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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근> 풍등:울산광역매일
한 사람에게 가닿는 길은 폭우로 불어난 물에 쓸린 풀들은 바라보면 흔들리는 소나무는 손 놓아 오래 끊어진 사람은 능소화 길게 늘어선 석양은 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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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가닿는 길은
폭우로 불어난 물에 쓸린 풀들은
바라보면 흔들리는 소나무는
손 놓아 오래 끊어진 사람은
능소화 길게 늘어선 석양은
뿌리 힘으로 버틴 천변은
초록 대문 옛집과 맞닿아
둥근 밥상
늙지 않는 어머니가 서 있습니다
<시작노트>
성북동 구립 미술관에서 하는 장욱진전을 보러가는 길
장마에 쓸린 중랑천을 보았다
급박한 피닌길에 스케치한 작품들
골목에 흐드러진 능소화
그 해 여름 나는 몇 번의 외출을 했을까
탁한 장마물이 넘실대는 중랑천 한 귀퉁이에 마음을 풀어 놓게 한 화가 장욱진의 한 생도 그리움도 어머니를 그리는 풍등은 아니었을지 ?
시인 김종삼은 더부룩할 때 시를 쓴다고 했다
나는 슬플 때 외로울 때 우울할 때 시도 때도 없이 시가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감정과잉과 낙서 같은 시들이 시같은 시들이 씌여지는지 모르겠다
맞딱드리는 일들이 적어진 요즘은 되돌아보고 되새김질하는 버릇이 생겼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나도 변화해야 되는 거 아닌가
몸과 생활이 변했으니 더욱 더
거창하게 전회를 선언한 것은 내 자신에게 거는 일종의 마술이었다
전회하고 싶은 마음이 또 변해 안주할까봐!
시마가 다녀가신 곳에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명태 한 마리나 겨울 산처럼 침묵할 것이다
어느 순간 말이 되어 다시 나올 때까지 봄을 기다리며.....
장옥근
ㆍ 2013년 시와경계 등단
ㆍ 시집『눈많은그늘나비처럼』『가을살청』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