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인 조르바
Zorba The Greek(Alexis Zorb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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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제작+각본+감독: Michael Cacoyannis
주연: Anthony Quinn(공동제작)+Alan Bates/
음악: Mikis Theodorakis/142분, 흑백.
난세에 명장은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 한명을 위해서 목숨까지도 바친다는
중국의 오래된 옛말도 있지만, 멕시코 출신의 이 배우,
“Anthony Quinn”(1915-2001, 멕시코 치후아후아) 의 경우,
아니러니 하게도 할리우드가 아니라 정작 유럽에서 출세작들이 연이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역시 당시에 세계 영화계를 빛냈던 재능 있는 (또 자기의
재능을 인정해주던) 인물들이 유럽에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도 됩니다.
1954년에 “La Strada"를 같이 만든 “Federico Fellini“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Quinn”같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는 정말로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였는데,
“콰시모토“(Notre Damn De Paris, 1956)같이 흉물스러운 역부터 세계 최대의
재벌(The Greek Tycoon, 1978)역까지 어느 역할이던 맡기만 하면 척척 어울렸던
변신의 천재 “Anthony Quinn”에게 있어서도 이 작품에서의 그리스인 “졸바“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참으로 위대한 역할이었습니다.
그리스가 낳은 위대한 시인이며 소설가 (철학가) 였던
“Nikos Kazantzakis”(1883-1957, 그리스 크레타) 는
1942년에 “Alexis Zorbas“라는 소설을 발표하여 전 세계 문단에 참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후 1945년에서 1948년까지 그리스의 내무부장관을 역임하면서
출세도 하였으나, 1948년의 “The Greek Passion”, 1950년의 “Freedom Or Death", 그리고 1951년의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1988년에 “Martin Scorsese"가영화화하여 큰 문제를 일으킴/ 지금까지 “Kazantzakis”의 총 6편의
소설이 TV극을 포함하여 영화화 됨) 같은 종교적인 색채가 아주 강한 소설들을 쓰기 시작하여 문단뿐만 아니라 종교계에도 큰 물의를 일으켰고, 그리스 정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기독교계의 강한 지탄들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몇 권의 소설은 (그들의)
금지도서 목록에 여전히 올라있다고 합니다.
여하튼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살다간 문인, “Kazantzakis”의
자전적인 인생경험도 일부 담겨있다는 이 소설의 무대는 그의 고향 인
크레타(Crete)섬인데 그 섬에 살던 이 소설의 주인공 “Zorba“를 가르켜서,
“지금은 비록 돌아가셨지만 나의 인생과 영혼에 길잡이로서
큰 자취를 남긴 사람인 그는 비록 (문명)문화인이 세워놓은 도덕적인 규범과
종교 등의 (인위적인)울타리를 무시하고 또 쉽게 부셔버린 자이긴 하지만
항상 인생을 정열적으로 사랑하되 결코 죽음을 두려워말고 살라고 내게 내내
가르쳐 주었다“라고 한 1940년대 말의 회상은 ”Zorba The Greek”이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자 그럼, 1954년에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으로 동시에 그리스 영화계에
데뷔하여 10년째의 경력이 있던
“Michael Cacoyannis”(1922, 싸이프러스) 가
이미 30년의 영화 경력을 자랑하며 명예와 부를 걸머지고 있던 세계적인 거장,
“Anthony Quinn”과 공동으로 제작을 한 이 영화는 ”Zorba The Greek”을
과연 어떻게 묘사했는지(각본도 “Cacoyannis”) 한번 살펴봅니다.
새로운 인생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영국인 작가,
“Basil"(Alan Bates, 1934-2003 영국) 은 유산으로 상속받은
폐광이 있는 그리스의 "Crete"섬을 방문한다. 그리고 비가 쏟아지는 부둣가에서
술주정꾼 같이 보이지만 그러나 결코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중년의 희랍인,
“Alexis Zorbas”(Anthony Quinn, 1915-2001, 멕시코 )을
만나게 되고, 넉살좋은 그를 즉석에서 고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근엄한 영국식 (문명)교육을 받은 소심한 “Basil" 에게 (시간이 감에 따라
본색을 드러내며)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 세상을 사는 듯한 “Zorba“의 무분별한
말과 행동은 참으로 아슬아슬하게 보이고 거칠기 짝이 없지요.
심지어 자재를 사러 읍내에 간다고 하고서는 며칠째 술과 여자에 빠져
소식조차 없는 경우도 있으니 “Basil"같은 문화인의 관점으로 보면 도저히
이해가 쉽지 않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이 보입니다.
“혼자 자는 여자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모든 남자의 큰 수치”(If A Woman
Sleeps Alone, It Puts A Shame On All Man) 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Zorba“는 프랑스에서 건너와 읍내에서 여인숙을 하는
“Madame Hortense"(Lila Kedrova, 1918-2000, 러시아) 와
가까워지기도 하면서, “Basil" 에게도 읍내에서 혼자 사는 어느
“미망인”(Irene Papas, 1926, 그리스) 과 사귀어보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황량한 곳에서 외로운 그도 차츰 마음이 쏠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동네주민들이 이 여인에게 가한 집단행동에서 큰 충격을 받은 “Basil".
[위의 사진/ 돌로 여인을 치는 신약의 성경구절에서 인용하였다고 하는데,
우리는 여기서 “Kazantzakis”가 어느 날 갑자기 “예수의 마지막 유혹”(1951)같은
소설을 쓴 것이 아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후, “Zorba“를 통해 이렇게 사는 인생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 속에서 자신도
차츰 Lifestyle 과 사상을 바꾸게 되고, 또 가진 걸 모두 투자하여 설치한 광산의
케이블 리프터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그 절망적인 순간에도 바닷가에서
“Hasaposerviko"(또는”Hasapico“/ 터키에서 시작이 되었으나 집시들에 의해
유럽전역으로 퍼진 춤의 한 형태) 라는 고대적 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춤을 추는
“Zorba“에게 나도 그 춤을 배워서 함께 추고 싶다고 말하게 됩니다.
(“Anthony Quinn“은 이춤을 배우다가 발목을 다쳐 한동안 걷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 “Syrtaki”(”Hasapico“ 춤의 하나)의 리듬에
맞춰 웃으면서 함께 춤을 춥니다.(아래 사진/아래 동영상 있음)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폐막식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이 그리스 전통음악
(“Old Rebetika Song“)을 절묘하게 잘 인용한 이 영화의 OS는
1960년의 “Never On Sunday"의 음악으로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 유명한
“Manos Hadjidakis”(1925-1994, 그리스)와 단짝이면서,
그와 함께 그리스 음악계의 쌍벽을 이루 워 오다, 1962년의 “Phaedra"의
영화 음악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Mikis Theodorakis“(1925, 그리스) 가 맡았습니다.
(그의 자세한 설명은 1962년의 “훼드라“의 리뷰에서)
특히 이미 “Melina Mercouri”가 부른 “Never On Sunday"의 주제곡에서도
등장을 한바 있는 그리스의 전통 민속악기, "부주키"(“Bouzouki”) 의 독창적이고
특이한 연주의 이 Main Theme 은 이 영화의 영원한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끝 장면,
“Zorba's Dance"에서 큰 기둥 역할을 하여 이 영화가 성공한 3대요인
(원작, 연기, 음악) 중의 하나로 아직까지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곡은 이 영화 개봉이후, “Melina Mercouri”가 부르기도 하였습니다/아래 노래)
이 Main Theme 외에도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그래도 인생은 계속 됩니다
(살아가야 만 한다/"Show Must Go On" 과 같은 의미)“ 는 “Zorba”의 인생철학이
담긴 듯한 "Life Goes On" 역시 OST 에서( 3 &10 번째) 상당히 알려진 음악 인데,
Main Theme과는 달리 아코디온이 리드하는 매우 따뜻하고 동양적인 멜로디의
주제(Theme)가 “Anthony Quinn“의 털털한 목소리와 함께 무척이나
아름답게 들립니다.
(아래 음악/필수 감상)
이렇게 아름다운 이 영화의 OS음악들에서는 좌파주의자로 낙인이 찍혀 당시
그리스의 군사정권하에서 옥고도 치른바있는 “Mikis Theodorakis“의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이 묻어져 나오는 듯도 한데, 그래서 그런지, 더욱더 “Anthony Quinn“
이명연기를 펼친 이 “Zorba”의 인생을 (음악적으로도)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아래 OST 수록곡들 참조/ 다음 음악은 이 OST의 약 28분간의 전곡입니다.
시간이 나시면 끝까지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너무나 좋습니다.)
지식이란 것이 만들어놓은 온갖 (종교, 도덕, 사상, 철학 등의)규범 속에 얽매이어
그 속에 가쳐 사는 문화인의 모습(우리들?)과 그런 규범들을 무시하고 현재의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면서 자유분방하게 사는 한 희랍인의 모습 을 대비하면서
(어느 쪽이 좋은가를 선택 하는 것은 당연히 우리들의 자유이다.) 우리들이
우리들의 인생을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은유하는 이 작품은
(물론 원작의 힘이 무척 크지만) 오늘날까지도 대단한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삶이 답답하고 지루해지거나 또 힘이 많이들 때,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보면서, “Anthony Quinn”의 호탕하고 거침없는 “Zorba“의 그 명연기에
푹 빠져보는 것도 인생의 크나 큰 활력소가 되는 듯하지요.
* 이 영화는 1965년도 제37회 미국 아카데미상의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가 되고
여우조연상을 비롯한 3개의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아래사진 은 아카데미상의 촬영 상을받은 “Walter Lassally”(1926, 독일 베를린)가 관광지로 개발이 된 Crete 의 촬영
현장을 (뒤에 광산이 있던 산이 보인다.) 배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