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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리랑카무역 원문보기 글쓴이: cjdvk
라사나이, 스리랑카!
다시 여행의 시작이다. 인도 대륙 아래 한 방울 눈물 보석같은 스리랑카!
1월 4일!
00:30분에 출발하는 포항발 인천공항 리무진버스를 타기 위해 제일교회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없다. 저녁무렵 한바탕 쏟아지는 함박눈에 걱정이 되어 너무 일찍 나왔나 보다.
추위에 덜덜 떨며 기다리니 한분씩 오신다. 29인승 리무진버스 대절이라~ 단장님 센쑤쟁이!!!
제대로 아는 분이 없어서 낯설지만 씩씩하게 인사를 건네도 잠잘 준비를 한다. 스케줄을 보니 시간있을 때 최대한 자두어야 겠다. 처음가보는 단체여행.... 잠을 자면서도 기대와 걱정이 태산이다. 여행을 하면서 배낭이 아닌 케리어를 들고 출발하는 것도 처음이라서 어색하기만 하다. 모든 것이 다 잘되리라.
6시 언저리 공항 인근에서 이른 아침을 드신다. 그 시간에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 나는 잠이 먼저다.
6시 40분! 인천공항 도착. 타이항공은 30명 단체여행객인 우리 티켓팅을 마지막에 해 준다. 10시 50분 출발 비행기 티켓팅을 10시에 해주는 타이항공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말 많고 탈 많던 인천공항 면세점 구경 좀 하려고 했더니 된장녀가 될 기회를 주지 않는 고마운 타이항공이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금새 밥을 준다. 싱하맥주 한캔과 기내식..... 드디어 사육의 시작인가?
홍콩시간 2시 홍콩 공항에 내려서 다시 탑승이다. 신발까지 벗어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3시 출발! 아직 방콕까지 2시간 40분을 더 가야 한다. 1시간씩 늦어지는 시차에 시간계산을 포기한다. '경유비행기 다시는 안탄다.' 생각하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창밖 환상적인 풍경에 피식 웃고 만다. 떨어지면 푹신한 솜뭉치 같은 구름 위...... 여행에서 가장 설레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또 밥! 경쾌한 타이항공 승무원들의 밝음이 좋다. 신나게 사육 당하듯이 먹다 보니 저녁 6시 방콕 공항 도착이다. 5년 만의 방콕공항 다시 보니 반갑다. 익숙한 듯 낯선 듯..... 10월 그 홍수의 흔적이 공항엔 없다. 그 사이 카오산로드도, 왕궁도 모두 복구가 되었는가.
22시 20분 콜롬보 행을 기다리며 공항 E-3 게이트 의자에 드러누워 있는 시간이 점점더 충만하다.
1월5일!
1월4일 23시 55분 콜롬보 공항 도착이다. 무비자 입국으로 인 줄 알았는데 복병이 생겼다. 한국에서 online visa 신청을 하지 않은 외국인은 모두 비자발급을 받아야 한다. 1인 25$을 지급하고 유효기간 1달의 비자를 발급받는다. 긴 비행시간이 지쳐서 인지 모두 피곤해 보이시고, 얼른 몸을 눕히고 싶어하시는 모습이 다들 역력하다. 30명의 대 식구가 움직이는 여행은 화장실도 짐을 찾는 시간도 엄청나게 걸린다. 혼자 여행에 익숙한 나는 이런 모습마저도 신기하고, 즐겁다.
새벽 1시경 김덕수선생님과 사사나스님, 홀리데이 여행사 직원을 만나고 버스에 오른다. 밤새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쪽잠을 청한다. 모두 정신없이 잠으로 빠져드는 시간에 한 분의 비명소리에 화들짝 깨어보니 무엇인가 다리를 스쳤나 보다. 벌레일까? 쥐일까? 그런 생각에 더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 짜이 한잔과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휴게소에 들리는 시간에 난 그 좋아하는 짜이를 포기하고 차에 남는다. 화장실이 자신이 없으니 좋아하는 짜이도 부담스럽다. 물은 최대한 참자.
아침 7시. 우리의 첫 목적지는 '아우카나'이나 내린 곳은 '미힌탈레'이다. 우리의 운전기사님 콜롬보에서 가로질러 가는 도로는 본인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아는 길로만 운전을 한다. 그래서 여행 내내 빙빙 둘러서 다니게 되었지만 나쁘지 않다. 뭐 어떤가? 그냥 목적지에 가면 되는 것이 여행인 것을.
'미힌탈레'는 스리랑카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승된 곳이자 석가모니의 머리카락이 모셔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오래된 풍경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새하얀 부처꽃 나무 터널을 따라서 올라가는 계단과 맨발로 들어가야 하는 사원 마당의 깨끗한 빗자루 질 자국, 삐쩍 말랐지만 정이 가는 동남아시아의 개들, 원숭이 군단......
서기호선생님께서 원숭이에게 도전장을 내미셨다가 신발과 양말을 약탈당할 뻔 하셨다. 원숭이들 남자인가 보다. 여자들한테는 사진 찍으라고 포즈도 잡아주고 이빨을 드러내지 않더니 서기호샘께는 으르릉 이빨을 한껏 드러낸다.
밤을 지새다시피 한 아침은 인근에서 빵과 짜이, 바나나로 간단히 먹는다. 입안이 까슬한다. 다시 '아누라다푸라'에 분산되어 있는 유적군으로 출발한다.
'이수루무니야 정사(록 템플)'는 아침 9시 30분의 햇살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쨍쨍한 햇살과 선명한 색의 와불이 인상적이다.
다음은 '스리마하 보리수'가 있는 사원이다. 현지인의 기도하는 모습이 간절하여 한동안 눈길이 간다. 무엇을 그리 염원하고 있을까. 2천년 수령의 보리수나무는 그 세월을 상상하기엔 볼품없고, 새로 심었다는 젊은 나무는 풍성하다 못해 무성하다. 맑은 미소가 이쁜 3남매를 만나서 사진도 찍고 아이들 볼도 쓰다듬어 본다.
'루완웰리 세야 대탑' 보리수 사원에서 맨발로 걸어가는 그 길이 멋지다. 아름드리나무와 석조 보도, 여유로운 사람들, 평화로움이란 딱 이런 모습일 것이다. 30년 내전의 여운이 아득하여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곳에서 나와서 이제 '트리휠 투어'를 시작한다.
박물관→투파라마 다고바→라트나 프라사다→미하세다 궁전터(문스톤)→아바야기리 대탑→쿳탐 포쿠나(목욕탕)→사마디 불상→제타바나 라마야(멋진 갈색 대탑)
앙코르와트의 스몰투어를 연상시키는 즐거운 투어이다. 그러나 모두 더위와 밤샘 여행으로 지쳐서 사사나스님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는다. 순간순간 멍해지고 숙소가 그리워진다.
트리휠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는 현지식당에서 해결한다. 'Family Baker'레스토랑에서의 160루피의 만찬을 즐긴다. 입맛이 맞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던 스스로가 웃길 정도로 딱이다. 동남아시아 특유의 날리는 쌀밥에 올려진 것들을 쓱쓱 비벼먹으니 매콤하니 식욕이 살아나고 힘이 번쩍 난다.
오후 2시 피곤에 지쳐서 숙소로 가고 싶어하시던 선생님들도 점심을 드시고 나니 힘이 나시는지 아침에 못간 '아우카나'를 가겠냐는 김덕수샘의 말씀에 모두 힘차게 찬성이다. 역시 밥이 보약이다.
식후 한껏 노곤한 몸으로 흔들리는 버스에 실려 가다가 깨어보니 거대한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한 왕의 업적과 그 곳에서 아들에게 죽임을 당한 쓸쓸한 사연의 저수지..... 시원한 바람이 거대한 호수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꼬불꼬불 저수지의 제방을 따라 달려가니 숨겨진듯 열대림 한가운데 '아우카나 불상'이 있다. 멋지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만큼 멋지다. 이 고즈넉한 곳에 숨겨진 듯 계시는 불상이 평온하다. 주지스님께서 파인애플과 짜이을 내어주신다. 피곤과 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얼마나 귀한 간식인지 모른다.
저녁 7시 30분 다시 '아누라다푸라'의 '헤리티지 호텔'에 짐을 푼다. 집 떠나온지 3일 만에 포근한 숙소에 짐을 풀고 풍성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감하여 행복하다.
1월 6일!
6시 기상.
7시 식사.
8시 출발.
우리 여행의 규칙이다. 지친 우리에게 멋진 숙소가 조는 매력은 갈증해소와 에너지 충전. 스리랑카 여행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숙소다. 혼다이(good)!
오늘의 일정은 여유롭다. 8시에 출발한 버스는 '한-스 불교협회'에서 지어준 집을 방문하고 '트링코말리'로 가면 된다.
스리랑카 타임이 있다. 한국에 코리안 타임이 있듯이 말이다. 첫날 김덕수샘께서 1시간쯤 걸린다고 하면 2시간 30분이나 3시간이 걸린다.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울퉁불퉁한 도로와 듬성듬성 마을을 지나고, 초원을 지나고, 늪지와 저수지를 지난다. 출발 2시간 후 좁은 버스에 몸이 꼬일 무렵 저수지 옆 간이 휴게소에 차가 선다. 둔덕을 향해 부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서 후련하기 까지 하고 노부부에게서 옥수수와 망고를 사서 나눠 먹는 시간은 따스하다.
첫 일정은 '하바라나'에 있는 한-스 불교협회에서 현지인에게 지어준 집 방문이다.
11시 쯤 '하바라나'의 잘생긴 스님(?) 절에 도착한다. 역시 '금방'이라는 말은 믿으면 안된다. 그 빙빙 둘러가는 길이 귀찮지 않고 스리랑카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어서 좋기만 하다. 운전기사 아저씨 한국 갈 때 까지 잘 부탁해요.
주황색 법복이 멋드러진 스님이 마중을 나오시고 요거트와 코코넛 쥬스를 권하신다. 수줍은 미소로 권하시는데 누가 거절할까. 2그릇이나 받아서 싹싹 긁어 먹고 집 옆 유치원 아이들과 인사도 나누고, 더위도 식히고, 사진도 찍는다.
시골길을 20분쯤 걸으니 한국에서 지어줬다는 집이 보인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나왔다. 우리를 반겨주는 환한 미소와 두 분 스님께 무릎을 꿇고 발에 입맞춤을 하는 이들..... 우리에게 친구처럼 느껴지던 스님이 이들에게는 존경의 대상이었다. 잠시 마음이 잔잔해진다. 박재화 ․ 설윤숙샘께서 두 집에 기부를 하셨다(이건 절대 비밀이다). 어르신들의 마음은 항상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아직 창문과 문이 없는 두 집에 창문도 생기고 문도 생겼으면 좋겠다.
12시 30분에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다는데 30분이면 간다는 '트링코말리'의 '피겐아일랜드 호텔'은 2시가 넘어서 도착이다. 길을 잘못 들어 농로를 아슬아슬하게 후진도 하면서 도착이다. 주린 배를 가득 채워주는 떡 벌어지게 차려진 음식은 탄성을 나오게 한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높은 파도로 보트피플이 허가를 해주지 않아서 '바다 투어'는 취소되고 숙소에 머물 사람과 '강 투어'를 갈 사람으로 나뉜다. 나는 당연히 휴식하는 팀이다. 여행에서 한번씩 생각나는 맥심모카커피를 한잔하고 황인향샘, 최미숙샘, 이은영샘과 호텔 수영장에서 한바탕 놀며 오후를 여유롭게 보낸다.
저녁 식사 후 서로가 아직은 어색한 시간..... 인사의 시간을 가진다. 전임 회장님들께서 거나하게 맥주를 쏘신다. 알딸딸한 맥주도, 흥에 겨운 여행 가족들도, 사사나스님의 스리랑카 노래도, 김덕수선생님의 야한 민요(?)도, 교장선생님과 사모님 낭만적인 모습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사람이 고운 밤이다.
1월7일!
보고만 있어도 환장하는 바다! 6시에 일어나서 씻고 바다를 향해 일출을 보러 뛰어간다. 나보다 부지런한 발자국은 갈매기, 동네 개, 그 인적 없음이 좋아서 잠시 거닐어 본다. 머리 위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에 새로 장만한 카메라 젖을까 신나게 뛰어 비를 피하고 일출보러 나오신 사사나스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뒤이어 오신 샘들과 아침인사도 나눈다.
아침 8시 어김없이 출발하는 우리 버스는 오늘 일정이 여유로워서 인근에 있는 힌두사원 '코네사(konesar) 템플'로 간다. 도로 옆 한없이 펼쳐진 바다를 풍경삼아 달려가는 길은 2004년 스나미가 강타해서 해안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새로 지었다는 공동주택단지가 보인다. 어업이 생업인 가난한 이들에게 정부는 바다에서 먼 곳에 거주지를 공급했다고 한다. 원래 마을이 있던 경치 좋은 곳은 지금 호텔이 들어서고 있겠지.
어쨌든 우리의 여행은 또다시 예기치 않은 즐거움을 준다. 타밀지역인 이곳에 있는 힌두사원은 군부대를 통과해서 걸어가야 한다. 한 마을이 통째로 군부대이다. 사원 앞 노점상을 어슬렁거리고, 잘생긴 십대 소년들과 사진도 찍고, 바다 위 낭떠러지에 세워진 사원에서 마냥 즐겁다. 깍아지르는 절벽 위 힌두사원은 이곳이 정말 섬나라가 맞구나 싶다. 그동안 내륙을 가로질러 드디어 조우한 동해안 짙푸른 바다와 간간히 불어오는 해풍이 시원하다.
다음 여행지인 '플론나루와'로 가는 길에 '하바라나'에 잘생긴 스님을 내려 드린다. 1박2일 동안 정이 들었는가. 스님 손 흔들어주시는 모습에 콧날이 시큰하다.
오후 일정은 유네스코 문화유적군인 '플론나루와'의 '박물관'부터 여행을 시작한다. 열대나라 답게 온통 푸른 풍경이 눈과 마음을 맑게 한다. 두 번째는 '포트굴 비하라', 도서관 유적지로 한때 야자로 만든 불교경전이 있었다는 곳은 사서인 내게 유난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아무리 열심히 외워도 금방 잊혀지는 스리랑카어로 유적군을 다 둘러보고 나니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플론나루와'의 그 방대한 유적 중에 기억에 남는 곳은 '갈비할라'이다. 섬세하고 멋드러진 와불은 운주사 와불을 떠오르게 하여 한동안 마주보고 앉아 부처님께 마음을 보여드리게 한다.
아~ 사진을 찍을 때는 엉덩이를 절대로 부처님께 보이면 안된다. 항상 사원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모자를 벗고(양산은 써도 된다), 단정히 45도 각도로 사진을 찍는다.
한낮의 태양에 지치셨을 텐데 선생님들께서 사사나스님과 김덕수샘의 설명을 너무 열심히 들으셔서 막내인 나도 기운을 내어 졸졸 따라다닌다. 열심히 기록하며 들으시는 이필기샘과 사진을 찍으며 항상 함께 다니시는 안중기샘의 모습이 참 좋다.
트리휠 아저씨께 스리랑카 말도 배워서 써 먹는다. 우리 트리휠 팀이 궁금한지 묻기에 '패밀리'라고 했더니 스리랑카어로 서기호샘은 닷다(아빠), 황인향샘은 암마(엄마)라고 가르쳐 주신다. 덕분에 돌아오는 날까지 가족이 되었다.
저녁은 '플론나루와 호텔'로 나날이 럭셔리한 호텔이다. 이런 몸이 호강하는 여행에 길들여지면 다음부터 가난한 배낭여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도 당장은 너무 좋다.
내일은 '시기리아 록'행이다. 5시 기상! 6시 출발!을 위해서 일찍 쉬자. 도착하던 날부터 하루도 안 쉬고 마시던 맥주를 하루 쉬고 대신 아쉬움을 수영장에서 보름달을 보면서 현지 웨이터에게 한국말도 가르쳐 주면서 마무리 한다.
1월8일!
기대하던 '시기리아 록'이다. 아직 해가 뜨기 전에 시작한 하루는 거대한 저수지를 지날 때 일출의 풍경이 펼쳐지고 고요한 평화의 땅 스리랑카에서의 내전이 믿기지 않는다.
7시 30분쯤 도착한 시기리아는 아직 한산하다. 깍아지르는 돌산을 올라가야 한다며 겁을 주시기에 긴장했더니 즐거운 길이었다. 솦속을 걷고, 계단을 오르고, 시기리아 미인도를 감상하고, 다시 돌아돌아 계단을 오르고, 거대한 사자발톱을 보고, 또 계단을 오르고, 그리고 만난 정상! 세상 꼭대기에 올랐다. 탁 트인 전망은 가슴 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정교함에 감탄을 했던 '시기리아 미인도'는 다시 채색을 했다고 한다. 그 순간 스르르 무너지던 감동..... 그래도 그때를 상상하며 즐겁다.
어르신들은 민폐 끼치면 안된다고 그러시더니 젊은이들(?) 환호성 지르며 사진에 한 눈 팔다 보면 없으시다. 너무 잘 걸으시면서 엄살이셨다. 속았다. 정상에서 더 이상 푸를 수 없는 하늘을 보며 권영탁샘께서 하사하시는 참소주 한잔에 마냥 행복하다. 땀 흘린 후 마시는 알콜 한잔은 혈관에 생기를 준다.
한눈 잘 팔고 걸음이 느린 나는 반문동샘만 근처에 계시면 마음이 푸근하다. 나보다 더 호기심이 넘치신 샘은 어느 순간 안보이셔서 두리번거리면 저 뒤에 계시니 나의 느림이 부담스럽지 않다. 한국 '(키)작은 스님'은 감사한 분이시다.
여유롭게 마음껏 느끼고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관광객이 넘쳐나서 부지런히 움직인 아침이 고맙다.
땀흘린 노곤한 몸은 금방 버스에서 스르르 잠으로 이어진다.
다음은 '담블라 석굴'이다. 오늘이 보름(포야 데이)인 스리랑카는 사원마다 사람이 넘치는 날이라고 하더니 '담블라'가 그러하다. 하얀 옷을 입은 할머니부터 가족, 연인, 거기에 간식거리와 기념품을 파는 사람까지 어울려 부산스럽다. 이 나라 사람들의 깨끗한 미소가 좋다. 담불라 석굴의 장엄함도 좋지만 사람이 스리랑카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 거대한 석굴에 수없이 모셔진 부처와 꽃을 헌화하며 기도하는 사람들,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 몇 마디 배운 스리랑카어로 인사를 건네고 미소를 나눈다.
'마탈레'에서 점심을 먹고 '캔디'를 향한다. 3시 30분부터 사사나스님의 절에서 행사가 있다. 스리랑카를 도와주는 고마운 한국인을 위한 행사라고 하는데 절에서 반겨주는 새하얀 옷의 아이들과 환대해주시는 주민들 모습에 민망하여 어쩔 줄 모르겠다. 간단히 사사나스님의 절 구경과 아이들만 보면 되는 줄 알았는데 행사가 크다. 한국에 돌아가면 좋은 일 많이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며 아이들 노랫소리를 듣고, 행사를 함께 나눈다.
1시간 여의 행사 후 5시 30분 '캔디안 댄싱'을 보러 간다.
안보면 궁금하고 보면 조금은 지루하고 시시한 공연이라고 하시더니 정말이다. 그래도 그들에게 열심히 박수를 친다.
오늘 숙소는 캔디안 호수가 보이는 곳이길 바랐는데 바뀌었다. 대신 보름달이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산위의 호텔은 저 멀리 도시가 눈 아래 펼쳐진다. 무엇하나 바쁜 것 없는 이 나라에서 유난히 바쁜 이가 딱 하나 있다. 바로 하늘의 구름이다. 금세 휙~ 지나가버리는 구름떼를 보고 있노라면 같이 흘러간다.
1월9일!
어김없이 8시 하루 일정의 시작이다.
'가달라데니아 사원'으로 향한다. 매일 만나는 사원에 좀 지쳤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탄성을 지르게 한다. 작은 사원의 바위웅덩이마다 연꽃이 아기자기하다. 작은 규모에 고즈넉함과 사람의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지는 곳이다.
두 번째 사원은 '란카티라카 비라하'이다. 버스에서 내려 750m 표시 길을 따라가다 보니 백로가 거니는 농촌 풍경이 펼쳐지고 논길 옆에 학교가 있다. 'hello'를 외치는 아이들과 한바탕 어울리고 나서 누군가의 수업시간을 방해한 것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사원을 둘러보고 팀이 나뉜다. 일부는 왕복 4km를 걸어서 또하나의 사원을 보러 가고, 일부는 '란가티라카'에 남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버스에서 만나기로 한다.
당연히 나는 후자다. 1시간의 여유를 만끽하며 각자 사원 그늘에 앉아서 몽상에 빠져든다. 여유로운 시간 중 우리는 교사답사팀답게 양영미샘의 스리랑카 문화와 역사, 사원에 대한 강의를 듣고, 상품없는 퀴즈를 맞추기도 한다.
점심 공양 예불 소리에 모두 관심이 집중이다. 한국처럼 하루 세 번 올리는 공양의식이 경건하다. 누군가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일까.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는 캔디시장에서 자유시간이다. 캔디시장을 둘러보며 가격흥정을 하여 쇼핑도 하고 캔디호숫가에 있는 'Queen's Hotel' 의 Bar에서 맥주도 마시며 느릿하게 시간을 보낸다.
오후 5시 불치사!
사원 앞에서 소소한 사건이 생긴다. 사사나스님께서 흰옷을 입으라고 한 말씀을 나를 비롯한 몇 분은 단순하게 단정한 옷을 입으라는 말로 이해하여 온통 검은색 일색이다. 흰옷을 시장에서 구입하신 분들은 갈아입고 나머지 사람들은 '불치'를 볼 수 있는 평생에 한번뿐인 기회를 포기한다. 스리랑카 국보 1호! 불교의 나라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는데 이들의 경건한 모습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생각없이 검은 옷을 입고 온 내가 부끄러워진다. 누군가에게는 삶 자체인 종교인데 나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가벼웠다.
저녁 7시 불치를 보고 나오는 흰옷팀이 웅성거리신다. 박문동샘께서 작은 사고를 내셨다. 불치함을 찍고 카메라 뺏기고 사진을 지우고 풀려 나셨다고 한다. 너무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모습에 '캔디교도소'로 면회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고 농담을 건넨다.
캔디호수의 야경이 아름답다. 오늘도 하루의 마무리는 Lion Beer' 로 한다. 한국가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1월 10일!
오늘은 'Botanical garden'이다. 하루 일정에 사원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은영샘과 시원하게 핫팬츠를 입었다.
멋진 식물원을 한적하게 걷고 사진도 찍으며 수다를 떠는 시간이 여유롭다. 키 큰 나무에는 박쥐가 빈틈없이 주렁주렁 매달려 울음을 울고, 키 작고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는 연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신경질 난다.
3시간의 여유로운 시간 동안 우리는 어김없이 카페 죽순이다.
11시 30분에 입구에서 다시 만나서 '페라데니야 역'으로 출발이다. 12시 30분 출발하는 열차 한량을 대절했다. '나오오야 역'까지 4시간의 3등 열차 여행이다. 기대하던 열차여행이다. 현지인과 신나게 인사도 나누고, 터널을 지날 때 마다 현지인 아이들 따라서 신나게 소리도 질러본다.
한량짜리 기차는 우리 일행 30명이 들어앉으니 좁아서 바닦까지 내려가 앉는다. 한국 기차의 한량을 생각했던 우리는 그 허를 찌름에 모두 박장대소했다. 그래서 더욱 즐거운 기차여행이다. 미처 1시간이 지나기 전에 끝없이 차밭이 이어지는 풍경이 진정 '실론 왕국'이구나 싶다.
가는 길 사사나스님 한국어 발음에 우리 모두 배꼽을 잡고 웃는다. 우리 팀의 막내인 나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스님은 먼 산을 보고 있는 내게 폭포를 보여주고 싶으셨는지 '아가씨, 뽀뽀(?)뽀뽀(?)'를 남발하신다. 스님 한국어 발음 교정 시켜드려야겠다. 스님 따라해 보세요. 폭!포!
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쨍쨍한 열대의 태양을 온몸으로 다 느끼며 옆 칸마다 궁금해서 빼꼼이 내다보는 눈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찻길 옆 사람들이 흔드는 손에 같이 신나게 손을 흔든다. 저들의 시원한 미소가 나의 미소마저 이쁘게 만든다.
'나오오야 역'에서 내려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를 타고 다시 고산도시 '누와라엘리아'로 간다. 그동안 호텔 맥주만 축내다가 오늘은 'wine bar'에서 직접 맥주도 사며 1시간의 자유시간을 도시를 구경하고 시장을 어슬렁거리며 보낸다. '누와라엘리아'의 거대한 호수와 영국식민지 시절의 휴양시설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습은 베트남 '달랏'을 저절로 떠오르게 한다. 그 분위기와 서늘한 고산기후마저 닮았다.
사사나스님도 열차여행은 12살 이후 처음이라고 하신다. 스리랑카인들의 존경의 대상인 스님이 더 신이 나셔서 열차에서 팝콘도 사주시고, 짜이도 사주시고, 환호성도 지르신다. 오늘 저녁에 '테로'스님이 새로 합류하신다. 테로스님도 열차여행을 같이 하기로 하셨는데 열차를 놓치시는 바람에 버스로 오신다.
오늘은 김덕수샘께 우리 모두 스리랑카 20루피짜리 복권을 선물 받았다. 매일 추첨하는 복권 번호는 내일 알 수 있다. 일등 당첨되면 어쩌지?
1월11일!
새벽 3시 '월드 엔드'로 출발이다.
김덕수샘의 강력추천 코스인 '은하수 보며 월드엔드까지 걷기'를 위해서 모두 단디 준비하고 나왔다. 그러나 문제가 생긴다.
국립공원 입구에서 제지를 하며 6시에 개방을 하면 입장하란다. 괜찮다. 보름이 갓 지난 새벽은 달만 휘영청 밝고 오늘따라 은하수는 보이지 않기에 억울하지 않다. 봉고 5대에서 1시간 30분을 다시 잠을 청한다. 새벽 국립공원의 추위는 어금니를 덜덜 떨리게 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여명이 밝아오는 월드엔드는 추위에 떨던 시간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트레킹하듯이 4km를 걸어 '리틀월드엔드'를 보고 탄성을 지르고, '월드엔드'를 보며 환호를 하고, 능선을 걸어서 'Baker's fall'로 향한다. 모자란 잠과 고픈 배로 저 아래 폭포까지의 길이 잠시 부담스러워지지만 역시 눈앞에 펼쳐진 절경이 그 마음을 비워준다. 가파른 폭포를 거슬러 올라오니 다시 광활한 평원이다.
'홀튼 플레인즈' 김덕수샘은 이 길을 '진도 아리랑 길'이라고 부르신다고 한다. 걷고만 있어도 저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길이다.
쨍쨍한 아침 햇살 속의 홀튼 플레인즈를 8km 가까이 걷고 9시 30분 봉고차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모두 꿈나라로 향한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서로의 어깨와 머리가 옹기종기 사이좋게 왔다갔다 한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짐정리를 하여 '반다라웰라'행이다. 점심을 먹고 또 폭포를 보러 간다. 이번 폭포는 '둔힌다 폭포'이다. 30km를 버스로 가는데 도로 이곳저곳이 공사중이라서 1시 30분이나 걸린다. 변변한 장비하나 없이 과연 도로가 만들어질까 싶다.
폭포까지 2km의 길이 새벽부터 강행군을 한 탓에 엄두가 나지 않지만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모두 힘을 내어서 걷는다. '둔힌다 폭포'도 보니 또 좋기만 하다. 여행은 항상 이렇다.
오는 길 '바둘라'에서 장을 본다. 라이온 맥주가 1병에 160루피다. 그동안의 와인바 중에서 가장 싸게 구입해서 횡재한 기분이다. '반다라웰라'의 호텔로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오니 늦은 저녁이다. 까칠한 입에 설윤숙샘께서 건네주시는 가죽나물과 된장에 버무린 청량고추 한입이 입맛을 돋운다.
오늘 밤은 '올드 아락' 파티다. 박재화샘께서 술안주로 주신 매실짱아지를 안주 삼아서 1차는 우리방에서 간단히 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술자리에 합류한다.
이은영샘의 건배사에 우리 모두 홀딱 반했다. '가~족 같이' '황~족 같이' '귀~족 같이'.....(상상에 맡깁니다)
술을 마시며 이야기판이 벌어지니 어느새 11시가 넘는다.
동기가 생겼다. 여자 막내 정미진!과 남자 막내 김사유샘!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우린 이 여행의 공식적인 막내들이다.
참! 복권 번호 중 당첨 된 것은 사사나스님 절에 시주했다.
1월 12일!
어제의 과음으로 다들 같은 마음인지 컵라면을 들고 내려오신다. 쓰린 속을 안고 하루의 시작이다. 김사유샘의 배가 스리랑카에서 하루하루 지날 때 마다 불룩해지신다. 알콜을 먹고 크는 생명이 자라는가 보다.
정신없이 버스에서 자다보니 내리란다. 도로변에 있는 '라와다 폭포'는 어제 원없이 폭포를 본 뒤끝이라서 시큰둥하다.
다음은 '웰라와야'를 지나서 '팃사마라라마' 가는 길에 있는 '부두루와가라 불상'을 보러 간다. 우리의 크뤽켓 선수 출신 운전기사는 도저히 대형버스가 갈 수 없을 것 같은 길을 헤치고 가는 최고의 운전사이시다.
가는 길 버스에서 박문동샘의 '밀교'에 대한 강의가 명강의다. 이 여행엔 모르는 것을 알려주시는 분이 항상 계셔서 내가 점점 똑똑해 지고 있다.
저수지 앞에 세워준 버스에서 내려 1km 남짓 걸으니 멋진 아미타불이 얼굴을 보인다. 아미타불과 6명의 부처가 있는 이곳은 그늘에서 바라다보는 한국적인 불상이 마음을 녹여주고 맨발로 거닐어 보는 따끈한 바위가 부처님 마음같이 따스하다.
'탓사마하라마'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힌두사원인 '카타라가마'에 간다. 2박3일을 함께 한 테로스님과 주차장에서 헤어지면서 또 서운하다. 좋은 스님 다음번에 또 국회의원 당선되세요.
햇살이 가장 쨍쨍한 오후 2시의 '카타라가마'는 맨발의 발바닥이 뜨거워 폴짝폴짝 뛰게 만든다. 이곳저곳 '부자'올리는 이들의 마음을 생각해보기도 하며, 우리도 연꽃 한송이씩 사원에 올린다. 교장선생님과 사모님 탑돌이 하시는 모습이 아름답다. 2시간이나 준 힌두사원에서의 시간을 더위에 어쩔 줄 몰라서 금방 나오고 만다.
저녁은 스리랑카에 온 이래 최고의 호텔로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잠시 휴식 후 수영장에서 선생님들과 신나게 물놀이도 하고, 수영장 바로 앞 호수의 일몰에 감탄을 연발한다. 저녁 식사 후 한국 큰스님 이형우샘께서 맥주를 쏘신다.
스리랑카에 와서 처음으로 식당에서 나온 아이스크림을 과도하게 먹었는지 밤새 설사를 하느라 한잠도 못잔다. 너무 풍족한 여행이라서 마음의 긴장이 풀렸나 보다. 큰일이다.
1월13일!
밤새 잠을 설치고 아침은 멀리서 선생님들 드시는 모습을 구경하고 만다. 이은영샘도 나와 같이 설사로 밤새 잠을 설쳤다고 한다. 선생님들께서 '얼라(?)들이 큰일났다'고 난리시다.
첫코스는 키린다 해변의 '미힌다 사원'이다. 바다 옆 거대한 바위에 조성된 사원은 유럽이 부럽지 않은 풍경을 가지고 있다.
신나게 사진을 찍고 바다를 즐기고 다음은 '함반도타 염전'이다. 새하얀 소금밭을 상상했는데 거대한 염전엔 무색의 바닷물만 가득하고 소금은 공장에 널려 있다. 조금 서운했지만 소금공장 견학으로 만족한다.
'풀헤나 비치'를 걷고 기념품 가게를 어슬렁거리고 '탕갈라베이 호텔'에서 점심을 하고, 남은 시간 호텔 수영장에서 박문동샘과 김사유샘을 수영장에 빠트리기도 하면서 즐겁다.
오후엔 '돈드라 곶'을 향한다.
돈드라 곶엔 거대한 등대가 있고, 스님의 힘으로 등대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경험도 하게 해 주신다. 처음 올라가보는 등대는 끝이 없이 가파르고,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저녁 여정은 '코갈라'에서 푼다. 오늘은 홀리데이 여행사에서 바베큐 파티를 준비해 준다. 밤이 늦도록 이야기판을 벌리고, 기타반주에 맞춰 춤도 추고, 원없이 맥주와 올드아락을 마시고, 여행 내내 함께 하는 가이드 차민다, 사랏, 운전기사분과도 함께 어울려서 즐겁다. 알딸딸한 정신에 잔디밭에 앉아 올려다보는 하늘엔 별이 쏟아진다.
박재화샘께서 주신 매실 액기스와 지사제 한판 복용으로 이은영샘과 나의 설사는 1박2일 만에 깨끗이 나았다. 모두 기부천사시다.
1월14일!
'갈레포트'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멋진 성곽을 따라서 스리랑카 남쪽의 바다를 즐기고, 바다로 점프를 하는 청년을 구경하고, 여유롭게 거닐어 본다.
갈레포트 성안이 궁금하여 일부 선생님들은 일정에 없던 성안 마을 구경을 가시고, 일부는 화장실이 급하여 화장실도 가고, 어제의 숙취로 몸이 고단하신 샘들은 버스에서 잠을 청한다.
'히카도와'에서 유리보트를 타고 에메랄드 빛 인도양의 바다 속 물고기 구경도 하고, 가면박물관도 들린다.
그리고 콜롬보 행이다.
오후 일정은 '콜롬보 박물관'이다. 여행 내내 스리랑카의 유적을 많이 본 탓에 박물관이 조금은 답답하고 현실감이 떨어져서 일찍 나온다. 박물관 인근 미술관과 길거리 작품 전시도 구경하면서 그동안의 도시들과 다른 수도 콜롬보를 본다.
마지막 묵을 호텔은 멋진 로맨스가 전해 내려오는 '라비니야 호텔'이다. 섬나라의 호텔답게 바다위에 세워진 호텔은 으리으리하고 고풍스럽다. 마지막 밤이 아쉬워 바다가 보이는 바에서 맥주로 마지막 밤을 달래어 본다. 한국 갈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다. 이곳에 더 있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을 어떻할까.
1월 15일!
마지막 일출이 보고 싶어서 일찍 일어난 하늘은 흐릿하고 바람이 거세어 일출을 보지는 못하고 웨딩촬영을 하러 새벽부터 호텔로 온 신혼부부와 들러리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화려한 복장과 들러리에 놀랍기도 하고, 부러움에 배가 조금 아프기도 하다.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날은 '강가라마 사원'을 둘러보면서 시작이다. 이곳은 불상 박물관 같다. 세상의 온갖 불상과 물건들이 즐비하다.
다음 사원은 '카르니아 사원'이다.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사원이라고 생각하니 다른 눈으로 보인다. 기도하는 사람의 뒷모습이 포근하기도 하고 간절하기도 하여 오래 바라본다.
시내 중심가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는 내내 쇼핑을 한다.
콜롬보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도 구경하고, 토산품 가게도 들리고, 다시 백화점도 들리며 시간을 보낸다. 저녁무렵 더 이상 쇼핑할 것이 없는 우리는 결국 바닷가를 향한다. 미리 올드아락을 드시는 선생님들과 합류하여 마지막 올드아락을 들이키고 마지막 일몰을 보며 여행 마무리를 한다.
저녁은 중국식당에서 든든히 먹고, 갈레 페이스 그린에서 밤바다를 보고 공항행이다.
앞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까지의 여정이 남았다. 돌아가는 길은 이곳에서의 추억을 되새기며 정든 선생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겠다.
12일 동안 정든 사사나스님, 김덕수선생님과 헤어지려니 눈물이 난다. 종종 연락도 드리고 언젠가 또 길 위에서 만나길 바라요. 좋은 여행과 인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스리랑카어 공부합니다.
라사나이-아름다워요.
혼다이-좋아요.
아이보완-안녕하세요?
라사이-맛있어요.
함두르-스님
스리랑카 혼다이 하셨죠? 그리고 스리랑카의 모든 것이 라사나이 하셨죠? 저는 선생님들과 함께여서 더욱 혼다이!혼다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