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탈리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은 랄리구라스 숲을 지나 투만을 지난다. 그곳을 내려와서 툴로 시야브로에 오르면 저 멀리 쫄랑빠티와 라우리비나가 한눈에 들어온다. 툴로 시야브로에서 지름길로 쫄랑빠티에 오르는 길은 거기에서 사는 사람들을 지나 숲속으로 올라간다. 봄이면 랄리구라스 숲을 지나는 아름다운 길이고 가을이면 랑탕 리룽을 바라보며 걷는 상쾌한 길이다. 한식경을 올라가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면 마침내 쫄랑빠티에 도착하게 된다. 모든 길은 마지막 종착점이 있다. 힘든 길만 계속되면 사람들은 절망하게 된다. 사람들이 절망하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때가 되기 전에 대자연은 그 속살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렇게 마지막을 지나 능선에 오르게 되면 저 멀리 티베트 평원이 아스라이 펼쳐지고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걸리기 시작한다. 해발 3,910미터의 라우비나에서는 그때부터 구름의 파노라마가 일어난다. 라우리비나의 저녁은 최고의 일몰이다. 끝없이 일어나는 구름의 파노라마. 그 광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이곳에서는 매일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여기에서는 그것을 알 수가 없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난다 해도 여기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지금 먹고 살아가기에 바쁘다.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산다고 다 똑같은 삶이 아니다. 세상의 실상을 바라보며 하늘의 뜻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자기 상처와 현실에 함몰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대는 지금 어떤 자리에 있는가? 그 자리를 박차고 여기 히말라야로 찾아오라. 그러면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맛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