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고의적으로 타자의 머리나 몸을 향해 던지는 공을 흔히 빈볼(beanball) 이라고 합니다. 빈볼은 투수들이 상대 타자에게 압박을 주거나 기를 죽이기 위해 종종 던지곤 하는데요, 이러한 공은 자칫 타자를 맞춰서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천만한 빈볼에 맞아 사망한 야구 선수도 있을까요? 세계 야구 역사상 단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였던 레이 채프먼 입니다. 채프먼은 1920년 열린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투수 칼 메이스의 직구에 왼쪽 관자놀이를 맞고 말았습니다. 채프먼은 곧바로 병원에 후송되었지만, 다음날 결국 두개골 골절로 사망하고 맙니다.
채프먼이 이렇게 사망하게 된 것은 빈볼에 강하게 맞은 탓도 있지만, 당시 메이저리그가 헬멧을 도입하기 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훗날 메이저리그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일단 채프먼에게 빈볼을 던진 메이스의 주무기였던 스핏볼(투수가 공에 침을 발라 던지는 것)이 금지되게 됩니다. 스핏볼은 직구의 스피드에 너클볼의 움직임을 갖는 매우 요상한 공으로 상당히 위험했기 때문이었죠.
또한 1941년 최초로 헬멧이 등장했고, 30년후에는 야구에서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됩니다. 여기에 1982년에는 헬멧에 귀덮개를 다는 것이 의무화 되게 됩니다. 이렇듯 채프먼의 사망은 야구 역사에 남을 비극적인 사건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오늘날 선수들이 좀 더 안전하게 경기를 펼칠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프로야구에서 빈볼은 논란의 대상입니다. 타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고, 동업자 정신에도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대부분의 팀들은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상대팀에 대한 보복을 위해 빈볼을 던지기 때문에 경기를 거칠게 만들고 심할경우 벤치 클리어링까지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빈볼은 야구계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 중 하나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선수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을 고의로 던진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야구에서 가장 확실한 복수방법은 빈볼 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야구에서 빈볼이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끝으로 빈볼에 대한 야구계의 격언 하나 올리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구 상에서 야구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빈볼 때문이다.”
첫댓글 알면알수록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