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브랜드 중 평판 1위는 단연 ‘래미안’이다.
래미안이라는 이름이 워낙 깊게 각인된 탓에, 이 브랜드가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도 있다.
건설사 이름보다 아파트 브랜드가 더 유명하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주공, 삼성, 대우, 현대, 우성, 한신 등 건설사 이름을 아파트 이름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았다.
신도시에는 샛별마을, 양지마을, 강촌마을 등 마을 이름을 붙였다.
그러다 2000년 3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미래지향적이며(來), 아름답고(美), 편안한(安) 아파트라는 의미로 래미안(來美安)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냥 아파트에 브랜드만 붙인 것이 아니라, 당시 인기가 높았던 탤런트 황수정을 간판 모델로 내세우면서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게다가 고급 자재를 활용한 것을 강조했고, 주차 공간을 지상에서 지하로 옮겨 공원 같은 아파트 조경을 선보이면서 단순 주거 공간이 아닌 고급화 아파트 시대를 연 것이다.
물론 고급화가 된 만큼 분양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 전략은 IMF 경제 위기 이후 다시 살아난 주택 경기와 소득의 양극화의 영향으로 고급 아파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대림건설의 ‘e-편한세상’, GS건설(당시 LG건설)의 ‘자이’ 등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속속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아파트 시대가 열렸다.
인기 탤런트를 모델로 기용하는 전략도 비슷해서 푸르지오는 김남주, e-편한세상은 채시라, 자이는 이영애 등 당시 인기 있었던 여자 탤런트들은 모두 아파트 브랜드 모델이 되었다.
당시 다수의 국민들이 탤런트 이영애 씨가 자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아파트 브랜드 자체가 경쟁력이 되자, 대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 건설사들도 자체 브랜드를 도입했다.
심지어는 주택공사(지금은 LH)도 ‘뜨란채’(이후 ‘휴먼시아’)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