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혜왕이 한저(냉채의 일종)를 먹다가
거머리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는 그냥 삼켜버렸다.
그런데 그 거머리가 뱃속에서 탈을 일으켜 음식을 먹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영윤이 들어와 이를 보고 물었다.
“임금께서는 어쩌다 이런 배탈이 나셨습니까?”
그러자 임금이 이렇게 설명하였다.
“과인이 한저를 먹다가 거머리를 보았습니다.
그것을 꾸짖을 생각을 하였지만
그러면 주방 사람들에게 죄를 묻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죄를 묻지 않고 넘어가면 나라의 법도 엉망이 되고 위엄도 서지 않게 됩니다.
이는 나라를 위해 명예로운 소문이 못되겠지요.
그럼 견책해서 형벌에 처합니까?
그러면 포재(주방장)와 식감(요리를 감식하는 임무를 맡은 관직)은
법으로 보아 모두 사형에 해당하는데 이 또한 차마 못할 일이지요.
그래서 과인은 거머리가 남에게 보일까 두려워 얼른 삼켜 버렸습니다.”
영윤이 이 말을 듣고 자리를 피하여 두 번 절하고 이렇게 축하했다.
“제가 들으니 ‘천도에는 사사로운 친함이 없으며
오직 덕 있는 자를 도울 뿐’이라 하였습니다.
임금께서 어진 덕이 있으시니 하늘이 도울 것입니다.
그 병이 더 이상 임금을 상하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날 저녁 혜왕의 대변 속에 그 거머리가 나왔으며,
그에 따라 오랫동안 뱃속에 쌓였던 병까지 모두 낫게 되었다.
하늘의 시청(視聽)을 잘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신서(잡사 4. 15)》-
우리의 사고로는 도저히 불가해 보인다.
평민도 아니고 왕이라는 신분으로 다른 것도 아닌 거머리를 삼킨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음식에 대해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나 초 혜왕은 나라의 명예와 여러 신하들의 고통과 목숨을 염두에 두었다.
그들의 죄를 묻게 된다면 몇 사람이 다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아무런 거리낌 없이 거머리를 꿀꺽 삼켰다.
그 결과는 어떤가?
거머리가 오히려 뱃속에 있던 묵은 병까지 치료하고는 대변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만일 초 혜왕이 그 거머리를 삼키면서 망설이거나 ‘이것을 먹으면 어떻게 되나?’
등의 계산을 하고 꺼림칙하게 생각했다면, 그의 병은 낫지 않았을 것이고
오히려 거머리가 해를 입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속엔 오직 남을 위하는 일념뿐이었고, 자기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덕이란 이런 것이다.
덕이란 저승까지 따라가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다.
✍【 含笑 斷想 】
첫댓글 옛사람들의 지식이
요즘 지식을 앞지른거같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혜택받으며
사는것들이 모두 앞선 세대분들 노하우이니까요
거머리가 사람처럼 시도때도없이
끝없이 먹었더라면 큰일나겠지만
어느정도 배채운뒤는 나가 떨어지는습성임을
옛분들은 잘 알기에 가능했든거 아닐까요,
그래도
두번은 못할 위험한일같습니다
모든 문명은 창조, 유지, 파괴의 과정을 거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현대가 고대보다 더 많이 발전했을거라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이야기라 그렇지 거머리가 강하다 해도
위에서 분비되는 강력한 위산을 견딜 수 있을지 몰것네요.
지난날 모심기 할 때 거머리에게 헌혈 참 많이 했었지요~ㅎㅎ
@황금수 전 거머리 무서버
주글똥 살똥 첨벙댓는데도
언제 붙었는지 장딴지에 붙은거
때내는데 길게 쭈윽 늘어지는거보고
기절할뻔이 여러번입니다.
다행인지 논둑에앉아서 못줄잡느라
헌혈은 그닥 안해본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