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이 간질환과 당뇨 치료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이 치매 억제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한약재뿐 아니라 건강보조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울금의 대량생산이 성공했고 산업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재배현황 및 전망=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울금은 인도·중국·일본·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1992년께 도입돼 전남 진도를 중심으로 제주·전북 부안·경기 시흥·충남 청양·경남 진영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재배면적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재배농업인들과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전남 진도 3만~4만평, 경기 1만7,000~2만평 등 총 7만2,000~7만6,000평 으로 추정된다.
10a(300평)당 생산량은 평균 900㎏가량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울금의 커큐민 함량이 외국산보다 2.5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외국산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값에 거래돼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건조하지 않은 울금 뿌리의 일반 소비자 판매가격은 1㎏당 7만~10만원선.
주로 한약재로 많이 이용되는 울금은 그 효능 덕분에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분말·차·즙·환 등 건강보조식품으로 가공·유통되고 있으며 옷감의 천연염료뿐 아니라 식품 착색료·화장품 원료·특수 비누 등 기능성 제품으로도 개발돼 소득 증대에 한몫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서는 제약회사에서 치매 예방·치료제나 한방기능성 건강제품으로 개발하고, 식품제조회사에서도 다양한 기능성 제품으로 출시하는 등 울금을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만 울금의 재배법은 전무한 실정이어서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다. 특히 기후와 토질에 따라 약리 효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앞으로 재배면적 증가에 따른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
◆어떻게 재배하나=재배 최적지는 물빠짐이 좋고 거름기가 풍부한 부엽토나 사질토질이 좋고, 기후는 고온다습한 곳이 좋다. 남부지방에서는 노지재배도 할 수 있지만 중부지방에서는 시설재배가 바람직하다.
울금은 이어짓기가 가능하고 겨울에 뿌리줄기를 움에 보관했다가 봄에 밭에 심는다. 진도지역의 경우 보통 12월 초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확한다.
출하와 함께 알이 굵은 최상의 뿌리는 생강과 같은 방식으로 따로 저장한 뒤 싹을 틔워 매년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 사이에 밭에 옮겨 심는다. 울금은 생육이 상당히 왕성하기 때문에 정식 전에는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뿌려줘 땅을 기름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식때 한 그루당 밑거름으로 300~500g씩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보온과 보습을 위해 볏짚을 깔아주거나 검은 비닐을 피복한다. 울금은 독특한 쓴 맛 때문에 병해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농약을 칠 필요가 없고 잡초 방제도 제초제를 쓰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진철〉
*8년째 울금재배 박경준씨 〈진도울금농장〉
“심황이라고도 불리는 울금은 건강에 좋 전남 진도군 임회면에서 8년째 울금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박경준씨(69·진도울금농장 대표). 그는 현재 일곱 농가와 계약재배하고 있는 6,000평을 포함해 총 2만여평에서 유기농업으로 울금을 생산, 생뿌리나 다양한 가공제품 등을 주문판매하고 있다. 〈해풍청송〉이란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생울금값은 1.2㎏당 7만원. 그는 올해 5억원가량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가 울금을 알게 된 것은 10년 전. 만성간염에 시달리던 중 울금을 복용해 큰 효과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울금을 재배하는 농가가 없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 사례 연구와 수년간의 시험재배 끝에 이제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게 됐다. 특히 싹을 틔우기 위해 저장한 뿌리는 잘못하면 모두 썩어 버리는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뿐 아니라 울금을 생으로 최고 1년 동안 고온보관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했다.
박씨는 발효해 정제로 가공한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지난해 특허출원을 해놓은 것으로 방부제 처리해 발효가 안 되는 외국산과 품질을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일손을 줄이기 위해 선별·세척 작업 등을 기계화한 170여평 규모의 작업장을 신축중인 그는 “올해는 울금 농축액을 이용한 기능성 쌀과 막걸리, 티백차 등을 개발하고, 홈쇼핑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061-543-3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