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살이라는 기준은 참 모호합니다.
조직을 오히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주민들 사이에는 이런저런 모임이 많습니다.
많은 모임이 생겼다 사라집니다.
이 얼마나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입니까?
술자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를 걱정하다가
계모임이라도 만드는 게 부자연스러운가요?
지저분한 마을 길이 안타까워
이웃끼리 청소라도 하자며 순번을 제안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운가요?
다만 주민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는 게 조직화일 뿐입니다.
사회복지관의 사명으로서 주민조직화를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한 다수 주민들의 선한 마음을 함께 모아
그 힘을 격려하는 것이라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살이...
저와 가족, 친척, 친구, 이웃의 삶을 떠올립니다.
아직까지는 제 주변에 주민모임에 참여하는 이가 없어서 그런지도 몰라요.
‘술자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를 걱정하다가
계모임이라도 만드는 게 부자연스러운가요?’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그렇게 도왔다고 자원봉사했다거나,
도움 받은 친구가 다른 친구를 후원자라 부르지 않습니다.
또한 후원 서신을 쓴다거나 영수증을 발행해 주지도 않아요.
‘지저분한 마을 길이 안타까워 이웃끼리 청소라도 하자며
순번을 제안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운가요?’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저도 우리 동네에 누군가가 제게 함께 청소하자고 제안하면 좋겠어요.
마음은 있으나 먼저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집 앞은 청소하는데, 동네 골목까지 청소할 용기가 없어요.
그러니 누군가 나서서 제안하고 주선해 준다면 참 좋겠어요.
그런 일을 사회복지사가 해 주면 좋겠어요.
복지관 사회복지사이니 이런 주선에 정치적 의도를 생각하지 않을테고,
또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청소만 하고 그치게 하겠어요?
청소 끝났으니 차 한 잔 마시자 제안하고,
그렇게 이웃 서로 어울리게 돕는다면...
그런 일이 복지관 사회복지사, 혹은 복지관 지역복지팀 사회복지사의 몫이라 생각해요.
이 일에 어떤 조직화 기법이 필요할까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저 제안하고 부탁하기만 해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습니다.
‘다만 주민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는 게 조직화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조직화'는
주민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힘을 모으는 건가요?
자신의 위치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일,
조직화라고 부를 것도 없이,
그저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부탁만 해도 되지 않을까요?
('자신의 위치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일',
오영식 선생님 말씀처럼 저도 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그 동안 이해한 바는,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주민의 힘을 모으는 '방법 중 하나'가 조직화 기법입니다.
부산 어느 동네에서
동네 신호등이 고장나 이를 해결하려 관공서에 문의했는데
발빠르게 나서지않고 일을 미뤘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 사회복지사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주민이 자신의 동네 아이들을 위해 직접 나서서 관공서 찾아가 항의하고 제안하게 거들었고
그렇게 주민의 힘을 모았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산 한 복지관의 사례인데, 이 선생님은 이를 위해 주민조직화방법을 사용했다고 하셨어요.
이해가 쉽고 또 동의합니다.
제 경우 상황에 따라서 조직화 기법을 택해 실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당사자와 이웃에게 묻고 부탁하기만 해도 이뤄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사회복지관의 사명으로서 주민조직화를 생각해보아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위한 다수 주민들의 선한 마음을 함께 모아
그 힘을 격려하는 것이라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사회복지관의 사명이 주민조직화. 동의하기 어려워요.
사회복지관은 지역주민이 더불에 살게 돕는 곳이라 생각해요.
지역사회 주민들이 서로 가깝게 지내게 거드는 곳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선택해서(혹은 의무적으로) 진행합니다.
이렇게 지역사회 주민이 서로 가깝게,
즉 공동체가 살아나게 돕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조직화 기법, 네트워킹 기법, 펀드레이징 기법, 자원관리 기법, 사례관리 기법...
저는 이렇게 이해하기 때문에,
말하자만 하위 범주에 속해있는 조직화 기법이
복지관 사명이라는 상위 범주를 포괄 한다 보기 어려워요.
우리 동네 이런저런 문제, 어려움 있을지라도
잘 살펴보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 가깝게 지내고 계시지 않을까요?
동네 어르신께 인사하고, 맛있는 것 생기면 이웃과 나눠먹고, 필요한 도구 빌려 쓰고 나눠 쓰고...
그렇게 살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제 마당, 제 삶터에서 이웃과 가깝게 지내게 거들고 돕는 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바탕을 이루는 사랑의 공동체, 우정의 공동체입니다.
이것이 허물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이것을 세워나가는 일이 우리의 몫이라 생각해요.
그 방법,
그저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기만 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첫댓글 주민조직화는
복지관의 목적이나 사명이 아니라,
그 목적이나 사명을 이루는 방법 중 하나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그리고,
그 목적이나 사명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혹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대목에서
대개는 조직을 만들지 않아도 이룰 수 있다, 더 쉽고 평안하고 부작용 없이 오래가는 방법이 있다, 그게 바로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는 거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네, 선생님께서 명료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조직화기법을 부정하지 않습니디. 상황과 사안에 따라 선택할 방법이지 복지관이기 때문에 조직화를 해야한다면 부담스러워요.
"주민조직화는 복지관의 목적이나 사명이 아니라, 그 목적이나 사명을 이루는 방법 중 하나다."
이 말에 동의합니다.
대부분의 사회복지 기관은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주민조직화'를 진행합니다.
'주민조직'을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조직을 왜 만드려고 하는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분명히 더 큰 목적이 있습니다.
위의 두 분의 글을 보면서 느낀 것은 오영식 선생님의 '주민조직'에 대한 관점과
김세진 선생님의 '걸언(여쭙고 부탁하기)'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힘을 모으도록 돕는 일'
그것이 조직화라고 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이 인사하고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는 일이 아닐까요?
결국 같은 것인데, 무엇을 더 핵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기지 않나 합니다.
오영식 선생님은 '조직'이 갖는 긍정적인 부분에 좀 더 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개인보다는 여럿이 모여 지혜와 힘을 합할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부분이 있으니,
'조직(모임)'도 분명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조직을 만드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걸언'을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걸언을 통해 모임을 구성하도록 돕기도 합니다.
그러나 걸언의 목적은 '조직'이 아닙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주체로 세우는 것이 목적이지요.
결국 두 분의 글 속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같으나,
어디에 핵심을 두느냐(조직 or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따라 그 차이가 생기지 않나 합니다.
저도 현재 주민모임을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로서 두 분의 글을 통해 좀 더 깊이 생각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활발한 토론, 기대합니다..
주민조직화에 대한 개념정리를 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관의 목적과 사명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결국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도록 열심히 걸언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 잘 정리해서 실천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역사회실천, 주민조직화 또는 "지역사회조직"
이 개념은 복지요결 2011년 9월 판에 정리했습니다.
"주민조직화는 ~ 이다." 이렇게 정의해 보기 바랍니다.
그리고 뒤집어서 "~은 주민조직화다." 이렇게도 성립하는지 점검해 보기 바랍니다.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 글이네요. 좋았습니다. 제가 속한 지역복지팀에서도 아이들의 통학로 위험문제 때문에 여러가지 사업을 하고있습니다. 주민설명회를 통해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 대한 개선활동을 계획하기도 하였구요. 그런데 주민을 만나 이러한 고민을 나누었더니 주민들이 힘을모아 시청에 건의하였고 아이들의 통학로에 차량 제지용 펜스가 생겼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부탁하였더니 쉽게 해결되었던 것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현은 선생님~ 고맙습니다. 과정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목감복지관에도 그런 예가 있었군요. 기회가 되면 그 이야기 들려주세요.
오영식 선생님께서 답글 주신다 하여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글 보고싶습니다.
유행처럼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있는 주민조직화, 코넷에서 수료하면서 배울점도 많았고 적용한점도 있었고 혼란스럽고 모순되는 점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주민조직화를 놓지 못하는것일까...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찌끈거리는데요. 주민조직화 실천에 대한 사회복지영역만의 배경, 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은영 선생님, 생각을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뵌지 오래되었어요. 잘 지내시죠?
요즘 복지관에서는 주민조직화, 사례관리 등을 중요한 실천 방법으로 붙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지관 현장에서는 이를 영역으로 구분하고, 업무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게 돕고, 또한 더불어 살게 돕는 과정에서 이런 방법이 필요하다만 그때 이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사업가로 맡은 바 일 속에서 그저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부탁하면 대부분의 일이 이뤄집니다. 진정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부탁하는 일 외에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 싶기도 해요.
사안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개입 방법이 다양한데 주민조직화, 혹시 이것만 알아, 이 일에 자신있어 이로써만 이루려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도 아는 바 많지 않습니다. 주민조직화는 책으로 읽어 조금 알고, 현장에서 아주 조금 경험했습니다. 그렇기에 주민조직화에 대해 논의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현장에서, 특히 복지관에서 하는 일의 대부분은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인사하고 여쭙고 부탁했더니 이룰 수 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특별한 모임이나 조직이 아니어도 지역주민이 제 마당 제 삶터에서 복지를 이루게 도울 수 있었습니다.
<복지야성>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 할 일이 아닙니다.
스패너로 풀어야 할 너트를 펜치로 풀려고 하면 어찌 되겠습니까? 잘 풀리지 않는다고 어찌 펜치를 탓하겠습니까? 연장을 두루 갖추지 않고 한두 가지 연장만으로 덤비는 꼴이 아닙니까?
아는 게 넓고 깊으면 적절히 선택하고 조합하고 응용할 수 있을 텐데, 서툰 목수가 연모 나무라듯, 제 두레박줄 짧음은 생각지 아니하고 우물 깊다 탓합니다."
또한 이런 생각은 사회사업가의 관점입니다. 시민단체의 활동가가 아니라 복지관 사회복지사라면 자신의 처지, 역랑,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여 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