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선굴은 정말 대단한 굴이었다. 그런데 그런 굴은 그냥 놔두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공개하니까 우리가 볼 수 있어 좋지만 그런 공개가 엄청나게 좋은 굴의 자연을 파괴하지는 않을까? 염려된 것이다. 그곳에 설치된 전기열로 인하여 굴의 생태가 변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지정된 길로만 탐방했다. 그나저나 환선굴은 정말 환상적인 굴이었다. 그 옆에 있는 대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환선굴은 두 가지 전설이 있다고 한다. 환선굴의 생성기간이 5억 4천만년이라고 하니 몇 겁을 지나고 또 지난 것이다. 그런 곳에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한 사람들의 힘도 정말 대단하지 않나? 거긴 중장비가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인력으로만 했을 터인데 그곳에 설치한 부설물들의 자재를 모두 사람들이 옮겼다는 것 아니겠나? 특히 지옥의 다리라는 곳은 흔들다리인데 아래로 내려다 보면 수십길도 넘는 땅떠러지였다. 그런 곳을 어떻게 이동하여 설치했다는 것인가? 정말 대단한 인간의 능력이다. 특이한 것은 거기에 마리아상과 관음보살상을 봤는데 마리아상은 정말 비슷했다. 자연의 힘으로 만든 그 상을 설마 인간이 파괴한 것은 아니겠지? 환선굴을 뒤로 하고 우리는 중간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점심으로 먹고 삼척-태백-봉화를 걸쳐 안동으로 갔다. 거기에서 하회마을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가는 길에 먼저 도산서원을 들렀다. 퇴계 이황선생을 기리기 위해 건축한 서원이다. 퇴계 이황선생은 많은 후학들을 길러내셨다. 그래서인지 서원도 규모가 컸다. 조선 흥선대원군 시대에 서원들의 폐해가 심해 많은 서원들을 철폐했는데 그 중에서 남은 서원이기도 하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후학들을 양성했을 그분의 모습을 생각하며 도산서원을 탐방했다. 그곳을 나와 하회마을로 갔다. 하회란 하천이 마을을 중심으로 빙 돌아간다고 해서 하회마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공간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살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생긴 곳이라 생각한다. 여기에서 생산된 굿이 하회별신굿이다. 각종 하회탈을 쓰고 풍자놀이하는 마당극이다. 그런데 우리가 너무 늦어 유성룡전시관 등을 들어갈 수 없었고 그저 마을만 한 바퀴 돌고 드디어 여수로 출발했다. 7월 31일 새벽 1시 40분 2박 4일의 일정이 끝났다. 무사히 잘 다녀와서 좋았다. 또 인생의 진한 추억을 집사람과 함께 남겼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동행한 집사람에게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아무 사고없이 나 혼자 운전을 하면서 잘 다녀와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