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관기피(樹冠忌避) 현상
요즘 두 달째 비가 내리지 않아 아침저녁 꽃에 물을 주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화분이 많아서 조금만 때를 놓치면 꽃들이 목마르다고 아우성을 칩니다.
물뿌리개로 길어다 주기도 하고 호스를 연결하여 꽃밭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평년에는 5월 중에 100mm 이상 비가 내렸는데 금년에는
6%도 내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거기에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찾아와서 초목이
시들고 어떤 지역은 물이부족하여 모내기조차 할 수 없다고 하니 농부들의
가슴이 타들어 간다는말에 공감이 됩니다.
이런 날은 시원한 물가나 나무 그늘을 찾게 되는데, 숲 안으로 들어가 하늘을
올려다보면 신비스러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나뭇가지와 잎이 무더기를 이루어
마주하지만, 가지끼리 엉키지 않고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지요. 마치 나뭇
가지로 만든 왕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수관기피(樹冠忌避)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가장 설득력이 있는 설명은 햇빛을 골고루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수관 사이 틈을 통해 나무 아랫부분까지 햇볕을 더 받을 수 있고, 서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덕분에 큰 나무 밑에도 풀이나 작은 나무들이
함께 자랄 수 있습니다.
사람들도 나무처럼 서로를 배려하면 좋겠습니다. 배려의 방식에는 ‘황금율’과 ‘은율’
두 가지가 있습니다. 황금율(黃金律)은 예수님이 말씀하신“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12)”는 것이고, 은율(銀律)은 논어에 나오는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개념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고권면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의 몸이고 성도는 그 몸에 붙어있는 지체인데 다른 지체를 생각하고
배려할 때 건강한 몸이 될 수 있습니다.
예안교회 창립 23주년을 맞으면서 지금까지 도우신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 수고한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서로 배려하고 섬김으로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하나님 나라를 넓혀가는 아름다운 교회를 세워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