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 꼭 기도를 해야 하나요?

[원빈스님]

질문

스님,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 꼭 기도를 해야 하나요?

마음에 채무감이 없다면?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품고 있는 채무감이 없다면 굳이 기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표현처럼 차후에 어떤 이유로든 마음 속 채무감이 드러난다면 그 때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기도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살아 있는 이들의 마음 속 채무감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돌아가신 분에게는 공덕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송덕사에서는 합동천도재를 지내는 마음가짐이 첫 번째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두 번째 이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부모의 은혜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불교 경전 중 부모님의 은혜를 논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부모은중경>입니다. 이 경전 속 부모님의 10가지 큰 은혜를 모티브로 삼아 작사한 노래가 바로 어버이날 우리가 부르는 “부모님 은혜”입니다. 이 내용은 너무 유명하니 <자비도량참법>에서 표현되는 부모님의 은혜를 소개하겠습니다.

“품에 안고 젖을 먹이던 애정이 깊어서 차라리 내 몸이 위태로울지언정 자식을 편안하게 하고, 나이 들어 장성하면 인과 예절을 가르치며, 손을 씻고 스승을 구하여 경전을 배우게 하며, 한시도 잊지 않고 사람 되기를 바라며, 필요한 것을 공급함에 있어서는 재산을 아끼지 않으 며, 염려함이 깊어 병이 되고 자리에 누워도 편안히 쉬지 못하고 항상 자식 생각뿐이니, 그 은혜 무겁기가 세상에 둘도 없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깊다 못해 집착처럼 느껴져 부담감을 가지는 자녀들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곁을 떠나 있으면 그 부담스러웠던 사랑도 그리움의 대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의 자녀이고, 자녀로써 어머니의 골수를 빼서 자라났으며, 어머니의 살에 온기를 느끼며 마음을 위로 받았습니다. 아버지의 피땀으로 공부를 했고, 아버지의 눈물에 기대 삶을 이어왔습니다.

부모와의 해결하지 못한 감정이 어떠하든 분명한 진실은 부모님의 은혜는 하늘 같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부모님의 은혜의 크기를 “왼쪽 어깨에 어머니, 오른쪽 어깨에 아버지를 모시고 평생동안 세상을 유람시킨다고 해도, 부모님의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다.”고 표현하십니다. 살아계신다면 효도라도 하겠지만 돌아가셔서 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 유일한 길인 부모님을 위한 기도, 당연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천도재 공덕 회향의 이익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는 이들은 공덕의 회향 시스템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가 존재하듯, 눈에 보이지 않는 공덕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기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있듯, 공덕을 회향하는 시스템 역시도 존재합니다. 지혜로운 이들은 이 공덕 회향 시스템을 발전시켜 영가를 돕는 방법을 마련하였습니다. <자비도량참법>에는 공덕의 회향을 이렇게 비유합니다.

“망자를 위하여 복을 짓는 것은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음식을 보내는 것과 같다.”

당시에는 문화를 반영하여 음식을 보낸다고 했습니다. 요즘 시절이라면 택배 또는 계좌이체와 같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공덕을 짓는 것은 잔고를 높이는 것이요, 회향하는 것은 그 지은 잔고를 계좌이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은행 업무를 누가 보는지 또 의심스러운신가요?

양자물리학을 공부해보신 분들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정보는 모든 존재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동시에 전달됩니다. 더불어 그 전달에는 오류가 거의 없습니다. 이 법계가 지속되는 기본 법칙 자체가 바로 하나의 우주은행입니다. 욕심 많은 개개인이 운영하는 인간계의 은행보다 훨씬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자랑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시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어디에 태어났는지도 모르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도 모르는데, 정말로 공덕이 필요할지 의심스러운 것입니다. <자비도량참법>에서는 공덕이 왜 다다익선인지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만일 망자가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났다면 공덕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3악도에 태어나거나 8난에 처했다면 빨리 그곳을 벗어날 것이며, 태어나서 부처님을 만났다면 바른 법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깨달음을 얻을 것이니라. 7세의 선망부모와 여러 겁의 친척들이 온갖 고통을 영원히 벗어나고 근심과 두려움을 모두 제거하여 함께 해탈을 얻게 될 것이니, 이것이 지혜로운 자의 지극한 효도로 은혜를 보답하는 최상의 일이니라.”

계좌이체의 비유를 한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자본주의식 비유가 마음에 쉽게 와닿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통장의 잔고가 이미 충분한 상황이라면, 누군가 계좌이체를 계속 해주는 것이 기분이 나쁠까요? 쓸모 없게 느껴질까요? 아니면 다다익선일까요? 돌아가신 존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물보다 오히려 훨씬 더 근본적인 행복의 씨앗인 이 공덕은 부작용 없는 다다익선의 대상입니다. 공덕을 회향하는 것은 상대에게 무조건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합동천도재를 지내는 이유?

송덕사에서는 매달 합동천도재를 지냅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과 관계가 없는 영가들에게까지 함께 기도하고 공덕을 짓는 것에 의문을 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다른 분들은 왜 자신과 상관없는 영가들을 위해 기도할까요? 송덕사의 스님들은 관련된 영가를 올리지 않습니다. 그럼 합동천도재시의 모든 영가가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도 왜 매달 합동천도재를 할까요? 서비스센터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인가요?

불자들은 특유의 세계관 하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본래 긴 법문인데 제가 요약해서 소개해보겠습니다.

“중생은 무량한 세월 동안 윤회를 거듭했다. 새롭게 태어날 때마다 부모가 있었을 것이니 전생 부모의 숫자는 무한하다. 그렇다면 무한한 중생이 모두 나의 전생 부모일 것이다.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런데 나 역시 아직 행복에 이르지 못했다. 내가 먼저 행복을 배우고 실천하여 증득한다면, 이 행복을 무한한 전생의 부모와 함께 하고 싶다. 이러한 마음으로 보리심 서원을 다짐한다.”

이 논리 구조는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실천하기 위해 마음에 되새기는 가르침입니다. 그 서두의 내용을 보면 사뭇 충격적입니다. 사실 모든 중생이 나의 전생의 부모님이었다는 진실입니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부모가 부모가 아닌 존재로 바뀌나요? 아닙니다. 거부한다고 부모가 부모가 아니게 되나요? 이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알던 모르던 사실 우리의 인식 범위에 존재하는 모든 중생이 우리의 전생 부모님이었습니다.

송덕사 합동천도재를 주관하는 스님들과 대중들은 따로 관련된 위패를 올릴 이유가 없습니다. 접수되는 모든 영가들이 바로 우리들의 전생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에게는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요, 수행을 열심히 해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작은 공덕이라도 회향하여 도움을 주려는 것입니다. 잊지 않고 계속해서 전생 부모를 돕기 위해 매달 정기적으로 합동천도재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보살행을 확대하기 위해 합동천도재를 하는 것입니다.

나의 전생의 부모가 모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희망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중생들이 선하지 못하게 삽니다. 공덕이 조금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잔고가 적고, 마이너스인 상황처럼 말입니다.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면, 새로운 생을 받지도 못한 채 이승의 가족들만을 쳐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목이 빠지게.

‘제발 공덕을 지어주세요. 나를 위해.’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설명한 세계관은 제가 지니고 있는 가치입니다. 불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당신, 전생의 부모님에게 제가 선물해드리고 싶은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이 세계관을 반복해서 되새긴다면, 자신의 세계관으로 만들게 된다면, 모든 고통을 없애고 큰 행복을 얻도록 만드는 최고의 보물인 보리심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모든 부모님이 행복하기를. 이것이 욕심이 아니기를 발원합니다.

[사자협]

나의 전생의 부모가 모두 행복하기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삼덕문]

'공덕을 지어주세요.
나를 위해...'
영가님들의 새로운 생을
받을수 있도록
작은 공덕이나마
다시 새기겠습니다.
스님 감사드립니다.

밝게 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

[견이도 (見以度)]

모든 부모님이 행복하기를
이것이 욕심이 아니기를 발원합니다.
스님 감사합니다_()()()_

[비우기]

모든 부모님이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_()_

[오영미(해량)]

스님 고맙습니다
밝게 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