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흔히 동부와 서부로 나누는데 그 구획선은 대강 이러하다.
영신봉을 중심축으로 삼신봉 거쳐 성제봉에 이르는 남부능선의 동쪽을 동부, 서쪽을 서부지리산이라고 하고, 북쪽으로는 삼각고지에서 삼정산에 이르는
북부능선상 동쪽을 동부, 서쪽을 서부지리산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성제봉에서 삼정산까지의 남북종주와 웅석봉에서 덕두산까지 태극종주를 나누어 동북부, 동남부, 서북부, 서남부하며 네 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사람도 있다.
그 중에서도 동북부지리산의 지능지곡들은 인적 드물고 험준해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동북부에 자리한 오공능선은 광대골(자연휴양림 상단)과 작은새골(백무동계곡 상단)을 가르며 덕평봉에서 북쪽으로 뻗어내리는 약 11km의 능선이다.
능선 양쪽으로 지네발처럼 하도 가지를 많이 쳐서 오공능선으로 불려지게 된 것. * 지네 오(蜈), 지네 공(蚣)
당대에 발복(發福)을 하는 명당자리 중 하나는 지네가 승천하는 형상의 비천오공(飛天蜈蚣) 지형이라고 풍수가들은 말한다.
지리산에서 비천오공의 명당 터라고 알려진 곳이 오공산 능선이다.
그래서그런지 이 능선 상엔 무덤이 많다.
두 개의 암봉 사이로 올라 능선 최고의 전망바위 지대(고도 약 956m)에 오르면 유별나게 바위 위에까지 무덤을 써놓았다.
이 바위가 지네바위이며 비천오공(飛天蜈蚣)이라는 페인트 글자가 쓰여져 있다.
지네발처럼 수많은 지능들과 지네의 등마디처럼 군데군데 바위들이 돌출되어 있으니 풍수가들의 눈에 딱 들었을 것.
능선상 주봉 역할을 하는 1260.2m봉엔 커다란 암괴가 포개져 있는 가칭 오공바위가 삼정리로 내려가는 이정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죽사이로 마치 우주인을 닮은 듯한 모습이다.
이 산길은 비법정 탐방구역이지만 함양군 지자체로부터 주능까지 오르지 않는 조건으로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국립공원 에리어 외곽지대를 말하는 것이지만 지자체와 국공의 소통부족으로 인하여 우리 일행 한 사람이 범칙금을 물고 말았다.
전화로 항의를 하였지만 일사부재리(?)였고, 유사시에 대비하지 못한 우리들의 불찰도 있어 순순히 받아 들였다.
코스: 강청교~도촌~삼각점(668)~오공산~바위갈림길(안부)~지네바위~칼날바위~오공바위~큰바위~임도~산태골~양정교~삼정리(8.2km, 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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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8km가 조금 넘었지만 후텁지근한 날씨와 겹쳐 난이도는 상급으로 6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도표> 암봉을 우회하느라 업다운이 잦았지만 고도표는 그저 순탄해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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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원본크기> 지리산 지도
네비엔 함양군 마천면 강청교를 입력하여 다리를 건너 버스를 댔다. <돌아보는 강청교>
차가 댄 지점에서 진행방향.
버스는 회차하여 삼정으로 갈 것이고, 우리는 버스 뒷쪽...
도촌마을로 들어간다.
도촌교를 건너고...
마을길로 들어가는데, 앞서가던 일행들이 직진으로 잘못가는 바람에 되내려 온다.
볼록거울이 있는 지점 삼거리에서 좌측 방향.
도촌마을회관을 지나고...
은행나무에서 바라보면 우측에 지리산 교회의 십자가가 보이는...
좌측 포장길을 오른다.
문득 돌아보니 뒷편 산자락에 운해가 피어오른다. 일기예보엔 오늘 정오부터 16시까지 비가 온다고 하였는데...
밤나무 고목 삼거리에선 좌측 방향.
포장 농로는 여기까지이고, 우리는 웃자란 풀섶 사이로 스며든다.
잡목 거친 길을 따르다...
큰 바위를 돌아...
바람 한 점 없는 산길을 고도를 높혀간다.
식생은 소나무 군락지지만 소나무 아래엔 잡목이 우거졌다.
등로에 뜬금없는 삼각점.
대강 668m 쯤 되나보다.
울퉁불퉁한 암괴들이 하나둘 나타나면서 ...
이리저리 우회를 하며 오르다...
이장묘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앉았다. 물을 마셔보지만 땀은 비오듯 한다.
직등길을 찾다 여의치 못하여 다시 좌로 우회...
지형도의 청주한씨묘를 지나니...
나무에 걸린 때묻은 표식기. 빛바랜 백계남 선생님의 표식기다.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그 흔적은 이렇게 빛바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매직팬으로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다시 남원양씨묘를 지나고...
바위를 돌아...
잡목을 헤치고...
다시 전주이씨묘와...
봉분이 벗겨진 무덤을 지나서야...
오공산 정상에 닿았다. 혹자는 오송산(蜈蚣山)이라고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기.
'지네 공(蚣)'자는 '여치 송(蚣),자로도 읽히기 때문이지만 고유명사는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것. 오공산에서 생탁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청송심씨묘를 지나...
산죽숲을 헤치고 간다.
지형도에 석문이라고 적힌 안부에 내려서지만 그저 바위가 있어 앞서간 일행들이 땅벌조심이라고 하여 우회한다.
나는 석문이 있나하며 바위를 직등하였지만 찾지 못했고, 특히나 이 지점은 하정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바위가 있는 안부에서 5분여 만에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버티고 선 사이로 산죽을 헤치고 오르니...
바위 정수리는 사람들이 쉬어가기 좋을 만한 곳인 지네바위다.
암반 위에 묘가 들어서 있고...
그 옆에는 여러 가지를 내뻗은 소나무가 기품을 뽐내고 있다.
만지송(萬枝松)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곤 비천오공(飛天蜈蚣) 글자를 찾아 바위 위에 올랐더니 흰색 페인트 글씨.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본 석문.
누가 지리산 아니랄까봐 키큰 산죽이 등로를 메우고...
지네의 등마디인 양 울퉁불퉁 암괴가 등부리에 늘려있어...
이리저리 우회하다...
통천문을 닮은 바위를...
살펴 보았다.
오공능선은 원시의 모습으로 등로를 감추고 있다.
고사한 참나무에 붙은 예쁜 버섯.
고사한 나무는 그대로 자연의 일부.
이끼바위.
등로는 산죽 터널.
1078.6m 암봉에선 높이를 적어...
서명을 하였다.
칼바위 능선의 칼등으로 올랐더니 좌측 백무동 너머로 구름모자를 쓴 창암산(?)
우측으로 고도를 높혀가는 능선 정점에는 천왕봉이 있을 것.
오늘 내내 나와 보조를 맞추는 권 선생님.
여든이 훌쩍 넘으신 연세지만 열정이 대단하시다.
말라 죽은 산죽.
우회하다...
올라선 바위에서 보는 구름에 가려진 한신계곡과 주능선.
또 말라 죽었다. 누군가 제초제를 친 듯하지만 그건 아닐 것이고, 우리나라 국운(國運)이 쇠하였나?
산죽터널을 헤집고...
아무렇게나 들어누운 채 고사한 장애물을 타고 넘어...
우회하며 돌아...
바위 위에 오르면...
이렇게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지만 천왕봉은 구름모자 밑으로 고개를 숙였다.
한신계곡과 모습을 감춘 지리산.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지리산.
"형님, 일어나 보세요." 하니 "되얐다."하신다 ㅋ. 좌측 아래는 칼바위라는 이름을 낳게한 단애(斷崖).
온통 구름에 덮힌 모습만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형님의 추억은 차곡차곡 쌓인다.
바위는 우회.
다시 말라죽은 산죽숲에서...
삼거리가 선명하다. 우측이 삼정마을로 내려가는 길.
정수리엔 제법 높다란 바위가 있어...
가까이 다가갔더니...
무슨 외계인을 닮은 듯한 일명 '오공바위'란다. 그 옆에다 1260.2m 높이를 적어 걸었다.
죽은 산죽터널을 뚫고...
커다란 바위 옆으로...
내려서는 길은 혹사하는 무릎을 달래며 지루하게 내려서는 길. 1260m를 올라 왔으니 고도를 낮추어야만 하는 것.
임도를 만나는 곳은 절개지로 우측으로 살짝 틀어야만 한다.
내려서자 임도 맞은 편의 바위와...
내려온 곳. 임도를 크로스하여 산자락으로 다시 붙을려고 하였으나...
임도 우측 방향으로 진행. 포장임도가 끝나지만 비포장 임도를 따라 조금 걸어가다...
예쁜 버섯송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비포장 불과 1분 만에 좌측 풀섶으로 산태골을 찾아 내려선다.
길은 순탄해지더니...
물소리 쏴아 들리는 여긴 산태골.
민가가 보이고...
차가 올라온 지점. 산사태가 나서 산태골인가?
짖어대는 견공.
포장 세멘트 도로를 내려서다 맞은 편 하늘금은 삼정산.
삼정산이 길게 하늘금을 그리는 곳.
지리산 수양관.
지리산수양관은 삼정교회의 부속시설.
대안선원은 크게 편안한 선원이가?
마을이 보이는 곳에서 우리 버스.
당겨본 우리 버스.
잘 가꿔진 정원이 있는 집을 지나면...
양정교.
삼정마을에 차가 대있는 산행은 언제나 이 다리밑이 땀을 씻는 곳.
비가 온다하여 옷을 가져가지 않아 젖은 옷을 입은 채로 차에 올라와 까실하게 옷을 갈아 입었다.
버스가 올라올 수 있는 마지막 공간.
백두대간 벽소령 표석이 커다랗게 세워져 있다.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은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굳이 지리산에 오려거든
불일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고
최후의 처녀림 칠선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시: 이원규, 노래: 안치환
첫댓글 습도가 많아 고생 많이 했시유 수고했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