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마을활동가의 탄생
대전 동구 마산동에 가면 미륵원 터가 있고 남루,라는 건물이 있다. 조선시대에 회덕황씨 집안에서 100년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였다. 이것은 매우 특별한 사례이다. 한집안에서 1세기넘게 적극적인 실천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활동은 인도적인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나온 것이다. 지금처럼 공동체사업비용으로 진행한것은 아니었다.
옛날에는 동네에 침을 잘놓는 어른이 있어서 급한 상황이 생기면 그 어른 집으로 가서 침을 맞곤 하였다. 한밤중에 어디로 간단 말인가? 우선은 밤을 버텨야하기에 그 어른은 믿음이 가는 주민이었다.
회갑연등 동네 잔치가 생기면 접시에 과자, 과일등을 보기좋게 진열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것도 기술이 필요해서 잔치를 할 때 이분은 꼭 이 일을 맡아서 하였다.
부여 송정리 그림책마을에 가면 한 여성이 마을로 이주하여 도서관작업등을 도와주고 어른들의 동화책 활용사업을 이끌어 주고 있다. 대부분이 농사짓던 어른들인데 한 여성의 열정으로 송정리 마을은 공동체의 틀을 잘 유지하고 있다.
동네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필요한 일을 하며 공동체적 관계를 만들어 나아갔다. 협동하지 않으면 대규모 농사등을 지을 수 없기에 함께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은 늘 일상속에서 일어났다.
지금은 동사무소 복지팀에서 다양한 대민구조사업도 하고 취약계층 돌봄도 하고 있다. 그러나 담당인원이 부족하고 하루하루 처리해야할 많은 과제가 있다. 요즘은 1인가구 비율이 전국적으로 30퍼센트를 넘어서고 있다.
마을에서 활동하며 도움을 주고 받으려면 우선 인적자원과 물적자원, 자연지리, 인물, 옛날이야기등 마을과 관련한 다양한 자원을 파악해야 할것이다. 한곳에 오래 머무르는 시대가 아니어서 가능한 신속하게 원주민과 공기관, 학교, 지역관심자들과 소통하며 어떤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 알아야한다.
취약계층을 돌보는 사람은 수혜자들의 주변환경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마을의 자연이나 역사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만 검색하여도 기본정보는 알수 있다. 직접 방문하여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것이다.
숲길을 알게되면 어른들과 산책도 하며 건강과 정서적치유의 단계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요즘에는 멍때리기 대회를 하기도 한다. 자연마을에서
한가한 시간을 주민들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평소에 주민과 소통이 있다면 좋은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대전 진잠 방동저수지에 음악분수와 데크길 조성으로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밤하늘 달과 별도 잘 보이는 곳이다. 어떤 활용이 이루어질지 지혜를 모아야한다.
조선시대 동구 마산동 미륵원에서는 나그네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소통의 세상을 열었다면 지금 21세기는 다양한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 나아가야 서비스 제공자와수혜자가 서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일주일 내내 활동하는 전업활동가보다 틈틈이 도움을 주는 보조활동가, 반업半業활동가의 비중이 사실 중요하다. 각자 개인적인 시간이나 역량이 다르기에 마을활동은 필요한 활용의 시간과 범위를 정하여 지속적으로 유연성 있는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일상생활 자체가 촘촘한 그물과 같아서 그물코를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마을활동가들도 직업의 변화와 이사등으로 한곳에 머무르기가 어려워졌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적자원네트워크등 꾸준한 소통의 연결고리는 매우 중요하다. 활동이 이어서 진행되도록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 담당공무원도 대개 2년정도면 바뀌게 되기 때문에 마을에서 중심을 잡아 일의 집중성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안정적 네트워크의 견고성이 중요하다. 통합마을활동가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예전에는 자생적으로 활동하고 이어졌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존재가치를 공식화해야할 때이다. 독일에서는 지역문화를 보존하고 전파하는 공인된 활동가제도가 있기도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자연과 인적네트워크, 역사와 지리, 인물등 전체를 포괄하는 느슨하지만 잘연결된 사회적 망網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통합마을활동가는 그 자체로서 자원의 활용과 선순환, 인적네트워크의 유지를 통하여 마을소통의 플렛폼으로 기능한다. 그럼 어떻게 통합마을활동가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마을에서 생업활동을 하는 지역 자영업자들의 역할이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 중에는 돌봄센터도 있다.
지역주민에 기반한 모든 서비스사업은 지역주민과 직접연결되는 일이다. 그래서 지역 자영업자들과 마을네트워크의 틀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 통합마을활동가도 직접 자영업을 운영할 수도 있다. 마을인프라에 기반한 네트워크는 생산적 네트워크이기에 마을복지를 지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
통합마을활동가는 그래서 오랜기간 준비되어야 하기도 하고 교육과 실습과정이 있어야한다. 이것은 그 플렛폼으로서 마을대학(community college)의 설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