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야!
各自圖生이란 말 들어봤지, TV에서도 많이 나오잖아 그 말은 중국, 일본에서도 없는 한국에서만 쓰이는 말이야.
그것도 임진왜란 때 처음으로 말이야. 남이야 어찌 되든 ' 혼자 살아남겠다'라는 무시무시한 말인 줄 너는 몰랐지!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야. 아무리 그렇게 약싹삐르게 해도 혼자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가 없어.
내가 아는 너는 적어도 남을 베려 하며 살아왔지 " 나만 아니면 돼 "라고 살아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해
그러한 네가 각자도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알 리가 없지
친구들과 있으니 네가 마음 놓고 술 한잔해도 되겠다 싶었겠지
그런데 네 마음과는 달리 혼자 남겨졌으니 황당했겠지
황당한 마음을 달래려 금사동에서 안락 로타리까지 걸었다
말이지 그 길은 나도 많이 걸어 봐서 아는데 인도도 울퉁불퉁
하고 건널목도 많지 게다가 술까지 마셨으니 힘들어겠다.
친구야! 세상 일은 다 그런 거야 그러거니 하고 살아
이만한 일에 눈물이 나면 너도 ' 나만 아니면 돼 ' 라고 하며
경험 삼아 한반 살아 봐! 어쨌든 굉장히 외로울 거야
내 이야기 한 번 들어 볼래
내가 마누라를 보내고 한 2년간은 마누라 체취가 남아있어
그런대로 견뎌왔지만 어느 날에 갑자기 세상 안 살고 싶었어
뉴스 보니까 정치가란 사람은 억울하다며 잘도 죽데
그래서 나도 방법을 연구했지만 쉬운 게 아니야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잠이 안 오는 거야
그래서 편의점 가서 시원 2병, 아사히 4캔,닭 다리 1 개, 가나 쵸크렛 1통 사 와서 먹고 '기절해 있는지 자는지 ' '밤인지 낮인지 ' 모르고 눈 뜨면 마셨됐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마셨다하면 끝장을 보잖니
무언가 이상해서 깨어보니 병원이야
아마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 딸에게 전화한 모양이야
병원에서 환자와 간호사들을 보니까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거야 그래서 음악을 듣기로 했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요즘 노래들을 어떻게 알겠어,
그런데 '그대 그리고 나'의 가사가 마음에 와 닸데
푸른 파도를 가르는 흰 돛 단 배처럼 그대 그리고나
낙엽 떨어진 그 길을 정답게 걸었던 그대 그리고 나
흰 눈 내리는 겨울을 좋아했던 그대 그리고 나
때론 슬픔에 잠겨서 한없이 울었던 그대 그리고 나
텅 빈 마음을 달래려 고개를 숙이던 그대 그리고 나
우리 헤어져 서로가 그리운 그대 그리고 나
노랫말 속 그대를 생각하면 나도 너 같이 늙어 주책바가지가 되어 눈물이 나
그래도 한 번뿐인 삶이라 남은 세월은 옛날 같이 닥치는대로 말고 생각하며 살아 가기로 했어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어느 철학자가 이야기했잖아
살려면 무엇을 생각해야 되는데 "Who am I"라고 계속 지껄일 수도 없고, 이 나이까지 살아온 '내가 내인데 ' 새삼스럽게
알아 뭘 할까도 싶었어 그래도 생각해야 존재하니까.
그래서 지나온 세월에 내가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해 보기로 했어
그런데 하지 못한 것은 많은데, 하고 싶었던 것은 별로 떠오르지
않고 있을 때 작은 딸이 글을 쓰면 외롭지 않을 거라 해서
되지도 않은 글을 쓰는데 가슴속에 맺힌 말 못할 슬픔과 아픔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겠어 그렇다고 값싼 감정에 빠져서 이성을 상실한 철없는 感傷主義는 아니야.
많이 남지 않은 삶이라 살아오면서 휘어진 부분을 바로잡고 떠나고 싶을 뿐이야
첫댓글 짝 짝 짝 ~~~
그대의 남은 인생에 대해 기대 가득한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