교 폭력의 원인은 게임 중독이 전혀 아닙니다. 그렇다면 뭘까요? 바로 사회 구조 탓입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제 사례를 들겠습니다.
저는 서울 소재의 공립중을 다녔고 현재는 서울 소재의 사립고를 다니고 있습니다.
공립중 시절에는 지금같은 일진들도 많이 봤죠. 일진얘들이 하는 짓은 흔히 알고 계신것과 비슷합니다.
애들 때리고 돈 뺏고 하는 거죠. 현 학교폭력의 주체들입니다. 제가 다닌 중학교는 이런 일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있는 편이었고, 일진얘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중학교때는 그저 조용히 살자는 마음으로 학교 다녔습니다. 별로 마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별로 안 마주치려고 하다보니 일진얘들의 특이한 행동 두 가지를 봤습니다.
1. 일진얘들은 피시방을 가지 않는다.
2. 일진얘들은 주로 비슷한 곳에 거주한다.
먼저 1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학교 근처에는 피시방이 두 개가 있었습니다. 저는 한 곳을 자주 다니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가끔 다른 한 곳도 다녔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이 제일 피시방을 많이 갈때는 시험 끝났을 때, 그리고 중3때 11월에 일찍 기말고사보고 고등학교 들어갈 준비할 때입니다.
개인적으로 피시방을 많이 다녀서 시험 끝난 날이면 항상 피시방 갔고 중3때 11월 기말고사 치고 거의 맨날 피시방 다녔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많이 봤던 일진들은 단체나 개인이나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얘들이 게임을 많이 할거라고 생각 했는데, 피시방에서 한 번도 본적이 없자 되게 의아하더군요.(특히 피시방이 흡연구역이 있어 공개적으로 흡연하기가 쉬운 곳이라 가정할 때 더 그렇죠.)
그래서 친구들한테 물어봤더니 일진얘들은 피시방 안 가고 오토바이타고 놀러다닌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일진얘들의 심리는 같은 또래에 학생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것에 대해 자족감을 느끼는 것인데(대표적인 예로 담배, 술등이 있죠. 얘네들이 인생이 힘들어서 어른들처럼 하겠습니까? 또래에 남들이 안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이죠) 일반적인 학생들이 많이가는 피시방에 가서 게임을 모여서 한다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더라는 거죠.
그렇다면 사실 상 일진얘들이 게임중독이라고 볼 수는 없구요. 오히려 다른 즐길 것이 많으니 일반학생보다 게임을 더 적게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게임중독이면 일진애들끼리 놀러다닐 시간은 더더욱 없습니다.
교육부나 언론에선 학교폭력의 원인이 게임중독인 것처럼 말하는데, 사실 상 학교폭력의 주체인 일진얘들은 게임을 즐기는 편이 아니고 중독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의 얘들은 극소수입니다. 오히려 게임중독은 일진보다 일반학생들 중에서 밤 늦게까지 게임하고 학교에서 맨날 자는얘들이 더 많지요.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학교폭력의 주체인 일진들의 생성 원리를 보면 답이나옵니다.
제가 말한 두 번째 특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죠.
(실명은 감안해주세요)
저는 이 중학교에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항상 버스정류장이 있는 B쪽으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일진얘들은 전부 A지역에 살더군요. 전부 A지역입니다. B지역에 사는얘들 한 명도 못봤습니다. 진짜로요.
그렇다면 A지역과 B지역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먼저 A지역입니다. A지역에는 소형 개인주택이 많고 빌라가 많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별로 좋은 동네는 아니죠. 집값도 B에 비하면 싼편입니다.
B지역은 그에 반해 아파트가 주를 이룹니다. 집값도 상대적으로 꽤 있는 편이죠.
한 마디로 A지역과 B지역에 사는 것의 차이는 부모의 경제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가지 가정을 할 수 있겟죠.
1. 빈곤한 편이라 일진이 된 것이다.
2. 일진이었는데 빈곤해졌다.
상식적으로 2번은 말이 안되죠. 1번의 추측이 당연한 겁니다.
그렇다면 왜 부모의 경제력이 낮으면 왜 일진이 될 확률이 높을까요?
먼저 일진얘들이 하는 짓부터 감상해보시죠.
1. 빵셔틀
2.노스페이스 비싼 것 입기(일명 등골브레이커)
3. 애들 때리고 다니기
뭐 그외 등등 저도 알 수 없는 것까지 많겠지만 일단 대표적인 것만 나열했습니다.
첫번재로 빵셔틀이란 일진얘들이 자기의 하인취급하듯이 매점가서 빵사오라고 시키는 겁니다. 보통의 경우 간접 금품갈취가 일어납니다. 뭐 오백원주고 천원짜리 빵사와 하는 식으로요. 가끔 못할때는 폭력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학교 폭력+ 금품 갈취라고 할 수 있겠죠.
일진얘들이 왜 이런 짓할까요? 게임을 많이해서 게임같이 자기 대신 할 수 있는 아바타같은 대리인을 실제로 만들고 싶어서? 게임중독과 연관시키기엔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지요.
가장 간단한 이유는 물론 귀찮아서 겠지요. 문제는 그 귀찮음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느냐의 차이죠.
일진들이 빵셔틀을 시키는 것은 귀찮음 해소와 가장 중요한 이유인 남들에게 "나는 이러한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어" 라고 인증하고 표시하기 위함입니다. 자기 자랑과 동시에 자족감을 주는 거죠.
그럼 보통 학생들같으면 안하는 일을 왜 얘네들은 할까요? 보통학생들은 자족감을 느끼기 싫어하고 힘과 권력을 가지기 싫어해서?
부모의 경제력이 나오는 건 여기부터입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아이가 부모의 위치와 상태, 재산등을 보고, 또 자기가 거기서 충분히 혜택을 입으면 스스로 자족감을 느낍니다. 내가 이미 만족되어있는데 남들에게 공공연히 자랑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의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그 부모의 아이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낍니다. 자기가 해달라는 거, 이런 것 못해주죠. 아이는 자연스레 주눅이 들고 자족감도 낮아집니다. 게다가 초등학교를 거치면서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잘 사는 집이 엄청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런 감정은 더 격해집니다.
그래서 이러한 감정이 주로 쌓이거나 격화되는게 중1-중2 시기입니다. 만약 자신이 힘이 있거나 힘이 있는 얘의 친구라면 그것을 이용해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높은 얘들이 모여있는 학교에서 자신들의 힘을 애써 과시하려고 하는 것이죠.
얼마 전 뉴스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노스페이스 계급별 표도 그러한 사고에서 나온 겁니다. 거기서 나오는 60만원 이상의 형형색색의 노스페이스 패딩보셨죠? 그런 건 주로 일진얘들, 그 중에서도 상위 권력층이 자주 입죠. 그 이유가 뭘 까요? 난 이 정도 가격의 패딩을 간단히 입을 수 있는 경제력이 된다는 것을 겉으로 나마 자랑하고 싶은 겁니다. 거기서 자족감도 느끼고 말이죠.
애들 때리고 다니는 것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죠. 일진얘들이 일반학생들을 정말정말 싫어서 괴롭히고 못살게 굴까요? 아닙니다. 그 학교 내부 집단에서 현실에서 내가 누리지 못한 권력과 힘을 누리고 싶고, 그걸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싶은거죠.
저는 지금 사립고를 다니고 있습니다. 등록금만 1년에 400만원하는 학교인데, 이 학교에서는 학교 폭력이 거의 없다는 것도 게임 중독과 학교폭력이 상관없다는 것의 증거가 될 수 있겠죠.
제가 보았을 때 우리학교는 외고나 하나고 이런 공부 잘하는 얘들이 학군과 학교 수준을 감안하고 비싼 돈
감안하고 다니는 학교는 아닙니다. 제가 보았을 땐 부모님들이 혹시 학교 분위기 좋은데 보내면 자기 자식들이 공부좀 하지 않을 까라고 생각해서 비싼 돈 감안하고 보내는 학교입니다. 그러니까 여기 다니는 얘들은 부모의 경제력이 높은 일반적인 얘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학교폭력의 주 원인이 게임중독이라면 우리 학교의 거의 없는 학교폭력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방학에는 거의 게임에 찌들어 사는 얘들도 많고, 게임하고 늦게 자서 맨날 조는 애들도 있는 편이고, 항상 학교 근처 피시방가면 항상 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학교 폭력은 거의 없죠.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나는 학교폭력과 게임중독은 별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은 현실에서 누리지 못하는 힘과 권력을 학교라는 집단에서 이루고 싶은 아이들의 욕망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폭력은 이런 얘들 처벌 강화하자고 끝낼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에 학교폭력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경제력이 낮은 사람들이 많고, 그런 사람들이 살면서 많은 제약과 설움을 받고 이가 자식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가 북유럽처럼 복지가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인 자원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조그만 나라에서 넘쳐나는 것은 인력 뿐, 서로 치고박고 경쟁하면서 나라가 발전했지만 그 만큼 낙오자, 소외자도 많이 생겼고 하도 많다보니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아직 약한 게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경제력이 낮으면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보상은 적고, 잃을 것과 불가능은 많습니다. 경제력 있는 부모들이 자식이 사 달라는 거, 해 달라는 거 사줄 때 경제력이 낮은 부모들은 그러지 못 합니다. 그럼 그들의 자식들은 다른 아이들을 보고 박탈감을 느끼고 결국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이 아이들은 학교 시절에는 현실에서의 불만족을 쉽고 강하게 해소할 수 있지만, 결국 나중에는 다시 가난해집니다. 이들이 아이를 낳으면 또 그 아이가 학교폭력을 낳고, 그 아이의 아이가, 그 아이의 아이의 아이가... 끝 없는 순환이 반복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학교 폭력은 매우 해결하기 어렵고, 정치적으로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꼴을 보세요. 학생의 의견을 물어보기보다는 어른들끼리 판단하고 어른들끼리 이익두고 싸우고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 기관이나 언론에서 학교폭력 해결한답시고 효과도 없는 게임업계 규제 늘려 게임업계랑 소송하고 싸우고 그 사이에 학교폭력은 진전되고 늪에 빠져 해결도 안 되면 그 때는 어떤 원인을 탓하시렵니까.
학교폭력은 한국에서 경제력이 낮은 사람들이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 일입니다.
학교 폭력을 근절하고 해결한다는 것은 이런 사람들이 받는 설움과 고통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게임중독 없애기가 아니라요.
가난하더라도 자기 자식한테는 최소한 뭔가 해줄 수 있고, 빈자와 부자간에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 매우 어려운 일을 달성해야만 학교폭력은 그 때 없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P.S.
내일 학교가야하는데 갑자기 화가나서 새벽 1시까지 글을 쓰네요.
긴 글 읽어주신분 감사드립니다.
여담으로 한 가지만 더 얘기하자면. 학교폭력의 원인은 알지도 모르면서 게임산업 규제하는 교육부와 정부.
하지만 이는 전혀 효과도 없는 정책가지고 사람들에게 자신들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호소만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학교폭력을 방치하고 있지요.
요즘 이와 관련된 상황을 보면 정말 故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빌려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감사합니다.
첫댓글 요즘 각계층에서 학.폭과 관련된 많은 정보와 기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학생의 입장에서 적은 글이 눈에띄어 올려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게임과 관련된 누군가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해 올려보았습니다.
게임과 현실을 구분못해 저지르는 폭력을 보면 게임으로 인해 폭력성은 배가 된다고 볼수도 있는듯 해여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애들보면 즐거운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부모님이나 보호자의 방치하에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는 애들도 태반이고 --뉴스를 보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됩니다
빈부의 차이도 폭력의 차이라는 것은 조금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네요
부모님의 경제력의 차이가 학폭에 일조를 한다는 것에 공담을 합니다. 어른들의 폭력에도 여러 원인과 상황이 있듯이 아이들역시 그러하다라 말하는 것 같아요^^. 정부가 뉴스가 어느것에 지금 촛점을 잡느냐에 따라 대 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구나' 하는 것 같습니다. 잠도 안오고 (늙었나?) 해서 주절주절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