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첫 날 100년만에 새독립선언문이 나온다. 자발적인 풀뿌리 시민 연대체인 ‘3·1 혁명 100년 민회 조직위원회(이하 '3·1민회')는 1일 낮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1 혁명 99돌을 맞은 1일 1919년의 기미독립선언서를 이을 새독립선언문 작성을 위한 첫 걸음으로 분야별 ‘신독립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독립선언문은 국민주권, 우리말글, 탈핵원전, 여성, 문화예술, 장애, 노동, 술, 교육, 식량주권 등 10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이 제안 발표했다. 고은광순 3·1민회 공동대표는 "이번에 발표한 신독립선언문의 각 분야의 핵심사항들을 추리고 더 보완해서 새독립선언문팀이 내년 삼일절에는 이시대에 맞는 시민 평화주권의 뜻을 담은 '신독립선언문'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발표한 분야별 신독립선언문(전문) 보기]
1. 한성.권말선(국민주권) -시인, 2. 이대로(한글)-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3. 전희식(탈핵)-농부철학자, 4. 안김정애(여성)-여성평화걷기조직위, 5. 탁계석(문화)-예술비평가회, 6. 박경석(장애)-장애인차별철폐연대, 7. 오현경(노동)-KT노동자, 8. 권용덕(술)-농민직거래장터 바로마켓회, 9. 고춘식(교육)-전국교육희망네트워크, 10. 정현기(식량주권) -식량주권독립과 생명밥상살림운동조직위
Ⅰ. 국민주권 독립선언문
[3.1혁명 100년, 다시 일어서는 대한국민들이여, 국민주권시대로 자주통일시대로 신명나게 나아가자!]
자주독립! 백 년 전 3.1혁명 때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우리 민족과 우리 민이 들었던 기치다. 자주독립의 기치로 우리 민족과 민은 마침내 8.15를 맞이했다. 8.15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한반도 점령의 시작이었다. 미군 장성 맥아더가 ‘occupation army(점령군)’ 라는 이름으로 우리 땅을 점령한 것은 1945년 9월 8일. 일제가 나간 자리를 미국은 그렇게 차고 들어섰다.
친일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 친일의 기반 위에 미국은 분단을 걸치고 전쟁을 치루며 삼천리 곳곳에 지배와 개입과 간섭의 씨앗을 뿌렸다. 북한을 향한 총이자 남한을 지배하는 체계 주한미군. 양심과 통일에 대한 족쇄 국가보안법. 확인해보고 또한 물어보라. 그 어느 자주국가치고 군사주권을 남의 나라에 맡겨 놓고 있는 나라가 있으며 그 어느 나라 법치고 평화통일을 바란다고 감옥에 가두는 법이 있는가.
100년 전 우리 민족과 우리 민이 외쳤던 3.1혁명 자주독립만세는 지금도 통째로 유효하다.
4.19혁명을 통해 친일친미 이승만 정권을 몰아냈다. 민주주의 열망이었다. ‘오라 남으로 가자 북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를 외쳤다. 통일의 열망이었다. 민주의 염원 통일의 염원 4월혁명은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용인 받는 5.16군사쿠데타로 짓이겨졌다. 그때, 우리 민들이 피 흘리며 온 몸에 가슴 깊숙이 새겨 넣은 철리가 있다. ‘자주 없이 민주 없고 자주 없이 통일 없다’는 것이었다.
하기에, 우리 민의 역사적 발걸음은 멈춘 적이 없다. 부마항쟁으로 유신정권에 맞섰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전두환 군부권력에 맞섰다. 이 땅 민은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기어이 민주를 안아왔다. 우리민족의 통일 염원 또한 줄기찼다. 미국과 그 미국을 따르는 분단적폐세력들이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에 맞서 7.4공동성명이라는 조국통일운동의 원칙을 높이 세웠다. 6.15공동선언이라는 조국통일의 이정표를 마련했으며 그에 따르는 실천방도인 10.4선언을 내왔다. '우리민족끼리'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약하는 6.15시대였다.
그러나 6월항쟁의 민주는 유린되고 말았다. 6.15시대의 평화와 통일 또한 거세되고 말았다. 이명박근혜정권이 권좌에서 저지른 용서할 수 없는 죄악들이다.
정의로운 이 땅 민들은 다시 일어섰다. 아름답고 질서정연했으며 완강했다. 촛불혁명이었다. 세계가 놀라워했다. 인류역사에 찬연히 빛날 가장 창조적인 민주주의 혁명이었다. 촛불혁명은 마침내 2017년 박근혜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 문재인 민주정부를 세워냈다. 위대한 국민이자 위대한 촛불이다. 촛불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를 더 이상은 유린당하지 않겠다는 각오이자 민주를 완성시키겠다는 결심이다. 국민주권시대를 개척하려는 위대한 민의 위대한 발걸음이다. 우리 민은 그렇게 지금, 국민주권시대 개척을 선포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발걸음 역시 힘차다. 안팎의 반통일세력들이 6.15시대를 유린하는 것에 맞서 ‘우리민족끼리’ 기치 높이 들고 한반도 평화 실현과 조국통일운동을 힘차게 벌이고 있다. 분단의 결정적 원인인 미국, 그리고 그 미국을 따르는 한국의 분단적폐세력과 싸우지 않고서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통일운동의 본성에 따르는 거세찬 투쟁이다. 자주통일시대를 개척하려는 위대한 민족의 위대한 발걸음이다. 우리민족은 그렇게 지금, 자주통일시대 개척을 선포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간섭과 개입을 배척하고 허용치 않는 자주, 민이 주인 되는 민주 그리고 민족이 하나 되는 통일! 역사가 말해주듯 민중의 피고 민중의 심장이며 우리가 나아갈 길이다.
3.1혁명의 자주독립 정신에 기반해 4.19혁명 부마항쟁 6월항쟁의 민주정신 그리고 2000년 대 6.15시대의 ‘우리민족끼리’와 촛불혁명의 위대한 기치를 들고 나간다면 국민주권시대와 자주통일시대는 필연이다. 3.1혁명 100년에 다시 일어서고 있는 대한국민들이여! 국민주권시대로 자주통일시대로 신명나게 나아가자! 우리에게 차려질 것은 승리 밖에 없다.
Ⅱ. 한말글 독립 선언문 [한겨레여! 한말글 빛내어 어깨 펴고 살자!]
우리 한겨레는 5000년 긴 역사를 가진 겨레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인 한글을 만든 으뜸 문화겨레다. 그런데 지난 수천 년 동안 중국 문화와 한문을 섬기면서 뿌리내린 언어 사대주의 때문인지 지금도 한글보다 한자를, 우리 토박이말보다 일본 한자말을 더 섬기고 있으며, 거기다가 미국말까지 떠받들고 있으니 부끄럽고 안타깝도다. 세계 으뜸 글자를 가진 한겨레여! 이제 내 말글보다 남의 말글을 더 우러러보는 못된 언어 사대주의 버릇을 벗어던지고 우리 말글로 얼 찬 겨레가 되어 겨레와 나라를 빛내자! 이 일은 힘센 나라에 짓밟히고 끌려 다니지 않는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그리하여 오늘 우리 한말글 독립을 선언하노라!
한 겨레의 말은 그 겨레의 얼이다. 그 겨레의 말이 바로 설 때에 그 겨레 얼도 바로 선다. 지난날 힘센 중국 문화와 한문을 섬기면서 중국에 짓눌리고 나라가 흔들리고 기울었다. 그러다가 일본 식민지가 되었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이 우리 토박이말을 짓밟았다. 거기다가 지금은 미국말 섬기기에 바쁘니 부끄럽도다. 겨레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여! 이제 힘센 나라의 말글보다 우리 말글을 더욱 사랑하고 즐겨 써서 우리 얼이 꽉 찬 나라를 만들자.
글자는 말을 적는 연모이며, 서로의 생각과 뜻,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수단이다. 마차보다 기차가 더 좋은 교통수단이듯이, 배우고 쓰기 쉬운 한글은 한자보다 더 좋은 말글살이 연모요 수단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가 가장 좋다. 더욱이 한글은 백성 사랑에서 나온 민주 글자요, 우리 문화를 꽃피우겠다는 마음으로 만든 자주 글자요, 그 만든 원리와 체계가 과학에 바탕을 둔 과학 글자요, 누구나 쉽게 배워 널리 쓰라는 홍익 글자요, 배우고 쓰기 쉽고 편리해 돈과 힘을 아낄 수 있는 경제 글자다.
우리는 일본 제국 식민지에서 벗어나면서 우리 말글로 가르치고 배우고, 공문서도 써서 반세기 만에 우리 국민 모두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이 좋아졌으며 국민 수준이 빨리 높아졌다.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해서 외국인들이 한강에 기적이 일어났다고도 말한다. 그렇게 한글 덕에 우리는 선진국 문턱까지 왔는데,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일본식 한자 혼용에 길든 이들이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적고 미국말도 우리 공용어로 하자고 떠드니, 일어나던 겨레의 기운이 빠져서 나라가 흔들리니 슬프도다. 5000년 긴 역사를 가진 한겨레여! 이제는 우리를 짓밟은 일본 한자말과 몇 백 년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말 섬기기를 그만하고 우리 한글로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자.
우리 말글은 못난 말글이 아니다. 5000년 동안 우리 한겨레의 숨결과 슬기가 담긴 지혜로운 말이고, 우리 한글은 세계 으뜸 글자다. 이 말글을 잘 써먹을 때에 우리나라가 빛나고 겨레 얼이 살아 줏대 있는 겨레, 더 잘 사는 나라가 된다. 그런데 언제까지 힘센 나라의 말글이나 배우는 데 힘을 낭비하고 세월을 보낼 것인가! 우리 스스로 우리말과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보다 중국 한자와 일본 한자말을 더 좋아하니 일본과 중국이 우리를 무시한다. 참으로 답답하도다. 이제 한자 시대는 가고 한글 시대가 왔다. 하늘은 우리에게 우리 말글로 우리 문화를 꽃 피워서 온 인류를 잘 살게 하라고 한글을 주셨다. 촛불 혁명을 이룬 한겨레여! 이제 우리 말글 사랑으로 한 마음이 되고 남북이 하나로 뭉쳐서 얼싸안고 살아보자.
세계 으뜸 문화 창조 연모인 한글을 가진 한겨레여! 우리말과 글을 우리가 쓰지 않고 빛내지 않으면 누가 쓰고 빛내겠는가! 5000년 조상의 삶과 슬기가 담긴 우리말과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의 임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자! 한글을 만들어준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키고 갈고 닦은 선조들을 고마워하면서 한글을 빛내자! 이 일은 돈과 힘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마음을 굳게 먹고 한마음으로 힘쓰면 쉽게 된다. 언제까지 남의 말글과 문화를 뒤따르는 후진국으로 살 것인가! 우리 한말글이 독립하면 우리 자주문화와 학문이 꽃피고 선진국이 된다. 오늘 우리가 선진국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그러기 위해 다음 일부터 바로 하자!
1. 중국 한자와 일본 한자말로부터 해방되자!
1. 미국말보다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쓰자!
1. 우리 말글로 이름도 짓고 낱말을 만들자!
1. 우리 말글로 교육하고 좋은 글을 쓰자!
1. 우리 말글로 생각하고 마음과 뜻을 주고받자!
단기 4351(서기 2018)년 3월 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