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글씨가 엉망이에요!”라고 하소연하는 엄마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은 글씨 쓰기에 매우 무관심하다. “컴퓨터로 두들기면 되는데 뭐하러 힘들게 써요?” 하고 반항을 하기도 한다.
한별심리연구소가 180여명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글씨 잘 쓰는 아이’와 ‘글씨 못 쓰는 아이’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글씨를 잘 쓰는 아이들이 대부분 공부도 잘하고 학습 태도도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반면, 글씨를 엉망으로 쓰는 아이들은 열등생에 산만하고 무책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글씨 쓰기’가 우등생과 열등생을 갈라놓는 기본 척도가 된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글씨 쓰기는 균형감각과 두뇌발달, 기억력과 사고력, 자기관리능력, 읽기와 말하기 등의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연구소측의 설명.
연필을 쥐고 글씨를 쓰면서 소뇌와 운동중추가 발달을 하며, 이로 인해 균형감각과 두뇌발달이 이루어진다. 또 직접 글씨를 쓰고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기록한 내용을 훨씬 쉽게,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오래 생각하고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을 거치면서 사고력도 향상되고 마음도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다.
자신이 쓰고 보는 과정을 반복한 아이일수록 독서력도 정확하고 빠르다. 자기 생각 표현에 미숙한 아이는 글씨 쓰기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줄을 맞추어 쓰고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올바르게 하는 습관이 몸에 밴 아이들은 말할 때도 비교적 올바르게 하려고 평소에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자 크기가 일정치 않다, 쓰는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다, 연필 쥐는 자세가 잘못되었다 등의 잘못된 글씨 쓰기 습관은 쓰기 시작할 때부터, 되도록 빨리 교정해주는 것이 좋다.
우선 자세를 살펴보아야 한다. 허리와 어깨를 쭉 편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이 기본. 그러려면 책상과 의자의 높이를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의자는 허벅지와 엉덩이를 모두 받쳐주면서 발끝이 바닥에 닿는 정도의 높이가 적당하고, 책상은 팔을 늘어뜨렸을 때 팔꿈치보다 약간 높은 정도가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연필 쥐기 훈련이다. 엄지와 검지가 서로 맞닿으면서 연필을 그 사이에 두고 단단히 고정시켜 중지 위에 살며시 내려놓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주먹은 달걀을 쥐는 듯한 정도의 공간을 유지하고, 손목과 손등의 각도는 160~170도, 위나 아래로 꺾이는 것은 좋지 않다.
심각한 악필이라면 눈 감고 팔 벌려 줄 따라 걷기, 손끝 맞추기, 공기놀이 등 거리와 균형감각 훈련이나 글씨 쓰기에 사용되는 팔과 어깨, 허리 등 대근육과 손가락 등 소근육의 협동능력을 키우는 활동도 도움이 된다. 50㎝ 자로 1㎝ 간격으로 가로 세로 줄 긋기, 붓글씨 쓰기 등이 대표적인 교정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