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어머니 한나
(삼상 2:1-10)
서론
가정의 달 어머니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요즈음 신학 동기들의 카톡방이 부모님 소천 소식으로 바쁩니다. 저도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되었음을 실감합니다.
며칠 전 90이 넘으신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기억이 많이 흐려지셨지만, 여전히 날마다 저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어머니의 모습은, 버스비를 아끼려고 시장에서 산 것을 머리에 이고 시장에서 6km를 걸어 다니시던 모습입니다.
늦은 오후에 장을 보러 가셔서 떨이를 사 오셨고, 한번 인연을 맺은 가게 주인과 30~40년 신뢰 관계를 이어가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는 40여년 새벽에 교회에 가실 힘이 있을 동안 새벽기도를 하시고 매일 시편 1장을 읽고 가정 예배를 드리며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믿음의 어머니 하면 오늘 본문의 한나가 떠오릅니다.
한나의 기도를 통해,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니를 기억하고, 또 우리가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1. 기도하는 한나 — 심정을 통하는 기도
한나는 엘가나의 아내였지만 자녀가 없었습니다. 남편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다른 아내 브닌나의 조롱을 오랫동안 견뎌야 했습니다. 한나는 여호와의 집에 올라가 소리 없이 입술만 움직이며 깊이 기도했습니다.
아들을 주시면 평생 여호와께 드리겠다는 나실인의 서원을 했습니다.
엘리 제사장은 이 모습을 보고 술 취한 것으로 오해하여 꾸짖었습니다.
"엘리가 그에게 이르되 네가 언제까지 취하여 있겠느냐 포도주를 끊으라" (삼상 1:14)
그러나 한나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나는 마음이 슬픈 여자라… 내가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나의 원통함과 격분됨이 많기 때문이니이다" (삼상 1:15~16)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누구를 탓하지 않았습니다. 브닌나를 원망하지도, 엘리를 비난하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자신의 아픔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쏟아냈습니다. 이것이 한나 기도의 핵심입니다.
2. 기도 응답의 약속 — 근심이 사라진 얼굴
한나의 진심을 들은 엘리 제사장은 그녀를 축복했습니다.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 (삼상 1:17)
그 말을 들은 한나는 어떻게 했습니까?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 (삼상 1:18)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들을 얻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엘리 제사장이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제사장을 통해 주신 말씀으로 한나는 평안을 얻었습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 " (마 7:7~8)
우리는 어떻습니까? 기도는 하면서도 응답을 믿지 못해 여전히 염려 속에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내 뜻과 욕심을 위해 기도하면서 응답이 없다고 하나님을 원망하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고 응답해 주신다는 것을 믿을 때, 한나처럼 기도 후에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3. 서원을 지킨 한나 — 기도 응답 후의 자세
하나님께서 아들 사무엘을 주셨을 때, 한나는 서원한 대로 행했습니다.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삼상 1:28)
기도가 응답되었을 때 우리의 반응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셨는데 감사하지 못하고, 어쩌다 된 것처럼 여긴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침에 눈을 뜰 때,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 때 감사하고 있습니까?
한나는 가장 소중한 것을 하나님께 돌려드렸습니다. 그 순종 안에서 기쁨이 넘쳤습니다.
"내 마음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이는 내가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기뻐함이니이다" (삼상 2:1)
그 기쁨의 근원은 아들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브닌나에게 자랑할 수 있게 되어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기억해 주시고, 구원해 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4. 하나님을 아는 한나의 찬양
한나는 기도하는 어머니였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깊이 아는 어머니였습니다.
거룩하시고 유일하신 하나님
"여호와와 같이 거룩하신 이가 없으시니 이는 주 밖에 다른 이가 없고 우리 하나님 같은 반석도 없으심이니이다" (삼상 2:2)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삼상 2:6~7)
가난한 자를 일으키시는 하나님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는도다" (삼상 2:8)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만큼, 그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있습니까? 하나님을 깊이 알기 위해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하고 내 안에 오신 예수님과 동행해야 합니다.
결론 — 기도하는 부모
아우구스티누스는 마니교 이단에 빠져 방탕하게 살았습니다.
어머니 모니카는 그 아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기를 위해 수십 년을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아무 변화가 없자 모니카는 암브로시우스를 찾아가 아들을 하나님께 인도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 때 교부 암브로시우스는 그 모니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토록 많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어머니의 아들은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자녀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서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명확하게 알고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과 동행하여 하나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심리학자 에미 워너 교수는 1955년부터 40년에 걸친 연구에서, 가난과 범죄가 가득한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태어난 833명의 아이들 중 고위험군 아이들 201명 중 1/3(72명)이 성실하고 훌륭한 시민으로 자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과 인터뷰를 하며 공통점을 찾자, 한 선생님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었습니다.
연구진이 그 선생님에게 아이들의 변화를 설명할 만한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물었을 때 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그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 믿어 주었을 뿐이에요."
에미 워너 교수는 이것을 '회복탄력성'이라 이름 붙이고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인간은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딛고 일어설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부모님을 따라가는 자리가 아니라, 자녀 앞에서 앞서 가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필요한 것은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자녀가 언제든 기댈 수 있도록 하나님과 깊은 친밀함 속에 머무르며, 영적으로 안정되고 평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나가 엘리의 말을 듣고 얼굴의 근심 빛이 사라진 것처럼, 하나님을 신뢰하며 동행하는 평안한 모습 자체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입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 4:6~7)
우리 모두 기도하며, 자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믿어주는 부모를 통해 자녀들이 그들을 기다려 주시고 받아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자녀가 어떤 역경을 만나더라도 하나님 앞으로 돌아와 전능자를 만나기만 한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의 근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함께 기도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 앞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우리를 기다려주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영적인 지도자를 통해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우리의 자녀들을 기다려주고 기도해 주며 하나님 안에 온전히 머무르며 주님과 더 깊은 친밀감 속에서 평안을 누리며 자녀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찬송 :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