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편의 서울에선-
눈 코 귀 입 심장이 아찔하였는데
이편 영동에선
우선 구름이 이산 저 산을 넘나드니 시야가 하늘에 닿아있고
코는 말할 것도 없이 매쾌함과 상큼함의 차이로 돼지코마냥 제멋대로
이미 동서남북으로 벌름거리고 있었다.
귀는 어떠한가?
자동차 소리에 민감하던 그것은 영동 높새바람 뒤흔드는 억새소리에
다이아몬드인양 금세 수일을 배반하니
내 몸의 것이어도 내 것이 아닌가 보다.
저편 이렁저렁 송이들이 맺히어 쉴 새 없었던 입은 대신하는 눈 코 귀에
잠시 틈을 내주어 묵언(默言)으로 저조차 하안거(夏安居)이시다.
놓아야 할 것과 다시 얻는 새로운 물상이 손바닥 안에 하나이니 인간사!
어찌 매정하다 말하지 않음이며 복잡하다 혀를 내두르더라도
스스로
길과 길을 찾아야 하니 대저 조물주의 창조능력이 불가사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곤드레 오갈피 더덕 취나물...
산나물 지천인 정선시장에-
억척 손마디 풀꽃인 정선 5일장에-
밀짚모자는 Made in china
물처럼
바람처럼
허튼 구멍없이 공간을 메운 쭝꾸오루-
부는 바람에
이리저리 꺽여버리는 품새가
남도 보릿대모자 아쉽다.
마당 감나무에 쉬었던 상현(上弦)이
굵기를 달리하여 민둥산 하늘을 고루 비추는데
그리하여 억새가 하늘에 닿는단다.
걷고 걸어 길...
눈에 뵈는 것이 산 뿐이니
이 동리엔 청사초롱도 귀히 여겨
장터를 수놓은 오색등
민둥산 자락 '부길 한식당'
지글지글 돌솥밥에
감춰진 곤드레가 넘치고
손수 담근 장국은 우리 어머니-
망중 민둥산
부길(富吉)한 식당 정분(情分)
상현 쉬어가고
'부길 한식당'은
삼백예순다섯날이
부길(富吉)한 식당일거라는..,
도로사정 확 변하여 정선에서 동해가는 도보길은
산짐승보다 차짐승이 위험타는 풍경소리에
상현을 머리에 이고 정동진 향하는 무궁화호-
검은 진주!
고단하시던 광부의 단칸방!
그것들을 쪼개어
지금 사북엔
무지개보다 고울법한
여인내 분냄새
땅 위의 막장인 듯
상현조차 숨어버리고 없는데
몇 뼘 되지 않는 구릉지 논에
허수아비된 농부의 눈!
설레던 망종
자라던 모 시들고
요란한 뻐꾸기
늦가뭄의 아픔은 들판을 넘어
레일 위 덜컹대는 소음조차 가녀리어 가엾다.
퉁퉁 부어오른 눈두덩이는 무슨 심산인지
동해에 가까울수록 더하여 동해역!
시멘트 굴뚝이 달빛에도 우람하여
들판의 안타까움을 잊는다.
기타 메고-
삼삼오오 짝지은 저 대학생들은
이제 곧 기말고사일텐데
공부에 도통하셨을까?
혹부리영감 관심사가 너저분하고
홍당무 눈 핑게 삼아 일찌감치 여장 푼
동해모텔
또 하나 살 이은 인연법일까?
첫댓글 건강 유의하시구요~
잘 다녀오세요~~~
유월&V님~
성숙하여 다시 뵐께요 늘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