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저술~『김창인 목사의 설교 세계』>
[1] 12월 16일쯤 내가 집필한 책이 두란노에서 한 권 더 출간될 예정이다. 제목은 『김창인 목사의 설교 세계』이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인 김창인 목사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내가 속한 장로교 합동 교단의 충현교회를 담임했던 고 김창인 목사님에 대해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장로교 통합 교단의 동명이인인 김창인 목사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2] 그분의 새로운 후임 목사의 요청에 의해 나는 그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가 목회에도 큰일을 이루었으며, 무엇보다 탁월한 설교자로 꽤 알려졌다는 사실도 처음 접하게 되었다. 대형교회를 맡아서 이끌어 가기도 힘들거늘, 4만 5천 명의 교회로 부흥시키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특히 그렇게 큰 교회로 성장하기까지는 분명 능력 있는 설교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3] 때문에 김 목사의 설교에 있어서 분명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뭔가 대단한 장점이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그분의 설교에 관한 책을 집필하겠노라 답하고 말았다. 책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인물을 만난다는 것은 항상 흥미 있고 유익한 일이다.
혹시라도 내 기대와는 달리 김창인 목사의 설교에서 드러내어 자랑할 만한 특징이 별로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도 있긴 했다.
[4] 하지만 그런 모든 걱정들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그의 설교를 분석하면서 절감하게 됐다. 2004년, 필자는 한국 최고의 설교가로 인정받는 지구촌교회 원로 목사님의 설교에 관한 저서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를 집필한 적이 있다. 그분의 7순을 기념해서 직접 부탁받아 집필한 책이다. 그분의 성경해석에 관한 실력을 비롯해서, 탁월한 수사기법만 해도 무려 30가지가 추출되었다.
[5] 그런데 이번에 집필해서 선보이는 『김창인 목사의 설교 세계』는 처음 내 예상을 뛰어 넘어서서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에서 발견한 장점 못지않게 그 종류가 많았음에 나 스스로가 놀랐다.
어쨌든 나는 한국 강단에 후배들이 배우고 모방할 만한 새로운 설교자 한 분을 자세히 분석해서 자랑스럽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많이 기쁘고 행복하다.
[6] 내가 분석한 김창인 목사, 그는 인간적으로나 목회적으로나 설교학적으로 볼 때 참 많은 장점과 재능을 소유한 분이었다. 비록 날카롭고 꼿꼿하고 강직해보이나 속 정이 깊은 사람이었고, 동료 후배들이 따를 만한 탁월한 리더십과 책임감의 소유자였고, 부부애도 깊었으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철저히 신뢰하고 의존한 참 신앙의 사람이었다.
혈혈단신 이북에서 남하하여 고아처럼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온 외로운 사람이었다.
[7] 하지만 따뜻한 영적 어버이로서 인격과 영성과 말씀으로 4만 5천 명의 성도들을 목양하며 영혼의 꼴을 잘 먹인 위대한 사명자였다.
그 책의 최대 관심사인 김 목사 설교의 장점과 특징에 관한 얘기들을 살펴보면, 일일이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풍성하다. ‘설교자 김창인 목사’라고 하면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따라붙는 별명 같은 특징들이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8] ‘간단명료한 설교의 구성과 논리 정연한 설교의 전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설교’,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실감나는 설명’, ‘실생활에 잘 적용하도록 떠 먹여주듯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설교’, ‘작은 체구에도 젊은 설교자들조차 부러워할 정도로 카랑카랑한 음성’, ‘강하고 확신 있는 선포력’,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전달력’, ‘본문에 짝짝 들어맞는 재미있고 맛깔스러운 예화 활용력’, ‘
[9] 뜨거운 마음으로 가슴이 열리게 하는 설교 등’, 김창인 목사의 설교는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우리만치 폭넓은 설교의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교의 전문가로서 그의 설교를 분석한 결과는, 후배 설교자들이 배우고 모방할 설교의 장점을 많이 갖춘 특출한 설교로 평가된다. 위대한 업적을 많이 남긴 인물일수록 은퇴 후의 뒤안길은 그만큼 처량해 보이기 마련이다.
[10] 비록 만년에 뜻하지 않게 후임으로부터 배신의 쓴 잔을 경험하긴 했으나, 하나님은 그를 불명예스럽게 은퇴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심으로 그의 명예를 회복하게 해주셨다.
자신의 설교에 관한 책 집필을 꺼려해서 비밀리에 진행했다가 책이 다 완성된 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위해 처음 뵐 수 있었다. 남한산성 식당에서 만나 말로만 듣고 설교집과 영상으로만 뵙던 분을 직접 만나니 감개가 무량했다.
[11] 올해 연세로 84세이시나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외모에 아주 속이 따뜻한 분이셨다. 여전히 당신의 설교에 관한 책이 출간되는 걸 부끄러워하셨지만, 정작 완성본을 읽어보신 후엔 내심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으셨다던 어린아이같이 겸손한 선배셨다.
‘김창인 목사’. 그는 이 땅의 들풀처럼 자라나는 수많은 후배 설교자들이 두고두고 존경하고 우러러보고 닮아가야 할 우리 시대의 큰 바위 얼굴이다.
[11] 비록 현역이 아닌 은퇴한 목회자이기도 하고 또한 교파를 초월한 대한민국 모든 설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지 모르나, 그의 탁월한 인품과 목회적 역량과 빼어난 설교의 자질은 모든 후배 목회자들이 반드시 배우고 습득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 저서를 통해 제2, 제3의 김창인, 아니 김창인 목사를 딛고 서서 더 은혜스럽고 능력 있는 설교자로 쓰임 받는 후배들이 많이많이 배출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