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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대명절인 설날이 보름지나면 정월대보름입니다. 올해는 이번 주 일요일, 2월 24일 입니다. 보통 ‘민족대명절’이라고 하면 추석과 설날을 꼽지만 정월대보름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명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날에는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다양한 세시풍속이 행해지는데요.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의 20%가 대보름날 치러진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정월대보름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궁금하시다고요? 폴리씨와 함께 알아볼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정월대보름은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큰 달을 만날 수 있는 날입니다. 예로부터 정월대보름은 설, 단오, 추석과 더불어 4대 명절로 꼽혔습니다.
대보름 이틀 전(까치보름) 아침에는 오곡밥을 해먹고 장독대에 까치나 까마귀밥을 놓아두었습니다. 낮에는 짚신 1죽을 만들어 마을에 올리고 수수대로 오곡형상을 만들어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정월대보름 - 견과류 , 쥐불놀이 (사진제공: 강릉시청)]
1) 부럼깨기
날밤이나 호두, 잣, 땅콩 등의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물면 한 해 동안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견과류를 ‘부럼’ 또는 ‘부름’이라고 부릅니다.
2) 쥐불놀이
큰 쥐불을 놓으면 겨울을 지낸 들쥐나 메뚜기, 해충의 번데기 등의 병충해가 사라져 다음해 농사를 짓는데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불을 놓으면 아이들이 그 불을 깡통이나 그 외의 통에 담아 달 모양처럼 둥그렇게 돌리곤 했는데요. 그것을 ‘쥐불놀이’라 일컬었습니다. 요즘 정월대보름 행사에서 그 모습이 장관으로 비춰지곤 합니다.
3) 세성받이밥 - 백가반
보름 날 아침이면 아이들이 조리나 작은 소쿠리를 들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오곡밥을 한 숟갈씩 얻어먹습니다. ‘세성받이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세 집(김 씨, 박 씨, 이 씨 등)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지방에 따라서는 백 집의 밥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기도 합니다. 조선후기에 연중행사와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에도 봄을 타서 살빛이 검어지고 야위는 아이는 백가반을 빌어다가 절구에 올라타 개와 마주앉아 개에게 한 숟갈 먹인 다음에 자기도 한 숟갈 먹으면 다시는 그런 병이 도지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기도 합니다.
정월대보름에 하면 좋은 것들이 참 많기는 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지금과는 다른 농경사회에서 금기된 것들이라 지금은 이해 못할 금기사항도 있지만 그때의 생활모습을 보여줍니다.
[정월대보름 - 콩나물 국 먹기]
1) 찬물과 비린 것을 먹지 마라?
대보름에 찬물을 마시면 여름내 더위를 먹고 사람들이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소나기가 온다고 하여 찬물을 마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물 대신 챗국이나 맑은 콩나물국을 마셨습니다. 또 비린 것을 먹지 말라는 금기 내용이 있습니다. 생선과 같이 비린 것을 먹으면 여름에 파리가 많이 끼고 몸에 부스럼이 생긴다고 여겼습니다.
2) 마당을 쓸지 말고, 빨래를 하지 마라?
오전에 마당을 쓸면 한 해의 복이 나간다고 여겼습니다. 혹 마당을 쓸어야 하는 경우에는 해가 중천에 솟은 다음에 쓸었습니다. 비질을 할 때는 마당 안쪽을 향하게 쓸었고 쓰레기는 집 밖으로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빨래를 하지 않는다’, ‘맨발로 걷지 않는다’ 와 같은 금기사항이 있었는데 과학이 부재하고 의학이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에 재액을 대비할 만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술적인 힘을 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민가에서는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매해 반복되는 재액이 다시는 오지 않게 하기 위해 금기해야 할 것들을 지키려고 한 것이고요. 농경사회의 생활상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속담은 예로부터 민간에서 전해오는 쉬운 격언이나 말들을 의미합니다. 각 나라의 속담을 통해 그 나라는 어떤 풍습과 관습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죠. 이런 속담에도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이 속담을 통해 정월대보름을 좀 더 알아보기로 할게요.
[정월대보름 - 개가 힘들어 하는 날 , 제사(사진제공 : 강릉시청) ]
1) 개 보름 쇠듯 이 속담의 뜻은 즐거워야 할 명절이나 잘 먹고 지내야 할 날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지낸다는 뜻을 가진 속담입니다. 우리는 흔히 “개팔자가 상팔자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정원대보름에 사람이 개에게 먹이를 주면 개에게 파리가 모여들어 개가 부스럼 등의 피부병이 생긴다는 이유를 들어 개를 굶기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풍습은 조선시대 때부터 전해집니다. 조선시대에도 정월대보름 날은 집에서 기르는 개를 묶어두고 음식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날은 괜찮았는데 개들에게는 유독 괴로운 날이었겠네요. ^^
2)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 객지에 나간 사람이 설은 부득이하게 못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보름에는 꼭 돌아와야 한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정월대보름은 일년 중 농사의 풍년을 소망하고 새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보통 보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농사짓기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옛 어른들은 자녀들이 보름까지 집에 돌아와 생계나 생존을 위해 농사지을 준비를 하는 것이 꼭 필요했습니다. 보름인데도 여전히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철(농사철)을 모르는 사람이면서 철이 없는 사람이다’라는 욕을 먹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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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담아갑니다 ~
좋은정보 감시하게 받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