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보름이 다가오니 눈 속에서 피어오르는 보름달이 나의 가슴의 문을 활짤 열게 해 주는 내 고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처럼 환하게 웃음을 선사 해 주는 내 고향
갓 시골로 시집온 아낙네의 바구니에 쑥 냉이 가득한 향기에 취에 덩실 덩실 아낙의 발걸음에 마춰서 춤을 추는 나비들의 향연이 있는 내 고향
목화따서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신념에 젖은 이웃집 아줌마의 자식 사랑이 가득한 내 고향
무거운 지게의 억 누름을 막걸리한 사발로 모든 시름을 잃고 흥얼 거리면서 가벼운 걸음 걸이로 옆 집 아저씨가 있는 내 고향
삼대독자의 아들 탄생에 온 동네가 잔치를 하는 내 고향
이웃집 할아버지 초상에 온 동네가 슬픈에 겨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내 고향
이웃집 똥개가 아비가 누군이지도 모르는 강아지를 낳았어도 수고 했다고 이야기 해 주는 내 고향
이웃 형이 마을에서 처음으로 사각모를 쓰고 돌아오면 온 동네가 숙연 한 내 고향
동네 어귀에 모든 잡신은 물러 가고 마을의 안전만을 빌기 위하여 돌을 하나 하나 쌓아가면서 비바람에 흔들지 않게 정성을 다하여 돌을 쌓아 가는 내 고향
여름엔 힘든 농삿일을 잠시 접어 두고 당산 나무 아래서 오수를 즐기는 동네 어른들이 있는 내 고향
동네 샘터에서는 추운 겨울인데도 손을 호호 불며 시집살이 설움을 방망이를 휘두리면서 분풀이를 하는 아낙네들을 지켜 보는 까치가 있는 내 고향
봄이 오면 온 산이 진달래 향기로 온 천지를 뒤 덮는 내 고 향
여름이면 강가에 나가 혹 밭메는 아낙네의 젖 가슴을 훔쳐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가 가득한 내 고향
가을이면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여 들판에 앉아 가을 잠자리 날개 소리에 맞춰어 흥얼 거림이 있는 내 고향
겨울이면 소나무로 직접 만든 썰매를 노 저으면서 사뿐히 엉덩이가 무너져도 아픈티를 내지 아니하고 피시식 웃음 지을 수 있는 내 고향.
겨울엔 추위가 가득한 온돌방을 서로 따슷한곳에 자려고 서로 이불을 끌여 당기면서 사람의 신체 접촉이 사랑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려 준 내 고향
부모님따라 가마니와 쌀을 팔고 나서 나룻배에 몸을 실어 강을 따라 집에 오면서 배에 누어서 초롱 초롱한 별을 세면서 감수성을 키워 준 내 고향.
운동기구 하나 없어도 기마전 말타기 고무 줄 놀이 자치게 팽이치기등등으로 신체를 단련 시 켜준 내 고향
학교 파 하고 배가 고파 먼저 감나무에 올라가 까치가 먹다 남은 홍시가 가장 맛이 있다는 것을 깨 우쳐 준 내 고향
낮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논에 나가서 농삿을을 할때 애들은 아무 돌 봄이 없어도 알아서 혼자 씩씩하게 무럭 무럭 자라나게 해 주는 내 고향
치약이 없어서 굵은 소금으로 이를 닦은 덕분에 아직도 치과한번 들리지 않게 해 준 내 고향.
이발소가 없어서 이발기계 하나로 비듬이 가득한 머리를 서로 돌아 가 면서 상부 상조를 배워 준 내 고향.
밤이면 동네 아낙네들이 집집마다 돌아 가면서 수다를 떨면서 정신적으로 위로 받으면서 살아가는 내 고향
동네 어른신들의 수다에 취해서 과거와 현제 그리고 미래를 함께 간접 경험으로 인하여 도시 아이들보다 정신 연령이 빠르게 커 감이 있는 내 고향
소 메김가서 소에게 질질 끌려 가면서 온통 몸이 피범벅이 되어도 소를 끝까지 놓치지 아니 하여 삶의 철학을 미리 깨우침이 있는 내 고향
동네 어르신 생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과 떡을 나누어 먹고 농삿철이면 품앗이로 애들까지 전부 모여서 달 빛아래서 저녁을 먹는 저녁이 있는 내 고향
가난속에 자연과 함께 살아 온 철학이 있어서 어데 가드라도 생존할 수 일깨워 준 내 고향.
과거의 추억이 삶의 원동력이 되고 생활의 지렛대가 되어 주었기에 오늘날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나의 고향.
한번 눈이 펑펑 내리는 사립문이 있고 반갑게 맞이 해 줄 강아지가 있는 내 고향에 언제나 가 볼꺼나.
사진은 나의 한국 고향 겨울과 현제 제가 살고 있는 맨하턴 이스트 리버에서 본 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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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맨하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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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2 09:2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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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덕분에 아련했던 고향생각에 잠시나마 동참했습니다!!!!
사람마다 고향에 다가오는 마음이 다르게 느껴지는것을 봅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