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적설기 등산용구인 스패츠는 어떤 것이 좋은지요. 어떤 제품은 밑단의 틈새로 눈이 새어 들어오거나 지퍼가 망가지는 일도 있고, 등산화를 고정하는 밴드가 망가지기도 하며, 어떤 제품은 기장이 너무 길어 보행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 김길남 대구시 동구
스패츠(Spats)는 눈길 걷기나 물이 흐르는 빙벽등반 시 반드시 필요한 용구입니다. 발목 이상의 깊은 눈길을 헤쳐 나가거나 물이 흐르는 빙벽 등반할 때 바지 끝단 사이로 물과 눈바람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며 보온효과를 높여 주는 용구입니다.
스패츠는 단순한 기능을 지닌 용구이긴 하지만 구조적으로 작은 결함이 있을 때는 동상이나 체온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스패츠의 소재는 보통 나일론 옥스포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방수와 발수기능이 뛰어난 고어텍스 스패츠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나일론 옥스포드로 만든 스패츠는 안쪽에 폴리우레탄 코팅을 하여 방수와 방풍의 기능이 뛰어나지만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을 외부로 배출할 수 없어 결로현상으로 얼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고어텍스 스패츠는 방수와 발수기능이 우수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 배출이 원활하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를 유지시켜 주지만 값이 비싼 것이 흠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고어텍스 스패츠는 전체를 고어텍스 소재만을 사용해서 만들기보다는 발목 아래 부분은 옥스포드 원단을 써서 외부의 충격에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제품은 하단부에 옥스포드 소재 대신 내구성이 뛰어난 초강력 울트라 고어텍스 소재를 채용해 잘 찢겨지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옆 부분에 망사를 부착한 통풍구를 지퍼로 개폐할 수 있도록 설계해 땀 배출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스패츠를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요령이 필요합니다.
첫째, 밑단이 등산화와 잘 밀착되는지 직접 착용해 보아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패츠 밑단 사이에 틈이 있을 경우 물이나 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스패츠 밑단에 신축성이 있는 고무 밴드를 댄 제품은 스패츠와 등산화를 잘 밀착시켜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패츠의 밑단은 조금 넓게 만들어진 것이 등산화 윗부분을 충분히 감쌀 수 있습니다.
둘째, 지퍼는 견고해야 하며 눈과 얼음이 붙었을 때도 개폐가 잘 되어야 합니다. 안쪽에 지퍼를 달고 바깥쪽에는 벨크로 테이프로 덮개를 만들어 부착하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이런 제품은 지퍼가 고장 났을 경우에도 개폐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지퍼 없이 벨크로 테이프만 부착한 스패츠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셋째, 등산화와 스패츠를 고정시키는 밴드는 강철와이어나 네오 프랜 합성고무가 채택되고 있습니다. 와이어로 만든 밴드는 바위지대와 같은 험한 길을 장시간 걸을 경우 끊어지지 쉬운 단점이 있으나, 눈이 달라붙지 않는 장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네오프랜 밴드는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등산화 밑창에 눈덩이가 뭉치는 스노볼(Snowball)이 생기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넷째, 사소한 부품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스패츠 앞쪽에 달린 금속 고리는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 좋습니다. 이 고리가 등산화 끈에 잘 걸리지 않을 경우는 스패츠 앞부분의 틈새가 벌어져 킥스텝(Kick Step)을 할 때 눈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스패츠는 금속 고리가 너무 작아 등산화 끈에 걸리지 않는 제품도 있습니다. 금속 고리는 아래쪽에서 거는 타입과 위쪽에서 끼우는 두 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어느 모양이거나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다섯째, 스패츠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조여 주는 고무 밴드나 조임 끈이 너무 꽉 조여지는 제품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조임 끈은 고무줄에 코드 락을 부착한 것이 편리합니다.
여섯째, 스패츠의 길이는 무릎관절 높이까지 올라오는 길이가 적당합니다. 기장이 너무 길 경우 보행 시 불편합니다.
Q2 산행 중에 발목의 접질림이 자주일어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 평발이 원인이 되어 그런 것은 아닌지요. 발목 근육의 힘을 기른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발목근육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 김길남 대구시 동구
산행 중에 발목을 삐는 일은 많습니다. 발목이 삔다는 것은 발목이 비틀려서 일어나는 염좌를 의미하며, 경사가 심한 지형에서 미끄러지거나 빠른 걸음을 옮겨 놓던 중 충격을 받아 몸의 균형을 잃어버릴 경우 발생합니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움직이거나 무게를 실으면 통증이 오고 발목이 붓습니다. 이런 때에는 우선 두꺼운 패드로 발목을 감싼 다음 단단하게 붕대를 감아 안정시켜야 합니다. 통증이 계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야 합니다.
발목에 힘이 있으면, 어느 정도 균형을 잃어도 발목을 다치지 않지만 힘이 없으면 발목을 자주 삐게 됩니다. 평소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은 우선 발목근육의 힘을 기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약속장소에서 누구를 기다릴 때나 장시간 동안 전철 안에서 서 있을 때는 한쪽 발로 서 있는 훈련을 하거나 계단 오르기 또는 발목 스트레칭을 하여 발목근육을 강화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발목 스트레칭을 하려면 머리를 팔로 괴고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른 쪽 손으로 발끝과 발목관절 사이를 잡은 다음 뒤꿈치를 엉덩이 쪽으로 부드럽게 당기는 동작을 반복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발목뿐만 아니라 다리, 발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 발목을 삔 후에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산을 하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면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발목을 삘 때 인대나 근육뿐만 아니라 뼈, 관절, 연골이 함께 부상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때는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게 되므로 발목을 다친 후 6주가 지나도 계속 통증이 있으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한편 선천적으로 발이 기형인 사람, 즉 평발이거나 다리뼈가 안쪽으로 휜 안짱다리 또는 바깥쪽으로 휜 밭장다리인 경우도 발목을 자주 삐게 됩니다. 이런 경우 발목이 긴 등산화를 선택하면 어느 정도 발목부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요즘 널리 보급되고 있는 발목이 짧은 리지화 종류는 반복적으로 발목을 삐는 사람에게는 적당치 않습니다.
Q3 체중을 줄이려고 동네 뒷산에서 걷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4km정도씩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디디려고 하니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며 아파서 걷기 운동을 중단했습니다. 정형외과를 찾은 결과 족저근막염이라고 합니다. 등산을 병행하면서 이 병을 치유하는 방법은 없는지요. - 김선녀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아래에서 발가락 부위까지 발바닥에 길게 이어진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입니다. 흔히 많이 걷다 보면 발바닥에 무리하게 힘이 가해지고 그로 인해 발바닥 근육을 덮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오게 됩니다. 이는 과체중 상태에서 평소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많은 양의 걷기를 하면서도 생기는 증상입니다.
이른바 스포츠 질병으로 과(過)사용증후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갑자기 체중감량효과를 기대하며 무리한 걷기운동이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막의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발바닥을 혹사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스포츠 손상이기도 합니다.
통증을 없애려면 아킬레스건을 늘려 주는 신전운동을 해줘야 하며, 하중을 흡수하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발바닥 아치(arch)를 받쳐 주는 깔창을 사용하면 과사용증후군을 피할 수 있습니다.
Q4 장시간 산행 중 다리에 쥐가 나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날은 귀가 후 취침 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처리해야 회복이 되는지요. 또한 쥐는 왜 일어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김진섭 서울시 은평구 불광1동
등산 중에 갑자기 쥐(경련)가 일어나는 일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은 중노년층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나, 젊은 사람의 경우에도 예외는 없습니다.
쥐가 난다는 것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부분적으로 근육의 긴장이 강화되기 때문에 근육이 수축되면서 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증상입니다.
쥐가 나는 원인은 준비운동 부족, 추위, 강행군으로 인한 지나친 피로, 심한 트레이닝, 혈액순환장애 등입니다. 꽉 조이는 양말의 고무줄이나 밴드에 의한 혈관압박 등도 경련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저체온증, 체내염분의 결핍, 칼슘 부족 등도 원인입니다.
등산 중에 쥐가 나면 심한 통증 때문에 언제 다시 발생할지 불안해집니다. 이것은 근육의 산소부족이 원인입니다. 심한 운동을 하면 산소가 근육에 고루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근육이 피로해지며, 땀과 함께 체내의 염분이 체외로 방출되면 염분부족 현상이 올 수 있습니다.
휴식 도중에 쥐가 나는 경우 땀을 많이 흘려 근육이 급격하게 차가워져 혈액의 흐름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쥐가 났을 때의 대처방법은 첫째,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쥐가 난 부분을 마사지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양의 땀을 흘렸기 때문에 수분을 보충해야 하며, 전해질용액(스포츠 드링크)을 마시거나 홍차, 코코아 등 몸을 덥힐 수 있는 차를 마시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또한 수분과 함께 에너지원이 되는 당분을 섭취하면 피로회복이 빠릅니다.
셋째, 쥐가 난 부분을 느슨하게 풀어 주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 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해야 하며, 스트레칭과 근육을 자극하는 연고를 바르고 마사지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에 오르기 전에 충분한 수면을 취해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며,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면 몸에 산소가 충분하게 공급되고 근육이 풀어져 온몸이 따뜻해집니다. 하산 후에는 정리운동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풀어 주면 피로회복이 빠를 뿐 아니라 근육통에도 좋습니다.
상식으로 배우는 등산용어
▣ 발라클라바(balbclava)
발라클라바는 흔히 안면모, 목출모 등으로 불리는데 얼굴만 나오는 방한용 모자의 러시아어 이름이다. 신체 중에 체열의 60%가 머리와 목 부분에서 발산되기 때문에 추운 환경에서는 머리를 보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기능을 살린 모자가 발라클라바다. 이 모자는 눈, 코, 입 부분만 밖으로 노출되고 머리 전체와 목 부분까지 뒤집어쓰게 되어 있어 매우 우수한 보온성을 지니고 있다. 안면모는 얇고 가벼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발라클라바를 쓴 위에 오버재킷에 부착된 후드(hood)를 쓰거나 다른 모자를 덧써서 보온기능을 보강하는 것이 기능적이고, 등반 중 헬멧을 써야 할 경우에도 얇은 것이 좋다. 소재로 실크, 폴라텍, 울 등이 사용된다.
▣ 설선(雪線)
높은 산에 쌓인 눈이 녹는 지역과 연중 녹지 않는 지역을 구분하는 경계선을 말한다. 즉 일 년 내내 쌓인 눈이 녹지 않는 높이의 하한선(下限線)을 지칭하며 영어로는 스노 라인(snow line)이라고 한다.
설선의 높이는 위도, 기온, 강설량, 지형, 방위 등에 따라 다르다. 히말라야나 안데스는 약 5,000m, 알프스는 약 3,000m, 알래스카나 스칸디나비아 북쪽은 약 1,000m이며, 극점 부근은 해면고도와 같다. 우리나라에는 설선이 없다.
▣ 아이스 툴(Ice Tools)
빙벽등반용 손 도구를 말한다. 일반등산에서 사용하는 표준 피켈의 길이보다 샤프트가 짧고 피크, 헤드해머, 애쯔, 손 받침대와 같은 부품을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이스 툴이다.
보통 50cm 길이의 짧은 샤프트는 빙벽등반이나 혼합등반을 할 때 다루기가 쉽고, 피크가 박히는 정확도가 높으며 팔 근육을 피로하게 하는 샤프트의 진동을 줄여준다.
아이스 툴의 무게는 보통 580~907g 정도이며, 어떤 제품은 무게 추를 달아 스윙의 무게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헤드가 무거운 아이스툴은 잘 박히지만 뽑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피켈과 달리 아이스 툴은 피크의 반대편에 애쯔 대신 해머가 달려 있으며 똑같은 아이스 툴 한 쌍을 쓰거나, 한쪽은 해머가 달린 것과 다른 한쪽은 애쯔가 달린 것을 짝지어 쓸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이스 툴은 피크, 애쯔, 해머 등 규격화된 부품 모두를 용도에 맞게 조립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융통성이 늘어나게 되었다. 등반 도중 피크가 부러지면 루트 중간에 매달려서도 교체가 가능하게 되었다.
‘어떤 아이스툴이 가장 완벽한 것일까?’ 장비를 선택할 때 산악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직접 사용해 본 후 자신에게 제일 잘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인 필자는,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일흔아홉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등산교실>,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등산상식사전>을 펴냈으며, 공저로 <등산표준교재>, <즐거운 암릉길>, <한국산악회 50년사>가 있습니다. 이용대 선생에게 산행과 관련해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 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